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안녕!
반응이 꽤 괜찮아보이길래.. 한번 더 와봤어ㅎㅎㅎ
근데 이번편에도 그렇게 가벼운 느낌의 글은 아닐거야. 왜냐하면 저번처럼 싸운 썰을 풀어볼까 하기 때문에..ㅎㅎㅎㅎ
나랑 종인이 성격이 완전히 정 반대이다보니까, 이런저런거에 자주 부딫혀서 그때마다 항상 싸웠던거같아.
싸운걸로 책 내라고 하면 아마 팔만대장경판은 완성될듯해..ㅎ
지금은 그래도 서로 성격을 잘 알게되고, 서로 맞춰주고 그러다보니까 지금은 싸운게 예전보다 많이 잦아들었긴했어.
연애 초에는 뭐... 엄청났지. 시도때도없이 싸우고, 볶고..
오늘은 종인이랑 잠시동안 헤어졌던 썰을 풀어볼까해. 그게 바로 사귄다음 얼마 안 지나고 여름이였을거야.
그때는 유난히 너무 더운날이였어. 내가 좀 더위를 진짜 많이 타는 성격인데,
정말 다른 사람한테 살이 살짝 닿아도 그 자리에서 그 사람 멱살잡고싶을 정도로 덥고 찝찝하고... 짜증났던 날이였지.
그래, 그 정도로 심한 날이였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때는 일이 여러개가 한꺼번에 꼬였었어..
일단 탑처럼 쌓였었던 과제에, 또 그때는 알바를 하고있어서, 내가 그때까지 과제를 하느라 많이 빼먹었었단 말이야?
그래서 사장님이 한번만 더 못나오면 당장 월급이고뭐고 짤라버리겠다고 하시질 않나....
주말까지 내야되는 조별과제 때문에 이리저리 선배들한테 호출도 당하고.. 정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빴었고, 일이 많이 꼬였었어.
그래, 여기까진 괜찮아. 봐줄만 했어. 원래 대학라이프가 다 이런거 아니겠니....(아련)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있었는데, 제일 중요한 문제가 생겨버린거야.
...뭐겠어, 당연히 김종인이지.
그때도 한창 신인이라서 바빴긴 헀는데, 저번화에서 말했던 날 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바쁘진 않았었단 말이야?
근데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때 거의 일주일동안 종인이랑 연락이 한번도 되지 않았었어.
쉽게 말해서, 종인이가 늘 하는 단답 하나마저도 못 받았었다는 소리야.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어떤기분이겠어. 당연히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였지.
전화도 당연히 해봤었어. 정말 집착이라고 의심이 갈 정도로 많이 해봤었는데, 한번도 연결이 되질않더라.
진짜 무슨 일 생겼을까봐 불안해서 종인이 집도 찾아가봤는데, 안에서는 묵묵부답이였고,
하루종일 종인이 집 앞에서 더운것도 잊어버리고 계속 기다렸는데, 종인이는 그림자도 안 보이더라.
그렇게 종인이 없는 일주일이 지났어.
일단 무엇보다 걱정이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엄청 화났었다는거..
무슨일이 생겼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이 닿았을텐데, 아무말도 없이 사라져버린거잖아.
내 입장은 생각도 안하고.
정말 종인이가 나를 여자친구라고 생각하긴 하는걸까? 라면서 일주일을 근심가득하게 보냈었어.
" ...헐, 맞다.. "
그러다 퍼뜩 생각이 드는곳이 한가지 있었어.
바로 종인이가 자주 가는 촬영장이였지.
종인이가 날 거기에 데리고 간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저번에 종인이랑 지나가다가 잠깐 거기를 지나쳤었거든.
그래서 이름하고 주소는 알고있으니까, 충분히 찾아갈수있던 상황이였어.
급하게 생각나버려서 부랴부랴 준비를했어.
그때가 오후 5시였나, 별로 늦은 시간은 아니였잖아?
그리고 혹시 종인이가 거기에 없을수도있겠지만, 워낙 집보다 자주 들리는 곳이라서, 거기서 조금만 기다리면 오겠지, 라고 생각했었어.
택시를 잡고 주소도 또박또박 알려주고, 촬영장으로 가는데, 왠지모르게 떨리는거있지?
혹시 종인이가 날 모른척 하지는 않을까, 혹시 다른 여자랑 붙어있진 않을까,
수만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었어.
그렇게 창문만보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으니까 익숙한 건물이 보이는거야.
그래서 딱 내리려고 기사아저씨한테 돈도 드리고, 거스름돈도 챙기고 차 문을 열고 내리려는데,
" ...어? "
촬영장에서 얼마 안 떨어진 카페에서 종인이가 걸어나오는거야.
누가봐도 종인이였어.
순간 뭔가가 기분이 묘한거야. 내가 생각했던거보다 종인이는 아무렇지도 않더라고.
그냥 평소의 무뚝뚝하고 차가운 얼굴이 얼마전 마지막으로 봤던 종인이랑 다를거 없어보였지.
그냥 뭔가가 괘씸하기도 하면서, 또 마냥 종인이가 반가웠어.
거의 일주일만에 보는건데.
그래서 그냥 달려가서 안아줘야겠단 생각으로, 차 문을 열고 종인이한테 달려가려고 했는데.
" 야, 김종인!! 같이가!!! "
종인이가 방금 나왔던 카페에서 왠 여자가 종인이 이름을 부르면서 달려나오는거야.
그리고 자연스럽다는듯이 종인이 팔에 팔짱을 끼는 거 있지?
그래, 그때까지는 난 종인이를 믿고 있었어. 팔을 빼면서 뭐 하는 짓이냐고 짜증이라도 낼 줄 알았지.
근데, 그 믿음은 몇초 안 가서 한번에 와르르 쏟아졌어.
원래 여자친구 말고 다른 여자가 팔짱을 끼거나 스킨쉽을 하면 떼어내야하는게 정상이잖아? 그게 무뚝뚝한 종인이라면 더더욱이고
그런데 종인이는 그 여자를 힐끔 무심하게 한번 슥 쳐다보고 떼어내지도 않고 그대로 촬영장 쪽으로 가는거야.
심지어는 옆에서 여자가 뭐라고 쫑알대는 거 하나하나 짧게 대답도 해주는 거 있지?
그 광경을 가만히 보고있는 난 진짜 기가 막혔어.
종인이가 너무 미운거야.
애초에 내가 질렸다, 헤어지자, 이런식으로 미리 말이라도 해줬으면, 내가 일주일동안 근심가득하게 지내진 않았을거아니야.
종인이랑 일단 얘기를 하고싶었어.
당장이라도 저 여자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서 뒹굴고 싶긴하지만, 끝까지 마이웨이를 하면서 이성을 지켜냈지.
그런데 막상 다가가지를 못하겠는거야. 그냥 그 두명을 졸졸 따라가기만 했는데,
쉽게 말을 걸진 못하겠더라.
결국 촬영장 입구까지 졸졸 따라갔어. 그때까지는 종인이도 그렇고, 그 여자도 그렇고 나를 못본거같더라.
그리고 촬영장까지 가면서 그 두명의 대화를 쭉 들었는데, 진짜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거 있지?
" 종인아,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
" 없는데. "
" 에이, 아쉽다. 주말에 너랑 영화보러가려고 했는데... "
이건 영락없는 커플들의 대화형식이였어.
가만히 듣다보니까 뒤에서 그들만 쫒아가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한심해보였지..
주말에 시간 있냐고 묻는 여자의 말에, 종인이는 당연히 없다고 대답했어. 나름 여기서 기대를 품고 있었다?
지금이야 종인아! 빨리 그 여자를 떼어내!! 라면서 종인이 한테 가지도 않을 텔레파시를 계속 보내고있었는데...
그 다음에 종인이 입에서 나온 상상도 하지 못한 말이, 내 몸을 얼음처럼 굳게 만들었어.
" 영화는 언제든지 보러갈 수 있잖아. "
" 응?? "
" 주말이 안 되면 다음에라도 보러가면 되지. "
진짜 저 말 듣는 순간 눈물이 터져나오는 거야. 진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종인이가 저렇게 다른 여자랑 긴 대화를 주고받는 것도 처음보지만, 종인이의 저 부드러운 말투도 처음들어봤어.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이야, 정작 종인이는 여자친구인 내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저러고 있는데.
나는 손으로 얼굴을 묻고 그 자리에 멈춰서서 흐느껴 울었어.
그런데, 내가 울면서 흐느끼는 소리가 그 두 사람 한테까지 들렸나봐.
뒤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니까 당연히 그 둘을 뒤를 돌아봤지.
옆에 있던 그 여자는 " 아, 뭐야.. 왜 길거리에서 울고 난리래, 가자 종인아. " 라며 종인이 팔을 끌여당기는데,
종인이는 그 자리에서 두 눈만 크게 뜨고 움직이질 않더라.
그리고, 당황스러운 얼굴로 일주일 만에 나에게 처음 던진 말이,
" ...니가 왜 여기 있어. "
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어이가 없어서..
진짜로 속상한거야, 일주일 만에 내뱉은 말이 고작 저거였어. 내가 왜 여기 있냐고.
종인이는 마치 뭐라도 들킨 사람처럼 어쩔줄은 몰라하는거야. 그런데도 여자랑 낀 팔짱을 풀진 않더라.
서운한거보다는, 일단 너무 화가났어.
그래서 눈물을 마구 닦다 말던 손으로 종인이 뺨을 처버렸지.
옆에 있던 여자는 당연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종인이는 그냥 무덤덤하게 고개만 왼쪽으로 돌리고 있었어. 자기가 맞을 줄 알았다는 듯이.
그래도 분이 풀리지가 않아서 뺨을 한 대 더 때렸다? 그런데, 종인이의 오른쪽 뺨이 점점 빨갛게 부어오르는거야.
하지만 저 상황에서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때의 난 지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나있었는데.
엄연히 이건, 바람이였어. 종인이의 바람.
내가 당연히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이였잖아.
" ...진짜 대박이다, 너. "
" ... "
" 어떻게.....하. "
" ... "
" 나는, 니가 무슨 일 생겼을까봐... "
" ... "
" 밤새 한 숨도 못 자고... "
" ... "
" 그렇게 널 걱정했었는데, 이젠 그딴 거 안해도 될거같네. "
" ...야. "
" 그냥 애초에 내가 질렸다고 하지 그랬어, 그럼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시간낭비 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
" ..질렸긴 누가 질렸다ㄱ... "
" 근데 이젠 내가 질려. "
" ... "
" 내가 질린다고. "
내 말에 아무런 말도 없는 종인이를 뒤로하고, 종인이 옆에서 당황스러워하는 여자 앞으로 다가갔어.
엉켜있는 두명의 팔과, 종인이 얼굴을 한번 씩 번갈아보고, 누군지도 모를 그 여자한테 입을 뗐지.
" 안녕하세요, 김종인 현 여친님. "
" ...네? "
" 구 여친으로써 한 마디만 할게. "
" 지금 뭐라는ㄱ.. "
" 혹시 그쪽도 김종인 한테 번호 따였었나? "
" ...아니, 저기요. "
" 이야, 김종인 이제 보니까 능력 좋다. "
" 야, 000. 그만해. "
그만하라면서 내 팔을 잡아끄는 종인이 손을 차갑게 내쳤어.
그리고 종인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마지막 말을 내뱉었지.
이젠 더 이상 눈물도 나질 않았어.
" 그런데, 내가 봤을 땐, "
" ... "
" 그쪽도 김종인이랑 그렇게 오래가진 않을 거 같거든. "
" ... "
" 촬영장 앞에서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해요. "
" ... "
" 연애질 하는것도 방해해서 미안하고. "
그 말을 끝으로, 휙 뒤돌아서 미련없이 걸어갔어.
종인이는 날 잡지는 않더라.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올때까지는 눈물이 한 방울도 나지 않았어.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고 해야하나, 슬픈것도 잊어버리고, 창 밖만 보면서 기사아저씨가 뭐라고 말 거시는 것도 대답해드리지 못했지.
터덜터덜 우리 집으로 들어왔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딱 눕기 전까지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 그냥 공허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지.
침대에 누워서 폰을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말이야.
아무런 문자도, 전화도 없는 종인이 소식과. 원래는 내 사진이였던 종인이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텅텅 비어있는 걸 보고나서,
그제서야 실감이 났어.
아, 김종인이랑 헤어졌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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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쓰차....ㅁ7ㅁ8
그냥 아무생각없이 댓글 하나썼다고 쓰차를 먹여주시길래 그냥 존나 가만히있었어요..존나가만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앞에 언니 노트북이 떡하니 놓여져있는데 글을 못 올리니까 너무 답답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번주 주말에는 캠프를 가서.. 캠핑장에 노트북을 들고갈수도없고...뭐..ㅎㅎ
컴퓨터가없으니 불편한게 한두번이아니네요.
바이러스검사 필히 합시다 우리..
오랜만인데 글 분위기가 다소 무겁네요. 여주불쨩햄
다다음편은 좀 달달다랃ㄹ랃ㄷㄹ 한걸로 오도록 할게요. 쓰는 내가 마음아파서 못쓰겠네여
암호닉 리스트는 다음편에 올리도록 할게요! 아직 정리가 안되서...(눙물)
아, 암호닉 계속 받고잇슴다. 화끈하게 신청부탁드림다!
오늘의 교훈.
아무생각없이 댓글을 달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