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연애 중
spin-off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나 설정에 기초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첫눈에 반했어요.
네?
저랑 사귀어주십쇼!!!!!!
커쥬워마이걸...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물론이고 같이 보던 친구들의 표정마저 가관이었다.
하나같이 다, 저게 말이냐? 이런 표정.
"뭘 본 거야, 내가."
"저러니까 드라마지. 현실성이 너무 없어."
"어, 내 말이. 그리고 저렇게 첫눈에 반하는 것도 말이 안 돼. 저런 경우가 어디 있어."
친구들은 깔깔대며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하긴, 그땐 나도 몰랐지.
그런 경우가 나한테 생길지.
***
"야, 카페 가자."
"어디."
"이번에 새로 생긴 곳."
친구 말에 지겹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았다.
"너랑 안 가."
"아, 왜."
"너 인별 거기 올린다고 입에도 못 대게 할 거잖아."
"내가 일 분 컷으로 간다, 응? 가자."
"안 가. 그리고 우리 밥도 이제 막 다 먹었,"
"오늘 허니브레드 할인이래."
"을 때 가는 곳이 카페 아니겠어."
가자. 친구는 미친 듯이 웃으며 내게 팔짱을 꼈다. 아, 진짜 허니브레드. 내가 너 때문에 간다.
카페 안은 생각보다 북적거리지 않았다. 우리가 점심을 이르게 먹은 탓도 있지만, 이제 막 새로 생긴 곳이라 아직 홍보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도 있나 보다.
얜 어떻게 안 거지. 역시 ○○대 생생정보통인 내 친구, 별명값 제대로 한다. 창가 근처에 대충 자리를 잡고 지갑을 챙겨 일어났다. 아니, 일어나려고 했다.
"..."
"어서오세요."
"..."
흔한 인사말에 몸이 굳어버렸다. 아니다, 침착. 침착하고. 일단 주문부터. 자신 있게 카운터 앞으로 걸어갔다.
-야, 어땠어?
"..."
그리고 놀랍게도 아무 일도 없었다.
나 기억하고 웃는 거 아니야? 진짜 쪽팔릴 거 같은데. 지난날 했던 고민들은 싹 다 물거품이 되었다. 나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기대했던 시나리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어, 그때 따뜻한."
"아... 하하. 기억하시네요."
"그럼요. 그때 너무 귀여웠는데."
아하하, 하하하하. 이렇게 웃음꽃을 피우는 거였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네, 매장에서 드시고 가세요? 아뇨. 카드 앞에 꽂아주세요. 네. 진동벨로 알려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끝. 정말 이렇게 끝.
친구에게 나는 끝난 것 같다고 하니, 아직 1일 차라며 용기를 내라는 친구다. 괜히 찡하다.
그렇게 일주일. 여전히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어차피 나 기억도 못하는 거, 내가 먼저 말을 걸자. 이렇게 다짐했는데.
"주문하시겠어요?"
"...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그 사람만 보면 떨려서 주문도 겨우 하는데, 어떻게 말을 거나.
그렇게 2주를 보내고 오늘 결심했다. 오늘은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말 건다.
"어서 오세요."
"저, 주문할게요."
침을 꿀꺽 삼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기필코, 말을 건다.
"어... 잘 나가는 메뉴 뭐 있어요?"
"망고 스무디 많이 나가요."
"아, 그, 그러면 망고 스무디도 같이요."
카드 앞에 꽂아주시겠어요? 카드를 꽂으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말 걸었다, 드디어 걸었다. 내 기준 나름 장족의 발전이다. 음료 관련이지만 그래도 내가 먼저 말을 걸었,
"오늘은 스무디도 같이 주문하시네요."
"다?!!!!"
"...?"
아... X발...
***
진동벨이 울리는데 일어나기 싫은 건 처음이다. 이 짓도 오늘로 끝이다. 내가 반하고 뭐고, 다 끝났어...
시무룩한 표정으로 진동벨을 건네고 음료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카페 문을 나서기 전, 다시 돌아가 카운터 앞으로 갔다. 그 사람은 당황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필요한 거 있으세요?
"이거."
"네?"
"드리고 싶어서 산 건데... 제가."
"...?"
"... 반했거든요."
근데 이제 못 와요, 내가 너무 쪽팔려서... 뒷말은 그렇게 생략하고 얼굴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꾸벅 숙이고 가게를 나왔다.
끝났다. 이제 진짜 끝. 이제 앞으로 다시는 안 올 거다.
"저기,"
... 아, 한 번은 올까.
"저기요!"
혼자 생각에 잠긴 순간에 누군가 내 어깨를 조심히 두드렸고, 누군가 싶어 고개를 돌렸다. 그대로 다리가 풀릴 뻔했다.
그 사람이었다, 카운터.
가까이서 보니까 더 미친 듯이 심장이 뛴다. 아, 나 마음 못 접겠어.
그나저나 나를 왜 잡은 거지. 속으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다 생각하게 된 게. 설마, 혹시. 이 사람도 날,
"이거 지갑, 떨어지셨어요."
... 아 이거 드라마 아니지. 현실이지. 기대를 한 내가 바보였다.
나는 감사하다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래도 지갑 아니었으면 이렇게 가까이서 대화도 못 해 보고 끝났을 텐데.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렇게 다짐하며 다시 가던 길을 가려고 했다.
"저, 망고 스무디요."
"... 네?"
"잘 먹을게요, 감사해요."
그렇게 말하고 살짝 웃는데, 아 진짜 귀엽다. 말 바꿔야겠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가야겠다.
"저, 제가 아까 잘못 말한 게 있어서요."
"...?"
"망고 스무디가 잘 나가는 건 맞는데, 저는 자몽 스무디... 잘 만들거든요."
"네?"
그 사람은 수줍게 웃으며.
"다음에 오실 때, 그거 주문하시면 제가 맛있게 만들어드릴게요."
"..."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말구요."
내게 다음을 기약했다. 나를 기억하는 듯한 말과 함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 글은... 단편으로 쓰거나 5연 완결 내고 좀 다듬어서 새로 써볼까 싶은 소재였는데!! ㅋㅋㅋㅋㅋ
5년째 연애 중에선 재환이가 먼저 반했잖아요?! ㅎㅎ 그래서 이 소재가 완전 반대인 경우라서 특별편으로 넣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써봤습니당 가볍게 즐겨주세요!!!!
뒷이야기는 독자님들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v^
본편은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안엔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쪼금만 기다려주세요 ^v^!!
그리고...... Q&A 받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사실 30편 자축(?)하는 기념으로 받아볼까 생각했는데 타이밍을 놓쳐가지구...ㅋㅋㅋㅋㅋ 완결 나고 하기엔 너무 멀까봐ㅋㅋㅋ
저에게 궁금하신 거나 글 관련해서 궁금하신 거 있으시면 아무거나 막 질문해쥬세여!!!! 여러개도 좋아요 소통 사랑하는 김코튼캔디...
답변은 다음 편에 다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아무 질문도 없다면 5연 tmi나 풀게요 다음편에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풀 게 있을진 모르겠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독자님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