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랑 동거하게 된 썰 #1
작년에 수능이 끝나고, 부산에 살던 나는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합격해서 서울에 살 집을 알아보러 다니고 있었어.
부모님께 손벌리기도 싫고 학교주변 옥탑방이라도 알아보다가 '룸메구합니다'라는 전단지가 전봇대에 붙어있는거야.
근데 한달에 10만원밖에 안하는 거 있지? 대신 조건이 '밤늦게 들어오지 않는 사람' 이래.
뭐 이런조건이 있지? 하면서 '12시 이전에 들어오면 되는거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 전단지를 들고 룸메구한다는 그 집에 가봤어.
그 집은 내가 여태까지 가봤던 집 중에 최상의 조건이었어.
햇빛도 잘들어오고 25평 정도 됬는데 아늑하고 무엇보다도 주인이 너무 잘생긴거야.
절대 남자랑 자취하거나 동거하면 안된다는 친구들의 말이 생각났지만 집주인 얼굴을 보자마자 그런 걱정들이 잊혀지더라.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잘생겼더라고.
내가 얼굴을 많이 보는 건 아니지만 원빈이나 강동원이랑 너네가 한집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봐.
같이 안살고 베기겠어?
주인이 남자라는게 조금 걸리긴 했지만 나쁜사람 같지 않아보였고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어보여서 당장 계약했지.
"제가 잠이 많은데 깊게 자지 못해서 무조건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오고 12시 이후에 돌아다니시면 안됩니다."
집주인은 내게 저 말만을 남기고 휙 도는데 머리카락이 사르륵 찰랑찰랑거리는데 몇년 전에 본 꽃남이 생각나더라.
꽃보다 남자있지?
꽃남에 김범을 떠올리며 이렇게 잘생긴 남자랑 한 집에 살아도 되나? 하며 실실 웃고 있었어.
계약을 끝내고 내가 잘한 선택인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 선택에 후회는 없었어.
한달 쯤 지나서 그 집에 정말 들어가서 살게 됬어.
집주인이라는 남자는 시크한 척 하는건지 원래 말이 별로 없는 건지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더라.
룸메를 처음해본 나로써는 밥은 같이 먹는건가? 아님 내가 여자니까 차려줘야하는건가? 이런 고민을 하다가
집주인에게 물어보려고 노크를 했어.
아무 대답이 없더라고.
내가 샤워할 때 밖에 나간건가? 하고 문을 반쯤만 열었는데 집주인은 침대위에서 자고있더라.
잠이 많긴 많구나 하면서 나혼자 컵라면이나 끓여먹어야겠다하는 생각으로 문을 닫으려는데 집주인이 날 부르더라.
"들어와"
응? 나부른건가? 나부른 거겠지? 나랑 집주인 밖에 없었으니까.
잠에서 깨서 화난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방에 들어갔어.
"아 혹시 나때문에 깬거에요?"
"응"
무슨 남자가 이렇게 섹시한지, 이마에 손하나 얹었을 뿐인데 그 모습이 왜이리도 섹시한건지. 정말 코피터질 뻔 했어.
"죄송해요. 밥 같이 먹을까해서.."
밥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집주인 눈이 떠지더라.
자기 집 밥 먹은지 오래됬다면서 밥 잘하냐며 막 말하는데 이남자가 무뚝뚝한 남자가 아니란 걸 그 때 깨달았지.
오물조물 말하는게 너무 귀엽더라.
여차저차 집주인이랑 밥을 먹게되었어.
내가 밥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 밥이랑 스팸, 계란말이, 김치 밖에 없었는데 집주인 정말 잘먹더라.
난 남자랑 밥먹는게 오랜만이라서 긴장해서 밥을 깨작이며 먹고 있었어. 우리 엄마가 봤다면 등짝을 한대 후려칠 정도로.
밥 먹다가 문뜩 집주인 이름이 궁금해서 이름을 물어봤어.
"아 그러고 보니 이름도 말 안해줬네. 김종인이야."
김종인이랑 말하다 보니 나이도 비슷하고 재밌는 사람이더라.
김종인도 나랑 같은 학교인거 있지?
김종인이 1살 많긴 한데 나도 빠른년생이라 그냥 반말하기로 했어.
근데 김종인은 자기를 오빠라고 부르라면서 떼쓰는데 너무 귀엽더라.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