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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찌코 전체글ll조회 1224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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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문이 닫힘과 동시에 모든소리는 정적 뒤로 감춰졌다.



표지훈이 사람들에게 입도 뻥긋 하지말라고 한것인지, 아니면 길을 막은 이 무식한 벽이 더럽게도 두꺼운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저 나를 옥죈 고랑을 몇번 흔들뿐.



잔뜩 녹이 슬었기에 금방 부숴질줄 알았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나보다.




이곳의 공기는 저 밖의 것보다 조금 더, 차가웠다.

따듯한 숨을 내뱉으면 하얀 김이 나올것 같았지만, 나는 따듯한 사람이 되지못하기에 굳이 그러지않았다.




예민한 피부에 닿는 찬 기운은 주인을 닮은듯 하다.







"자, 얼른 가"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온 -솔직히 말하면 구겨넣은- 병사는 나의 목덜미를 잡아채고서 말했다.


손끝까지 갑옷이 둘러져있는 듯, 철컥대는 소리는 어김없이 들려왔다.


나를 잡은 손에 온힘을 주었는지 숨을 편하게 쉬기가 조금은 버겁다.




병사는 나를 잡고서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길고 어둡고 축축한 복도 속으로, 끝없이.





복도 양쪽으로는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사기에는 버거워뵈는 화려한 문양의 촛대들이 달려있었다.



그위에 꽂혀있는 하얀 양초는 자리잡은지 얼마 안되었는지 흠없이 깨끗하다.



'우리' 라고 엮기에는 역겨운 병사와 나는 그사이를 걸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길을 통해 과연 이 곳은 얼마나 넓을까 예상해보려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지친 몸뚱이때문에 셈을 세던 입술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다 헤진 신발때문인지, 아파오는 발이 느껴지기 시작할 무렵.



아까와는 다른 섬뜻한 기운이 맴돌았다.



터벅 터벅. 하는





두사람-나와 병사-의 발걸음소리 사이로,




섞여들어오는 슥 슥.



붓 소리.





그 소리 사이에 중간중간 들리는 질척한 소리또한 께름칙 하다.










"여어- 자네, 지금은 언제를 그리고있는 거지?"








한참전에 입을 떼고나서 계속 닫혀있던 병사의 입이 열렸다.


병사는 나를 두고 앞서간다.


조금 뛰면서 속도를 내 앞으로 가는 병사의 발걸음을 맞춰 나도 걸음을 빨리했다.






열댓번 뛰자, 방금전까지는 보이지않던 한 남자가 보인다.

바닥에 쭈그려앉아, 작은 붓을 들고 벽에 무엇인가를 그리고있는 정체모를 남자.




나는 보았다.





주황색 불빛 사이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붉은 색.


그것이 남자가 칠하고있는 물감의 색이었다.






남자는 병사의 물음을 듣지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듣지못한 척 하는것인지.


미간을 찌푸리고선 손을 쉴새없이 놀리고있다.


병사는 익숙하다는 듯 그 사내의 옆에 자리를 잡아 앉고서 그의 손을 지켜보고섰다.


나도 따라 그의 붓을 바라봤다.




마른 손에 들린 얇은 붓의 촉 끝에는,



호랑이 한마리와, 늙은 남성 그리고 작은 여자 두명.

그는 아마도 오늘을 그리는 듯 했다.





"이야 기가 막히네. 오늘 하루종일 이 먼지구덩이에 틀어박혀있었던거 맞아? 여기 밖에 있던일을 정말 자세하게도 그릴수있는구만"





"..."




병사는 여전히 시끄럽게 떠들었지만, 남자도 여전히 아무말 하지않았다.





"언제쯤 미래를 그릴 것인가? 니가 미래를 그릴수있다는 것 쯤은 여기있는 사람들 모두가 알아"




병사는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짓껄였다.



퀘퀘한 입냄새와 함께 뱉어진 말이 그림을 그리던 남자에게 방해가 되었는지 남자는 붓을 내리고 병사를 쳐다봤다.


나를 등지고있어 그의 눈동자를 보지는 못했지만, 벌벌 떨리고있는 사내의 손을 미루어보아 그가 지금 굉장히 분노해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난 더이상 미래를 그리지않아."


남자는 말했다.







"웃기지말라고. 그렇다면 지금 넌 무엇을 그리고 있는거야?  해가 뜨기 전 부터 너는 이 그림을 그리고있었잖아."


병사는 말했다.







"하여튼간에 헛소리 하려거든 집어치워. 재수없는 새끼"





욕설이 섞인 말을 읊조린 병사는 사내옆에 고이 담겨져있는 양동이를 발로 걷어찼다.


울컥, 하고 바닥으로 엎어진 양동이.


그 속에선 진득하고 비릿한 빨간 액체가 쏟아졌다.





너무 묽어, 바닥으로 쉽게 스며들지못하는 액체는 바닥에 새겨져있는 문양들을 따라 아주 느리게 흘러내린다.









"뭘 멀뚱히 보고 있는거야. 빨리와"




나는 발을 뗏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앉아, 엎어진 그 빨간 것을 멍하니 응시하고있는 남성을 뒤로 한 채로.
















다시 나는 병사와 단 둘이 되었다.













@










그림을 그리던 이상한 남자는 이미 숨소리도 들리지않을 정도로 멀어졌지만, 그를 지나친 그 순간부터 달라진 부분이 하나 있었다.


한쪽 벽을 수놓은 괴상한 붉은 그림.



혀를 내밀어 내 온몸을 핥는 듯한 그런 느낌.




그림에 시선을 빼앗겨 내 걸음이 자연스레 느려졌다.





이 수많은 그림은 누가 그린 것일까.

방금 본 그 남자 혼자서 그린 것일까.



거친 소재의 물감과는 달리 정갈하게 그려진 그림체의 이 그림은 사람과 동물, 그리고 식물과 온갖것들이 그려져있었다.



내가 살아오면서 봐온 여러 그림들과 비교해봤을 때, 유별난 것이 있다면.


그림 속 주인공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멀쩡치 못하다는 것.







머리에 구멍이 뚫려 피를 뿜거나.



쥐에게 살갗을 내주고 갉아 먹히거나.



손가락이 뽑힌다거나.







그러는 와중에 웃고있는다거나.






정말 별거 아니었다.

그림속 그들은 모두 웃고있었다.




잠깐,

방금 그가 그리고있던 그림속 아저씨도 웃고있었던가.








"빨리 오라고 몇번을 말해!"


내가 걷는 것에 게을러졌다는 것을 병사는 알아챈 모양이다.

듣기싫은 음성이 다시한번 울렸다.



그만 좀 재촉할 것이지, 성질이 너무 급하시네.











남자의 목청에 못이겨 다시 그를 따라가길 잠시.


똑같은 공간이 반복되던 이 속에서 드디어 다른 공간이 나타났다.


철창으로 막혀있는 또다른 감옥.





병사는 드디어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서 잠시 몸을 뒤적거리는 듯 하더니, 열쇠 하나를 꺼낸다.




짤랑 거리며 나는 경쾌한 소리는 이 곳 분위기와는 안어울리는 듯 했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상관이 없었다.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은 서로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고, 어색했기에.

그런 사소한것에 관심을 흘릴 필요를 나는 느끼지 못했다.







"자 여기가 니가 지낼 방이다.물론 니가 며칠이나 살아지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병사는 나를 그곳으로 밀쳐 넣고서는 철창문을 잠궜다.



내가 처음 들어갔던 방과는 달리.

크고 묵직한 자물쇠로, 단단하게 말이다.




병사는 내가 걸어온 어두운 길을 따라 되돌아갔다.



그 길고 긴 길을 다시 걸어갈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내 다리가 저릿해옴을 느낀다.



나는 좁은 방 안 구석에 다리를 접어 앉았다.

그리고서 방을 둘러보았다.




회색빛의 벽과 천장.

그 경계에는 빼곡하게 거미들이 집을 쳐놓았고, 서로를 먹고 물어뜯는다.


운이 안좋게 그곳에 발이 걸린 모기나 파리들은 꼼짝없이 거미의 밥이 될것이다.



바닥에는 이곳 저곳 보기 좋지않은 얼룩이 져있다.

손톱으로 긁어도 벗겨지지 않는 얼룩이었다.



종종 흘려있는 누군가의 머리카락도 눈에 보였다.

짧은 것과 긴것.

검은것과 노란것.



나말고도 많은 이들이 이곳에 들렸던 모양이다.




고된 하루로 혹사된 몸을 바닥에 뉘었다.

물론 얼룩진 곳을 피해서.



방안 가득 악취가 났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눈을 감고, 숨을 내쉬었다.





예전에 했던 방법대로 잠에 들어볼까.







양이 한마리.

양이 두마리.

 .
 .
 .


.
.
.
















-----
















꿈을 꾸었다.

저번에 본적이 있는 어둠이다.



꿈을 꾸는 것인지, 아니면 꿈을 잊은 것인지.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그때와 같다.




흐릿한 모양의 누군가.


멀리서 나를 바라보며 서있다.




보이지만, 보이지않아 답답함을 느낀다.



 
독자1
와......일어나자마자 알림받은거 보고달려왔어요 헉헉.....이건정말ㅠㅠㅠ내용이달라졌네요!!!!!앞으로 더더더기대할게요!!!! 표지훈이 어디서ㅓ등장할지ㅣ기대됩니다우ㅏㅏㅜㅠㅠ잘보고가요진짜ㅠㅠ
10년 전
독자2
우왕 전보다 내용이 더 자세하게 추가되었네요!! 표지훈은 언제 어떻게 다시 나타날지 궁금해지네요ㅜㅜㅜㅜ작가님 사랑해여ㅜㅜㅜㅜ
10년 전
비회원69.35
하....정말 어찌 이런작품을 낼 생각을 하셨을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이요 이 글은ㅠ♡
10년 전
독자3
ㅇ와...와..진짜.. 이글 취향저경..사랑해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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