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_ 손 the guest OST 'the Guest'
[NCT/드림] 고양이 학교 _ 上
"그러니까, 네 친구네 학교에서 이상한 일이 생긴다고?"
"진심이야 너?"
"당연."
솔직히 천러의 집이 너무나도 편했고, 간만에 사귄 친구와 너무나도 잘 맞았던 탓에 지성이 조금이라도 망설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지성에게는 돌아가야 할 집이 있었고, 또 친구 같은 형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건 좀 힘들 것 같아...' 지성의 말에 천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말했다. 그럼 연락처나 알려줘. 챗할게. 그렇게 그 둘의 인연은 지성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이어져왔다. 둘은 위챗으로 소소한 일상 이야기부터, 자신들의 관심사까지 공유하였다. 그러다 지성이 흘리듯이 말했던 형들의 이야기였다. 부모님과 따로 지낸다는 지성의 얘기에 천러는 지성의 동거인(?)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냥 뭐.. 흔하지 않은 일들 하는 형들인데 이쪽 분야에서 유명하기도 하고, 또 부모님들끼리 다 친하셔서 나도 같이 지내고 있어. 지성은 분명 그 때 이렇게 말하고 말았던 것 같은데, 그 '흔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지, 천러가 그 '흔하지 않은 일'을 겪는다며 자신에게 연락을 했다. 뭐지. 내가 통화하면서 무의식 중에 말했었나.
자신과 같이 사는 형들은, '엑소시스트', 한국말로 하면 '퇴마사'였다. 근데 우리가 아는 퇴마사랑은 조금 다른 퇴마'팀' 같은 것이었다. 제노는 천주교 신자로써 신의 힘을 빌려 퇴마를 진행하였고, 동혁은 말그대로 한국형 퇴마, 굿이나 부적 등을 사용하여 퇴마를 진행하였다. 재민은 직접 퇴마를 하는 것이 아닌 사이코메트리였다. 그리고 머리가 좋은 탓인지 프로파일러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런 재민이 퇴마를 진행하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제노, 동혁과 같이 퇴마를 진행하러 다녔으며, 지성은 그런 형들을 도와주고 보조하는 겁많은 동생이었다. 사실 부모님들끼리 친하지만 않으셨어도, 또 어렸을 때 자신이 형아, 형아 하며 형들을 쫓아다니지만 않았었어도 지성은 겁많은 자신이 이 퇴마'팀'에 끼지 않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형들보다 두 살이나 어린만큼 더 아껴주고 챙겨주는 것을 느꼈기에 지성은 현재의 생활에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지냈다. 뭐, 용돈벌이도 쏠쏠하고, 무엇보다 형들이 맨날 퇴마하러 다니는 건 아니니까.
그러던 어느날, 우린 천러의 연락을 받고 퇴마를 위해 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지성, 여기야!"
외국어들 사이로 뚜렷하게 들려오는 한국어의 주인을 찾아 고개를 돌리니 몇 년만에 보는 천러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엔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는 런쥔 형이 함께였다. 형 오랜만이네요. 지성의 인사에 런쥔도 웃으며 인사를 했다. 그 사이 천러와 형들도 인사를 다 나눈 듯 했다. 우리 일단 더우니까 차에 가서 얘기할까요? 그러죠. 자연스럽게 런쥔형이 우리를 차가 주차되어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그러니까 이곳은, 천러가 잠시 태국의 국제학교로 교환학생 같은 것을 온 곳이라고 했다.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던 와중, 한 학우가 어느 날 말도 없이 홀연히 사라져버렸고, 그리고 그 학우의 기숙사 방에 놓여있던 것은 고양이 우리와 그 속에 갇혀 있던 새끼 고양이 4마리 뿐이었다고 한다. 그럼 단순히 실종 사건 아니야? 제노의 물음에 천러가 고개를 저었다. 그 이후로 괴물이 나타나 밤마다 학생들을 잡아간다는 소문이 돌아. 그리고 실제로 매일 학생들이 한명씩 사라지고 있고. 천러의 대답에 모두들 인상을 찌푸렸다. 하루에 한명씩 사라진다고? 아무래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천러는 이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고 묵고 있는 숙소가 따로 있었기에 그저 학생들이 심심해서 만든 일종의 루머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5번째 희생자로 천러네 반 학생이 사라졌고, 그제서야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으며 천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곧장 런쥔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런쥔은 중국에서 꽤나 알아주는 퇴마사였다. 그리고 천러의 사촌 형이기도 했다. 그런 런쥔은 지성과 구면이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지성이 천러네 집에서 며칠 묵었을 때, 런쥔도 천러의 집에 놀러왔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성과 런쥔은 일면식이 있는 사이었고 그 뿐이었다.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런쥔과 지성이네가 하는 일의 분야가 같다 보니, 심지어 둘 다 각자의 나라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다보니, 런쥔은 나중에 신문에서 지성의 얼굴을 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성과 그의 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천러의 연락으로 먼저 도착한 런쥔이 천러의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것은, '아 이거 나 혼자서는 못하겠구나'였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다 천러가 지성이와 연이 있단 것을 기억해내고 그에게 연락하라고 부탁했던 것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천러는 지성이와 그의 형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지성은 그제서야 자신이 말실수를 한 적이 없음을 깨닫고 내심 속으로 안심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런쥔의 말에 그동안 쓸데없이 눈치 보며 지내온 며칠을 후회했다. '물론 천러한테 지성이 너한테 연락하라고는 했지만 꽤 당황스러울 거 같아서 내가 재민이한테도 미리 메일로 연락했었어. 흔쾌히 그러겠다고 답장 왔었고.' 형들은 이미 허락을 했으면서 지성에게는 모르쇠했던 것이었다. 분한 마음에 옆에 앉아 있던 동혁을 째려보자 동혁이 어깨를 으쓱하곤 '뭐' 라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리고 지성은 그런 동혁의 태도에 다시 쭈그러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예요...
_
천러네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재빠르게 짐을 정리한 뒤 다시 천러의 학교로 이동했다. 천러의 말에 의하면 휴교령이 내려진 이후로 학교에는 실종된 학생들을 찾기 위한 당국 경찰들만이 출입할 뿐 밤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천러의 동급생 이후로는 더이상 드러나는 피해자는 없다고 했다.
"집에 도착한 학생들은? 문제 없대?"
재민의 물음에 천러가 '응'이라고 대답했다. 지성은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그동안 들었던 사건 내용을 정리해서 타이핑해두었다. 지성의 악필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재민, 지성 딱 둘 뿐이었기에 지성은 핸드폰 메모장에, 재민은 메모수첩에 적는게 그들의 역할 중 하나였다. 물론 서로 놓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지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여태껏 가만히 듣던 제노가 런쥔에게 물었다. 악령인 거 같아? 그 물음에 런쥔이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그래서 너희를 부른거야. 원한이 있는 악귀인지, 강령술로 인한 악귀인지 그런 걸 모를 정도로 그냥 기운만 무식하게 쎄. 그 기운 버텨낸다고 다른 걸 할 수가 없다니까? 가만히 앉아있던 동혁이 말했다. 니가 기가 약해서 그런 건 아니고? 런쥔이 인상을 쓰고 째려보자 동혁이 재빠르게 사과를 했다. 미안, 농담이야 농담.
학교에 도착했다는 기사님의 말에 다들 자신의 짐을 주섬주섬 챙겨 차에서 내렸다. 이야 이거 장난 아닌데. 동혁이 말하자 재민과 제노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동혁이 뒤를 돌아 말했다. '지성이 너, 숙소에 돌아가있는 게 어때?' 동혁의 말에 지성이 흠칫했다. 저 형이 저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장난 아니라는 건데. 근데 숙소에 돌아가서도 혼자 버티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이미 형들이 무슨 일 하러 갔는지 아는데,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면서 그 시간 동안 발만 동동 구르는 것보다는 자신이 두 눈으로 확인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전 괜찮아요. 오히려 혼자 있는 게 무서운 걸요.' 지성의 말에 재민이 고개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네. 뭐 오늘은 사람도 많고. 지성은 무엇보다 천러가 학교 구조와 길을 안내해주기 위해 형들과 동행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가장 크게 마음에 걸렸다. 그럼 숙소에서 기다리는 것은 정말 자신 혼자일테니까. 차라리 친구와 형들과 같이 있는게 백배 낫지. 라고 생각하며 지성은 다시 한번 가방끈을 고쳐맸다. 그리고 나도 퇴마 곁눈질한 짬밥이 얼만데. 그래. 박지성 너 버틸 수 있어.
_
천러의 학교의 구조는 정말 특이했다. 이곳이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국제학교라는 티를 내기 위함인지 겉모습은 중세시대 유럽의 성처럼 생겼으면서, 내부는 오싹한 기분이 배가 되도록 삐그덕 거리는 나무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니 겉모습은 죄다 벽돌이면서 내부는 죄다 나무인 게 말이 돼? 왠지 학교의 디자인부터 찝찝한 지성이었다. 또 수업하는 교실들과 기숙사가 모두 같은 건물에 있었는데, 1층부터 3층까지는 교실들로, 4층부터 6층까지는 기숙사로 이루어진 건물이었다.
"그럼 일단 첫번째 학생이 썼다던 방부터 들리고 나서, 천러네 학우가 썼던 방에 가보자."
"그래, 일단 그 친구는 4층에서도 가장 끝에 있는 418호 썼었다고 들었어."
천러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서는 천러를 뒤따랐다. 다행히 여름이라 해가 길어져 해가 지기까지엔 조금의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양 옆에 교실과 방들이 있어 복도에 햇빛은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게다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는 삐그덕 소리에 지성은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아니 천러는 애초에 왜 이런 학교로 교환학생을 온거야?! 정말 자신이었다면 꿈 속에서라도 다니고 싶지 않은 학교라며 지성은 고개를 저었다.
'418호'
418호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禁止出入'(출입금지) 라고 적혀있는 A4용지 한 장이었다. 자 이 방이야. 천러가 말하자 동혁은 말 안해줘도 알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방문 너머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여기까지 뻗쳐나와. 느낌이 너무 이상해. 동혁의 말에 런쥔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민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문을 열겠다며 문 앞에 섰고, 혹시 모르니 지성의 앞을 제노가 가리고 섰다. 재민이 문을 열기 위해 방문 손잡이를 잡았고, 잠시 그대로 멈췄다. 아마도 방문과 관련된 일종의 사건을 보는 듯 했다. 이윽고 재민이 입을 뗐다.
"말도 안 돼."
"왜 그래?"
제노의 질문에 재민이 대답했다. 아무것도 안 보일리가 없는데, 아무것도 안 보여. 모두 새까맣게 보여. 이게 가능한 일이야? 당황한 재민이 속사포로 대답했다. 그리고 문을 여는 것을 멈춘 채 옆에 있던 벽에 손을 대더니 그제서야 무언가가 보이는지 다시 입을 뗀다. 근데 역시나 무언가 당황스러워보인다.
"우리 말고도 무당아저씨가 한 분 오셨었어."
_
한 여름 밤에 무서운 이야기가 쓰고 싶어서, 제가 꿨던 꿈을 각색해서 적었보았습니다...
저도 자꾸 상상해서 쓰려니까 무섭고 심장 쫄려서 잠 못 잘거 같은데 너무 졸려서 그만 자러갑니다...총총총...
포인트는 댓글 쓰고 회수해 가세요!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