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쳤지.
나는 고개를 돌려 굳게 닫힌 2학년 1반 교실문을 쳐다보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들어가서 취소할까?
아, 진짜 최수영한테 속았다, 속았어.
내가 최수영한테 속았어!!!!!!!!!!
그 선배가 한 말에 혹시 엑소 플래닛에 관심 보인 사람이 도경수가 아닐까 하고 물어봤을 때 맞다고 했으면서!!!
그래서 내가 당장 댄스부 신청서를 버리고 엑소 플래닛 신청서를 냈는데...
-어, 혹시 우리 동아리 지원할려고?
-네. 엑소 플래닛... 그 천문학부 맞죠?
-응응, 근데 그렇게 어려운 동아리 아니라니까. 히히, 여튼 고마워!
-저, 그런데 혹시 저 말고 다른 지원자가 있나요?
-응? 너가 처음인데?
순진한 말투로 웃으며 신청서를 낸 사람은 나뿐이라고 말하던 선배의 말에 차마 다시 돌려달라고 하지 못 하고 멍하니 뒤돌아서 나왔다.
그리고 교실문을 닫으니 밀려오는 후회.
-야, 너 빼박 후회한다. 엑소 플래닛? 별 구경? 김종인이, 감성이 갑자기 왠 지랄 풍년이야?
나를 비웃으며 후회할거라며 외치던 비글들의 말과 얼굴이 내 주위를 둥둥 떠다니는 거 같다.
자책하며 머리를 쥐어뜯어봤자 이미 신청서를 냈는데....
아니, 지금 철판깔고 다시 들어가서 생각 바뀌었다고, 안 들어갈거라고 하면 될까?
그래, 들어가지 말자. 취소하자. 어차피 나한테 맞지도 않을 동아리 들어가서 1년간 마음 고생할 바에 지금 말하는 게 낫지.
하지만 해맑게 웃으며 기뻐하던 선배의 얼굴이 생각나서 손을 문 위에 올렸다가 내렸다.
다른 선배들이 교실에 들어갈 때는 재빨리 벽 뒤로 숨어서 동아리 선배한테 내 모습이 보이지 않게 숨었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점심 시간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결국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교실문에 손을 올렸다.
열자, 연다. 여는거야, 그리고 말해. 저 취소할게요. 생각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문은 내가 열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열었다.
옆을 보자 도경수가 무심한 표정으로 나를 한 번 쳐다보고는 교실 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재빨리 도경수의 손을 살폈다.
종이... 있다! 잘 안 보이지만 엑소라는 글자! 그리고 종이를 선배한테 내는 걸 보니 도경수도 엑소 플래닛에 신청한 거 같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교실 밖으로 나오는 도경수의 손을 붙잡고 외쳤다.
"야, 너도 엑소 플래닛 할 거야?"
내 말에 도경수는 멈칫하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 말에 기뻐 으하하 웃어버렸다.
한참 웃다가 나는 나도야!! 란 말을 남기고 쌩하니 교실로 달려갔다.
다행이네, 다행이야. 도경수도 같은 동아리야!
그렇게 한참 히죽대며 교실로 들어오자 찬열이 백현을 쳐다보고 나를 향해 미쳤냐는 제스쳐를 취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던지 말던지 기분이 좋기 때문에 웃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는 걸로 대신했다.
"뭐야, 김종인. 엑소 플래닛 신청서 내고 왔다면서. 그 동아리가 댄스부 포기할 정도로 좋냐? 너 왜 그래?"
종대의 말에 갑자기 정신이 확 밝아진 기분이다.
그러게. 내가 왜 그렇게 좋아하지?
분량 조절 실패!
짧은 거 같네요... 흐규흐규 소금소금
컴퓨터 고장으로 지금 올리네요ㅠㅠㅠㅠㅠㅠ
오타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확인해도 오타가 하나씩은 있더라고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