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정리를 끝내고 나에게는 일주일의 시간이 남았다. 후회없이 떠날 수 있게 남은시간동안은 이런저런 생각안하고 우리만 생각하면서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Team B멤버들의 콘서트 마지막날, 한빈이는 오늘도 무대에 오르지는 않지만 콘서트장에 갔고 나도 오늘은 응원하는 의미에서 콘서트를 보러가기로 했다. 공연장 입구부터 근처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새삼 한빈이가 가수라는게, 연예인 이라는게 실감이 났다. 공연장 안쪽으로 들어가서 대기실이 어딘지 물었더니 거기는 출입할 수 없다는 말에 복잡한 사연이 얽혀있는 YG출입증을 보여드렸더니 다른 관계자 분이 나오셔서 대기실까지 데려다주셨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지원이오빠랑 준회는 의상을 갈아입으러 갔고,윤형이 오빠랑 동혁이는 메이크업을 받고 있고 한빈이는 나머지 진환이 오빠랑 쇼파에 앉아서 과자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빈아"
한빈아, 하고 불렀더니 한참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가 헤벌쭉 웃음면서 걸어나온다. 대기실안에 있던 멤버들과 스탭분들한테 인사를 하면서 들어갔다.
"뭐야 언제왔어.?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들어왔어?"
"이거 보여드리니까 여기로 데려다 주시던데?"
어떻게 들어왔냐는 말에 출입증을 들어 보여줬다.
"우와. 나 감동받았어."
"한빈이 형은 무대에도 안서는데 왜 왔어요 누나. 지금 솔로들 앞에서 커플짓 하려고 온거에요?ㅋㅋ"
"응 커플짓 좀 해보려고"
"여주 오랜만이다."
"네 오빠 오랜만이네요"
"김한빈 저게 맨날 끼고 도니까 볼수가 없잖아."
"뭘 또 끼고돌아. 내가 언제 그랬어"
"여주는 왜 안오냐니까. 여주는 너만 볼거라고 끼고돌았잖아.ㅋㅋㅋ"
"진짜 한빈이가 그랬어요? ㅎㅎ"
"어ㅋㅋㅋㅋ"
"에이 아니야. 그런적 없어"
"뭘 아니야. 여기 있는 사람 다 들었었는데"
멤버들의 대화주제가 우리 둘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서 둘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밥은 먹었어?"
"아니 마지막날 까지 수정에 또 수정이라서 리허설 챙긴다고 못먹었어"
"밥좀 챙겨 먹어. 몇일 못봤다고 볼살이 다빠졌어."
"니가 안챙겨줘서 못먹었어"
"아나 진짜 못봐주겠네. 저기요 거기 두분 커플짓하시려면 나가서 하세요 이렇게 신성한 공연장에서 지금 뭐하는겁니까"
의상 세팅을 끝내고 지원이 오빠랑 준회가 나왔는데, 신발을 신으면서 나오던 준회가 한마디를 던졌다.
"구준회 넌 임마. 형수님을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어?"
"안녕하세요 한여주 형수님"
"마잭 오랜만이다ㅎㅎㅎㅎ"
"아주그냥 사랑꾼이야 김한빈ㅋㅋㅋ"
"김바비. 옷좀 입고 돌아다녀 여주 보는데 그렇게 훌렁훌렁 벗고다니지좀 말라고"
"아티스트의 긴장푸는 방법이야 ㅋㅋㅋ"
"그래 형. 여주 누나도 와있는데 옷좀 입어"
"뭘 우리 사이에 하루이틀도 아니고 우리나 남이냐"
"남이지 완전 남이지 옷좀 입어"
"알겠다 임마."
우리사이가 남이냐는 지원이 오빠의 말에 남이지 완전 남이지 라면서 한빈이가 옆에 놓여 있던 티셔츠를 집어던졌다.
"아 맞다. 여주 너 이번에 라디오 하차했다며"
"네 이제 슬슬 바꿀때가 됐어서요"
"뭐야 너 라디오 하차했어? 왜 나한테 얘기 안했어?"
"너 요새 바빴잖아. 그런 얘기할 시간이 어딨었어"
"그래 내가 좀 바쁘긴 했는데 이런 얘기를 진환이형 입으로 들으니까 좀 서운하다"
"뭘 서운해. 그래서 내가 오늘 응원하러 왔잖아."
"아니 그냥 다시 바빠지면서 시간많이 못내고 신경도 많이 못써서 미안하다고"
"저기요 거기 커플두분 여기 두분만 있는거 아니거든요"
"난 진짜 가끔 한빈이형이 여주누나한테 저렇게 이야기 하는거 보면 미치겠어. 오그라 들어서 ㅋㅋㅋㅋ"
"그래도 둘이 다시 붙어 다니는거 보니까 좋네"
"우리가 니네 둘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알기는해?"
"그래 우리가 중간에 껴가지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한빈이 맨날 세상다산 표정으로 멍하게 앉아있고"
"그때 형 대박이었지 막 밥도 안먹고 작업실에만 쳐박혀있다가 위경련와서 응급실도 실려가고"
"난리였지 생난리. 막 그 아이돌 뭐시기냐 하여튼 아이돌이랑 스캔들도 터지고"
"맞다. 중간에 스캔들도 한번 있었지? ㅋㅋㅋㅋㅋ "
"그 얘기 꺼내지마. 아직도 짜증나니까"
"둘이 헤어지고 김한빈은 맨날 축 늘어져있고 여주는 만날때 마다 어색하게 인사하고"
"아예 어색한 사이도 아닌데 갑자기 할말도 없고 막 갑가기 어색한 사이가되버리고 ㅋㅋㅋ"
"그래 라디오 하러갔다가 마주쳤을때 내가가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아 맞다 ㅋㅋㅋ 여주야 김한빈 가사봤어? 그때 둘이 헤어졌을때 썼던 가사 대박이지"
"에이, 여주누나 가사도 장난 아니던데 ㅋㅋㅋ"
"그닌까 이 놈이 나쁜놈이야"
"미안 미안해 다들. 나때문에"
"죄송해요 저희 때문에 불편했죠 ㅋㅋㅋ "
"진짜 내가 낮간지러워서 이런얘기 잘 안하는데, 진짜 고마워 다들 미안하고"
"됐어 임마 일이나 열심히하고 여주한테 잘해"
"그래요 형. 앞으로 여주누나한테 잘하기나해요"
"미안하면 곡을 잘 뽑아. 그게 우리 도와주는거야"
"아니 미안하면 다음 앨범에 내 파트 늘여줘"
"야 구준회 ㅋㅋ"
"또 둘이 헤어진다 어쩐다 하면 이번엔 안도와줄꺼야 진짜로"
"나도 안도와줄꺼야 니들 알아서해"
시끄러운 웃음소리와 계속되는 이야기 속에서 한빈이는 편안해 보이고 즐거워 보였다. 멤버들은 우리의 연애사를 거의 다 알고있고 또 한빈이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부터 봤으니까 거의 3년을 알고 지낸 편한오빠 편한동생들이라서 나도 편하게 웃고 떠들 수 있었다. 그렇게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혼자 걱정이 됐다. 이렇게 같이 모여서 떠드는 것도 마지막이 될테니까..
멤버들을 공연 시작 시간이 되서 무대뒤로 스캔바이를 하러 갔고 대기실에 있던 스탭들도 공연준비로 한분씩 대기실을 나갔다. 우리둘만 대기실 쇼파에 앉아서 아무말도 안하고 한빈이는 내손만 만지작만지막 하고 있었다.
"고마워. 이렇게 와줘서"
"응"
"그리고 요즘 신경 많이 못써줘서 미안하고"
"괜찮아."
"그리고..."
"응, 그리고 또 할말없어?"
"사랑해. 이번엔 진짜 내가 잘할게"
한빈이는 부끄러운건지 내 눈은 못마주치고 손만 쳐다보면서 말했다.
오프닝무대가 시작되고 멤버들은 대기실에서 같이 떠들고 놀던 헐랭한 모습을 버리고 무대에 서서 인사를 하고 노래를 이어갔다. 한빈이는 원래 양사장님이랑 프로듀싱 부스에서 지시를 내리는데 오늘은 아랑 같이 VIP 석에서 공연을 관람하기로 했다.
화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멤버들을 보고만 있는 한빈이의 표정은 뭔가 많은 감적이 섞여서 복잡해보였고 그런 한빈이가 너무 신경쓰여서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집중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일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무대에 서고 싶을까. 몇달전부터 콘서트 버전으로 편곡한다고 힘들어 했는데 막상 무대에는 서지는 못하고, 내앞이라고 내가 미안해 할까봐 서운한티도 안 내고있는 한빈이가 안쓰러웠다.
초코송이 |
오늘의 부제는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입니다 말그대로 한빈이랑 여주랑 예전처럼 아무걱정없던 때처럼 지내는거죠. 너무 우울하고 아련하기만 해서 멤버들을 출현시켰답니다! 암호닉 아가야님, 초코님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