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음...중학교 졸업한 뒤로 계속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다니고,
꽤 괜찮은 주립대에서 생물학+영문학 전공한 어린이에요. (마음은 어린이니깐, 어린이 해야지!)
나이차이가 좀 있는 동생이 이과라서 영어에 골치썩는 것도 보고, 얘가 대학교 가니깐 이번엔 친척동생들이 영어에 발목잡히는걸 보면서,
그리고 지금도 (한국에서) 대학원 준비 하면서, 많은 사람의 발목을 영어가 잡는걸 보면서,
영어도 애초에 언어에 지나지 않는데 왜 그리 힘들게 느껴질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영어 능력이라는 것에는 여러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일차원적으로는 알파벳부터 시작해, 어휘, 독해, 문법, 작문, 회화 등등...
그런데 일반적으로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즉,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영어-는 저 모든 능력을 필요로 하진 않죠?
그렇기 때문에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진짜로 원어민 만큼의 실력을 요구하는 곳도 없을 뿐더러, 요구한다 해도 그 정도의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곳도 별로 없잖아.
그래서 일단 한개한개씩, 최대한 빠르고 단순한 방법으로 제가 했던 공부법을 알려줄까 해요.
중학교때부터 항상 영어는 꾸준히 제 방식대로 했는데 미국에서도 별 문제없이 BA땄고, 영어시험들도 토익990, 토스 8, 텝스 900대중반, 토플 118, 번역사2급...뭐 크게 영어시험에 발목 잡힌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단어 공부법부터 시작해 보아요.
단어는 모든 언어들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겠죠. 사실 단어만 많이 알아도 어떤 문장의 개괄적인 이해는 확연히 쉬워져요.
그렇기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에는 어휘력을 늘리는게 가장 빠른 방법이고, 또한 가장 효율적인 기반이 되리라 생각해요.
간단히 말할게요.
제가 보기에 어휘력을 늘리는건 딱 두가지 방법중에서 고르면 돼요.
1. 어원위주: 시간소모 있음. 처음에 어색할 수도 있음. 재미있음. 추후 외운적 없는 처음 본 단어도 대략의 의미 유추적용 가능. 영어 외 유사언어에 적용가능.
2. 단어위주: 시간소모 적음. 빠름. 다만 외운 단어만 외울 수 있음.
분명히 두 방식 다 장단점이 있고, 전 두 방식을 모두 썼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괜찮은 방식은, 일단 단어위주로 기본적인 단어의 이해를 끝내놓고 어원위주로 파면 시너지효과가 정말 커요.
그러나 각자 원하는 방식이 다를테니, 일단 두가지 다 설명해 볼게요.
1. 어원위주
말그대로 영어단어의 어원을 통해 외우는 것인데, 대부분의 영어단어는 수많은 어원에 기반을 두어요. 마치 한자의 부수 및 조합자와 유사한 상황이라 보면 됩니다.
대부분의 어원은 라틴, 그리스어, 또는 프랑스어인 경우도 다소 있구요. 이러한 어원은 일반 단어집 보다는, 마치 이야기책 처럼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방식의 책을 통해서 익히는게 편합니다.
제가 사용한 특정 책 제목을 말하면 왠지 광고같을까봐... 밑에 댓 달아주시면 따로 알려드리거나 할게요. 다만 서점에 가시면, 어원을 위주로 진행하는 어휘서적들은 여러개 있으니 직접 보고 고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해요~
이 방식은 처음에 분명히 다소 어색해요. 이게 단어공부 맞나? 싶은 그런 기분. 처음보는 단어들도 많을 수 있고, 어쩌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어휘력 자체가 어느정도 높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를 통하면 시험 등에서 처음보는 단어가 나왔을 때도 꽤 높은 확률로 그 의미를 잡아낼 수 있어요.
오히려 한자에서 부수가 차지하는 의미적 크기보다 영어에서 어원이 차지하는 의미적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에, 더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만큼 정확도도 매우 높고, 단순히 범위가 정해진 단어시험이 아니라 어떤 주제의 단어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시험에서는 필수적인 능력이겠죠?
그리고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같은 영어와 같은 뿌리를 가진 언어들의 학습에서는 정말 큰 도움을 줍니당 :)
애초에 라틴어에 기반한 언어들은 어느정도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에, 문법은 몰라도 어휘에 있어서는 충분히 호환성이 높아요.
그리고 아래에 나오는 방식보다 지속시간이 훨-씬 길구요. 애초에 공부 과정자체가 결국 연상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죠.
2. 단어위주
이건 그냥 모든걸 포기하고, 정말 최단시간에 최다단어를 외우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었어요.
저는 예~전에 고등학교때 sat준비하는데, sat는 애초에 대상이 원어민이다보니 단어들이 참 복잡하고 난해하고 어색한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뭐...지금도 그쪽 하는 친구들한텐 유명하지만, word smart라는 수학의 정석, 성문종합영어 같은 느낌의 단어집을 통째로 외워야 했어요.
시간도 없고, 애초에 제 성격이 막 열심히 오래 앉아서 노력하는 타입은 아니라... :) 최대한 빨리 외우는 방법을 고르다가 정착한 결론인데요.
보통 10분에 100개정도를 외울 수 있어요. 한시간이면 얼추 4-500개 정도?
그렇다고 단순계산으로 하루에 8시간 공부하면 4000개를 외울 수 있지는 않아요. 하루에 입력가능한 양에도 한계가 있고, 계속 반복입력시키지 않으면 빨리 지워지는 방법이에요.
많이들 해보셨겠지만, 문방구 같은 곳 가면 조그마한 암기카드들 팔잖아요? 손바닥 반만한 그런.
거기에 정말 외어야 하는 단어들을 다 적는거에요. 대신 한장에 한개씩만 적어야 해요. 한쪽면에 영단어, 뒷면에 뜻... 그런식으로?
가능하면 적으면서 가볍게 단어를 한번씩 머리에 익혀는 주세요. 당연히 외울 필요는 없고, 그냥 눈에 익히는 정도? 그러면서 외워지면 그건 당연히 좋은거구요.
다 적으셨으면 100-150개 정도를 한 묶음으로 잡아서 가족오락관 스피드게임하듯, 계속 돌리세요. 영단어 보고, 뜻 기억 안나면 뒷면 단어 뜻 보고 그 카드들의 제일 뒤로 보내시구요.
아마 어려운 단어들이면 처음 1회전이나, 2회전까지는 계속 그렇게 돌리시기만 할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
대신 그렇게 돌리실 때, 최대한 단어를 외우려고 하세요. 이럴 땐 연상법이 좋다고 생각해요. 연상법은 도저히 다른사람한테 말 못할 황당한 연상구조라도 괜찮아요.
예를 들어, naive라는 단어가 있죠. 순진한, 순박한, 뭐 그런뜻? 전 저걸 처음에 "나? 이브. 순진하게 악마를 믿었지" 이런식으로 외웠고, 아니면 또 뭐가 있을까요...
zaftig이란 단어가 있어요. 풍만한- 이라는 뜻? 이건 "zaft의 기체들은 둥글둥글 풍만해!" (...건담 시드라는 애니메이션 보신분들만 아실듯 ㅠㅠ) 이런식으로, 정말 한없이 개인적이고 황당한 연상이 오히려 오래남고 좋아요 :)
그렇게 돌리면서 외운 카드는 카드뭉치에서 빼세요. 안외운 카드만 계속 돌리게 되는거죠.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결론적으로 외우지 못한 단어들만 더 돌리기 때문에 더 많은 횟수 노출됩니다 :) 그럼 자연히 외워질 수 밖에 없죠.
그렇게 한 묶음을 다 외웠다 싶으면, 그 묶음을 다시 랜덤으로 섞어주세요. 사람의 뇌라는게 순서도 어느정도 외워버리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게 좋아요.
랜덤으로 섞어서 돌리기 반복하고, 그 다음에 다시 한번 섞어서 다시 한번 돌려주세요. 세번이면 일단 충분해요. 그정도면 충분히 바로바로 기계적으로 나올거에요.
만약 불안하시면, 뒤집어서 뜻을 보고 영단어를 말하는 방식으로도 하셔두 되구요~
세번 하셨으면 다음 묶음(역시 100-150개 정도)을 똑같이 세번정도 하시구요.
그다음엔 그 묶음들을 랜덤으로 섞어버리세요. 이 묶음 저 묶음 다 이리저리 섞어버리신다음에, 다시 100-150개 단위로 묶음을 나눠서 돌리시면 돼요.
처음에 카드에 단어를 하나하나 쓰다보면 의구심이 생겨요. 이 시간에 차라리 외우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시간낭비 아닐까?
아니에요. 결과적으로 많은 단어를 한번에 빨리 외우기 위해서는 전부 플래쉬카드로 돌려버리는게 빨라요. 이건 뇌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결과니까요.
외우지 못하는 정보에 더 자주 노출되고, 계속 순서를 섞어버리고 하다보면 단어를 보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냥 단어 자체에 대해서 반사적으로 뜻이 떠오르게 돼요.
준비시간이 걸린다 해도 어떻게 보면 시간 대비 암기량으로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전 영어 뿐 아니라 한자도, 생물학도, 화학도 다 이런식으로 처리했어요.
암기방식으로는 제일 빠르다고 생각해요. 다만...플래쉬카드 사는 값이 좀 들고, 나중에 그게 쌓이면 좀 처치곤란이 된다는 단점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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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학교시험이나 수능정도를 대비하신다면 단어 위주로 외우시는게 효과적일거라 생각해요. teps도 단어자체는 한정적이기에 괜찮구요.
다만 토플이나 sat, gre, mcat, toefl쪽이라면 어원위주 방식도 사용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어떤 주제가 나올지 알기 힘들고, 범위도 너무 넓어서 모든걸 외울 수 없으니...
혹여 다른 질문 있으시면 올려주세요. 꼭 단어가 아니라 전반적인 영어관련된 거라면 힘 닿는데까지 대답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