한국은 예상대로 중국전 선발라인업에서 김승규, 김영권, 장현수를 제외한 8명을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포메이션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4-2-3-1이었다. 일본 역시 지난 중국전 선발라인업에서 5명을 교체하며 한국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는데, 일본은 이 날 전방에서 적극적인 포어체킹을 자제한 채 수비라인을 끌어내림으로써 두줄수비로 한국의 2선에게 공간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서 제일 큰 문제는 정우영에게 있었는데, 이 경기에서 정우영은 볼전개와 수비 모두 제 컨디션이 아닌듯한 모습을 보이며 2선과 수비라인을 고립시키는데 일조하였다. 이러한 정우영의 플레이에 대한 부담은 주세종과 장현수가 고스란히 질수밖에 없었는데, 수비지역에서는 장현수가 파울부담을 높이는 오버페이스를 하면서까지 정우영의 수비범위를 커버했지만, 공격작업에선 이날 공미에 위치했었던 주세종마저 부진하며 결국 김신욱이 전방에서 비비지 못한채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아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전반전의 부진을 정우영이 혼자 뒤집어쓰기엔 억울한 측면도 없지않아 있다. 중앙에서 공격이 안풀리면 마땅히 공격작업을 도와줘야할 측면 역시 부진했기 때문인데, 이용재와 김민우는 경기내내 공격템포를 잡아먹었고, 정동호의 오버래핑은 골장면때 빛을 발했을뿐 경기 내내 유효하지는 못헀다. 특히 이주용은 이날 일본의 주 공격루트인 오른쪽을 봉쇄했어야 했었는데, 경기 내내 불안한 플레이들을 선보이며 시바사키와 나가이 겐스케에게 끊임없이 공략당했다. 이는 결국 김영권과 김기희 두 센터백 라인이 불안정해지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후반전
후반전이 되도 경기력에 변화가 없자 슈틸리케 감독은 이른시간에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내내 불안했던 이주용을 홍철과, 존재감이 없었던 주세종을 이재성과 교체했는데, 이 두장의 교체카드는 적중하여 경기의 판도를 바꾸었다. 홍철은 왼쪽 측면에 안정감을 부여하였으며, 이재성은 영리한 움직임과 창의적인 패스로 답답하던 공격작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이재성은 경기에 투입된지 10분만에 경기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는데, 마치 이 경기장에서 제일 클래스있는 선수가 본인이라고 입증하는듯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계속 아까운 찬스들만 무산되며 시간은 흘러갔는데, 공격진에 교체카드가 한장이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이후 79분에 체력이 방전된 장현수와 권창훈을 교체했지만 역시 기대했던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1:1로 종료되었다. 이로써 한국은 매우 아쉬운, 일본은 원래부터 기대했던 무승부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Review
이날 무승부로 인해 한국은 일본전 2010년 5월 이후 6년째, 최근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씁쓸한 기록을 남기게 되었고, 반면 일본은 6년째 한국전 무패라는 자랑거리를 얻게 되었다. 광복 70주년에 맞는 한일전이라는 의미있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적인 라인업을 들고나와 결국 안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감독으로 부임이후 계속 성공가도만을 달리다가 이번에 첫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한편 현재 한국은 1승 1무 골득실+2로 동아시안컵 1위인데, 이후 오후 10시에 펼쳐지는 북한vs중국의 경기에서 북한이 승리한다면 2위로 내려가게 된다.
Best & Worst
Best : 김승규, 장현수, 이재성
Worst : 이주용, 정우영, 이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