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w.레인보우샤베트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었다.
아 다른게 있다면 재현이를 만나는 날
둘다 회사일에 바빠 자주 못만나는데 오늘은 재현이가 먼저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아침부터 화장이며 옷이며 신경쓰고 나왔더니 직장 부하직원이고 상사고
평소와 다른 내 모습을 보고 감탄을 연발하며 날 귀찮게 했다.
남자친구가 있는게 부끄러운건 아닌데 나의 사생활을 직장 사람들에게 밝히고 싶지 않았다.
"팀장님 저 이거 오늘 아침 회의 때 말씀하신 자료 다 정리했는데 퇴근해도 될까요?"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요 네 퇴근하세요"
"팀장님은 퇴근 안하세요? 벌써 6신데"
"할거 다 하고 퇴근해야죠 그리고 아직 약속시간이 남아서"
"아~ 오늘 되게 좋은데 가시나보네요 ㅎㅎ 좋은 시간 보내세요!"
"네 좋은 저녁 보내세요"
그렇게 한두명 씩 회사를 나가고 나만 회사에 남았다
"이제 슬슬 나도 나가볼까..."
"어 저기 #김팀장 많이 바쁜가?"
"네 무슨 일로..."
또 시작이다 퇴근하려고하면 찾아오는 진상 부장....
자기가 할 일을 남한테 미루는 양심도 없는 사람
저 사람 부장직급 얻은거 9할은 내가 했을거야
"아니 그 거래처랑 미팅이 내일인데~ 알잖아 내가 말주변 없는거~"
알죠 말주변은 없지만 아부 하나 잘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가신거
"죄송합니다 부장님 저 오늘 약속이.."
띠링
재현: [미안 나 오늘 못만날거 같아. 내가 내일 회사 앞으로 찾아갈게]
"오늘 약속있어?"
"...."
"아니 뭐~ 그럼 하는 수 없지~"
"아닙니다. 제가 일 처리 하겠습니다 뭐하면 되나요"
그렇게 밤 10시가 되서야 나는 퇴근 할 수 있었다.
"오늘 하루도 길구나"
항상 연락 잘되고 일주일에 못해도 3번은 만나던 재현이가 그리웠다
그리고 달밤이 비추는 이 거리를 걸으니 더욱 더 생각났다
대학생땐 아니다 적어도 재현이가 팀장일때까진 집도 잘 데려다주고 연락도 잘됬는데
역시 부장은 힘든거구나
아니지 우리 부장만 보면 부장 아무것도 아닌데
괜히 생각만 많아지네
어느 삶이든 다 과거가 있듯 나에게도 과거가 있다
그러려고 그런건 아닌데 괜찮은 부모님을 만나 서울에서 알아주는 동네에서 살고
남동생이 장남이라는 이유로 무시받아 인정받고싶어서 이 악물고 공부했고
남동생이 장남이라는 이유로 무시받아 인정받고싶어서 이 악물고 공부했고
대학은 내가 노력한 만큼 한국에서 알아주는 곳을 갔으며
어쩌다보니 세계에서 알아주는 기업의 아들을 만나게 됬다.
그 아들은 정재현
정재현은 나와 차원이 다른 부를 가지고 태어나
딱히 노력하진 않지만 뛰어난 두뇌덕에 나의 노력에 반밖에 안되는 노력을 해서 대학을 들어갔고
현재 k기업 마케팅 부장으로 나보다 덜한 노력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있다
딱히 노력하진 않지만 뛰어난 두뇌덕에 나의 노력에 반밖에 안되는 노력을 해서 대학을 들어갔고
현재 k기업 마케팅 부장으로 나보다 덜한 노력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있다
우리 아버지가 중소기업 회장이시지만 나는 그 회사에 들어 갈 생각 추호도 없었다.
그저 내 실력으로 더 높은곳을 가고싶었고 아버지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k기업 다음으로 잘나가는 m회사에 들어갔고
29살에 마케팅 팀장이 되었다.
대학생때 취업에 도움되리라는건 다 챙겨서 한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팀장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정재현
사랑하지만, 질투의 대상이기도 한
애초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정재현은 부정행위까지 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정재현을 인정하고 떠받쳐줬다.
정재현은 아버지 회사에 낙하산으로 들어갔고
승진도 말도 안되게 빨랐다.
승진도 말도 안되게 빨랐다.
이런 관계를 가지고 어떻게 7년을 사겼냐 하면...
서로의 사생활에 심하게 터치 안하고
무엇보다 정재현의 다정함
그게 나는 너무 고팠고 정재현은
나의 허기를 채워줬다
그게 나는 너무 고팠고 정재현은
나의 허기를 채워줬다
근데 요즘따라 바쁘고, 만남이 소홀해졌다
생각이 많아져 편의점에서 맥주라도 사가야겠다 생각해서 편의점에 들어갔다
근데 그때 한 오피스텔로 남자 둘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들어가는걸 봤다. 한 남자는 정장차림, 한 남자는 늘어진 목에 허벌 티셔츠 그리고 질질끌고 나온 삼선 슬리퍼
최근에 집에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본 뒤로 저런 관경을 목격하면 한 생각밖에 안든다
"게인가...."
그때 그 후질근한 남자가 뒤돌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이 애달프고 슬펐다
절대 밝은 분위기가 아니였다
분명 애인과 팔짱끼고 들어가는데
사랑이 부족한 느낌
사랑이 부족한 느낌
나와 비슷했다.
다음 날
재현: [#여주야 나 너희 회사 앞 카펜데 잠깐 나올 수 있어?]
[조금만 기다려 나갈게]
"미안 어제는 일이 너무 많아서 야근하느라...."
"아니야 그럴 수 있지 안그래도 나도 오늘 발표 준비 때문에 바빴어"
"그래도 어제 일 미안해서 내가 너 좋아하는 밴드 공연 티켓 예매했어 오늘 시간 괜찮지?"
그리웠다 이런 재현이의 다정함 그리고 섬세함
"오랜만이네 우리 데이트 하는거"
"미안....."
"뭘 자꾸 미안하대 ㅋㅋ 미안하면 오늘 저녁도 사"
"그래 #여주 먹고 싶은거 먹자"
"진짜 좋았어 공연"
"나도"
"너 근데 싫다며 이런 가요 듣는거"
"좋았어"
"정말?"
"너가 좋아하는 모습 봐서 좋았어"
"뭐야 부끄럽게"
"나 원래 이런 말 잘 하잖아"
"아니...뭐... 뭐먹으러갈래?
"여전하네 부끄러우면 말 돌리는거 ㅋㅋ"
"조용히해.... 진짜 부끄러우니까"
"음....그럼 스시 어떄?"
"콜"
"이거 너 먹어"
"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해줘"
"너 연어 좋아하잖아"
"몇주간 못만난게 미안하긴 한가보지?"
"당연히 미안하지"
"그만 미안해해~ 이제 부담스러우려고한다"
"아니 계속 미안해할래"
"뭐야....갑자기"
"나 오늘 너한테 부담스러운 얘기 하려고 나왔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재현이가 이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는건
"결혼하자 이제"
"...."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안 보통 집안 아닌거 알잖아"
"29살이면 이제 가정 꾸려야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분 들이야"
"부담스러울거 아는데 그냥 이제 나랑 결ㅎ"
"부담스러울거라 생각했으면 애초에 말하지 말았어야지 특히 오늘같은 낭"
"#여주야"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지마"
"너가 부장되기까지 한 노력 내 반의 반은 되니?"
"난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 다 포기하고도 겨우 팀장까지밖에 못왔어"
"그것도 너희 회사한테 밀리는 회사의 마케팅 팀장"
"근데 결혼이라고?"
"그건 나한테 사망선고랑 똑같은거야"
"그렇게까지 말 할 필욘 없잖아. 그럼 너 나 왜 만났는데?"
"뭐?"
"너 내 집안보고 만난거 아니야? 결혼까지 생각한거 아니냐고."
"너 진짜....너를 만난 7년이 처음으로 아깝게 느껴진다"
"나 먼저 갈게 당분간 연락하지마."
제일 믿었던 사람한테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 몰랐다
결혼이 나한테 어떤 의민지 같은 업계에서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잘 알텐데
삐빅
"17000원입니다"
"봉투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삐빅
"1700원입니다"
"1700원입니다"
"봉투드릴까요?"
"아니요 그냥 주세요"
"아니요 그냥 주세요"
깡소주만 사가네 속쓰릴텐데
라고 생각하며 편의점 의자에 앉았다
근데 저 남자 어디서 많이 본거같은데...
그때 그 남자도 나의 반대편 의자에 앉았다
"뭘 그렇게 쳐다보세요?"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
"어디서 보긴요 당신 어제 여기서 나 쳐다봤잖아요"
"아....아!!! 그 후질근!!!!!"
"뭐요? 후질근?"
"아니 어제... 그 정장입은 애인이랑 들어간 사람 맞죠?!"
"애인인지 친구인지 형제인지 어떻게 알고 그렇게 단정지어요?"
"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그냥 친구끼리 형제끼리 그런 팔짱은 안낄거 같아서 한 말이였는데"
"맞아요 애인"
뭐야 맞으면서 신경질은 왜 내
얼굴이 한 성깔 하게 생겼다 했더니 싸가지....
"지금 싸가지라고 생각했죠"
"네?"
"뭐야 ㅋㅋ 당황하는거 보니까 진짜네"
"아니 그쪽이 처음 보는 사람한테 신경질 냈으니까.."
"처음보는거 아닌데 두번짼데"
"...."
"근데 왜 게이인거에 안놀라요?"
"놀라야되요? 여기 근처에 게이바 많아서 많이 봤어요"
"아.. 근데 제 애인은 진짜 잘생기고 돈도 많아요"
"저기요 제 애인도 잘생기고 돈 많아요^^"
"내 애인은 진짜 잘생겼는데 ㅋㅋㅋㅋ"
"팔불출이시구나?"
"그런가?"
"소주만 드세요? 기다리세요 제가 안주 더 사올게요"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사주시면 감사히 먹을게요"
"어 이거 떨어트리...어! 이거 우리 애인이 좋아하는 밴드 공연인데"
"에? 진짜요? 이 밴드 공연 관중90퍼센트가 여잔데 신기하네요"
"오늘 봤어요? 우리 애인도 오늘 보고온댔는데"
"근데 왜 님은 안가셨어요?"
"님? 아 통성명 안했어요 우리?"
"네 저는 29살 #김여주입니다"
"오 생각보다 나이 많으시다 저는 30살 김도영입니다"
"뭐야 나보다 나이 많았어요? 어리게 생겼는데"
"#여주님은 저보다 나이 많아보였는데"
"ㅡㅡ 안주 사올게요"
"근데 무슨 속상한 일 있으세요? 소주만 마시게"
"애인이랑 싸웠어요"
"아 그럼 이 공연도 싸워서 못간?"
"예..."
"저랑 상황 비슷하시네요"
"그쪽도 싸웠어요?"
"네~ 아주 크~게 싸웠어요"
"동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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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글을 잘 쓰진 못하지만 보고싶은 재현이와 도영이의의 모먼트가 있어서 한번 써봤습니다!
피드백 많이 많이 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