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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 X 백현
육아탐구생활
Chapter. 3
[퀘스트] 이유식을 만들어 먹여라!
-1: 이유식을 만들어라!
-2: 찬현, 찬율에게 먹여라!
+ 급 타임워프 죄송함당ㅎㅎㅎ
백현이 아이를 낳고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새 아이들이 이유식을 먹어야 할 나이가 되었다. ㅡ 나이라 하기도 뭐 하지만 이유식을 먹여야 할 개월이 몇 개월인지 모른다. ㅡ 아이를 처음 키워보는 찬열과 백현 입장에서는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서로의 가족에게 도움을 청해봐도, 너희 아이이니 너희가 알아서 해라, 라는 반응이 돌아오기 일쑤였고 아이들에게 이유식을 먹여야 하는 날은 점점 가까워져 왔다.
'아기 이유식 만들기'
'아기 이유식 만드려고 하는데요, 자세하게 알려주실 분 !! 내공 100 !!'
초록창에 검색을 해 보아도, 지식이 넘치는 사람들이 답변을 바로 해준다는 내공 100 까지 걸고 물어 보아도, 다들 알 수 없는 얘기들 뿐이었다. ㅡ 예를 들면 소금은 아예 넣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완전 맹 맛 나게, 재료는 유기농으로..., 등등. ㅡ 정말 산 넘어 산이었다. 새삼 찬열과 백현은 부모님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이 어려운 걸 어떻게 하셨지, 이런 마음이었다. 그렇다고 찬열과 백현이 이유식 만들기를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다. 어느 날에는, 찬열이 느닷없이 이유식 재료를 사오더니 '여보! 한 번 만들어 보자!' 하고 대책없이 백현에게 봉지를 들이미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대 참패였다. 찬열과 백현은 이유식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도 모른 체 아이들을 씻기기 바빴다. 그 다음부터 일명 '이유식 공포증' 이 생긴 찬열과 백현은 그 사건 이후로 시도 조차 해 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식을 먹여야 하는 시기는 점점 가까워져 오고, 이유식을 만들기는 어렵고. 행여나 잘못 만들어서 아프면 어쩌나 하는..., 아이들은 이렇게나 해맑은데, 그걸 보는 부모 마음은 타버린 이유식처럼 새까맣게 타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백현이 마트에서 이유식 재료를 양 손 가득 사들고 집에 왔다. 예상치 못한 양에 찬열은 입을 떡- 하니 벌리고 백현이 하는 일을 지켜 볼 뿐이었다. 압구정 큰 손 또 오셨네. 이윽고 백현이 냉장고에 재료들을 차곡차곡 집어 넣다 말고 찬현과 찬율에게 머리채를 뜯기고 있던 찬열에게 소리쳤다.
'박찬열, 빨리 즐겨찾기 해 놓은 4개월 아기 이유식 만드는 법 켜 놔! 얼른!'
백현과 찬열은 모니터에 형형색색으로 띄워져 있는 이유식 레시피 글을 보았다. 보기만 해도 머리 아프다, 그렇지? 여보. 얼른 만들고, 얼른 자자. 응? 찬열이 작게 속삭였다. 찬열은 잠시 텀을 두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내 결정을 내렸는지 안 그래도 큰 눈을 더더욱 부릅뜨며 말했다. ㅡ 이건 박찬열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나, 사고 싶은 것이 생겨서 부탁할 때..., 아무튼 이럴 때 짓는 표정이다. ㅡ 우리 안 한지 꽤 오래 됐잖아. 오늘 찬현이랑 찬율이도 일찍 잠 들었는데..., 백현은 찬열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한심하다는 듯이 찬열의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쳤다. 찬열이 자신의 뒤통수를 감싸쥐며 억울하다는 듯이 백현을 쳐다봤다. 아니, 째려 보았다는 말이 더 맞았다. 백현이 말 없이 찬열을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변백현의 대답은.
'미친 놈아, 애가 둘인데 넌 그러고 싶냐?'
우선, 찹쌀을 물에 불려 주세요. 백현은 작은 글씨로 써져있는 '주의할 점' 까지 꼼꼼히 보면서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만, 지금 쌀 미음 밖에 못 먹을 텐데... 뭘 저리 바리바리 사 들고 왔대.
"백현아."
백현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렸다.
"지금 쌀 미음 만드려는 거 아니야?"
백현은 찬열의 질문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재료들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응, 맞아."
"근데 뭘 이리 많이 사왔어."
응?, 자신의 말에 전혀 집중하지 않는 백현을 가만히 쳐다보던 찬열이, 백현에게 다가가 뒤에서 안았다. 백현은 갑자기 저를 안은 찬열에 놀라더니 기죽은 표정으로 말했다.
"사다보니까..., 좀 많아졌네. 괜히 돈 낭비나 하고. 돈 관리 못 해서 미안해 여보. 노력할..."
"돈 관리 조금 못 하면 어때, 이렇게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보가 옆에 있는데. 괜찮아, 그런 거 못 해도 돼요. 백현아, 넌 뭔 짓을 해도 예쁘다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씁, 우리 예쁜 마누라. 자책 하지 말기? 이것 저것 사온 것도 귀여우니까. 어쩜 안 예쁜 구석이 없어."
'어쩜 안 예쁜 구석이 없어.' 라는 찬열의 말에 문득 과거가 떠올랐다. 찬열이 백현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 사랑이 벅찬다고 생각했던 때를. 예전에는 정말 공주님 대접, 아니. 왕비 대접을 받았는 지도 모르겠다. 방금, 그때의 자신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지금이야 자신도 찬열을 무척이나 사랑하기 때문에 찬열의 사랑이 조금은 벅차다는 느낌도, 과하다는 느낌도 전혀 들지 않지만 방금은 정말 그때의 자신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요즘들어 자신이 육아에 바쁘고 피곤하다고 찬열에게 너무 소홀해지고 조금은 까칠해진 게 사실이었다. 그게 뭔 대수라고. 백현은 아까 찬열이 잠자리를 요구했을 때 뒤통수를 때리며 거부한 것이 생각나 괜시리 찬열에게 미안해졌다. 왠만해선 찬열이 절대 백현에게 먼저 잠자리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 오로지 '백현' 이 원해서 가졌던 잠자리였다. 그런 찬열이, 먼저 잠자리를 요구했다니. 찬열에게 미안한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백현도, 찬열에게도 또한 예외는 없다. 그 익숙함에 묻혀 서로에 대한 감정들이 무뎌져 가는 것이다. 백현은, 찬열에게 점차 익숙해져 가고있었다.
"여보, 뭘 그렇게 멍을 때리실까."
"여보. 찬열아. 박찬열."
"왜 이렇게 내 이름을 불러대. 뭐 할 말 있어?"
"사랑해."
"내가 더 사랑해."
찬열은 꽤나 놀라운 표정을 짓더니 내가 더 사랑해, 하며 눈을 휘며 웃는 찬열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평소에 애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백현이기에 찬열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불린 찹쌀과 물의 비율을 1:1로 맞추고 믹서기에 갈아 주세요."
다음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믹서기에 갈아주고.., 식히고. 정말 '손' 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단계였다. 이제는 마의 '졸이기' 단계였다.
'식힌 쌀 미음을 졸여줄게요. 냄비에 전부 다 붓고 천천히 저어가면서 졸여주세요. 처음에 강한 불로 하셨다가 나중에는 약한 불로 줄여주셔야 합니다!'
식힌 쌀 미음을 냄비에 붓고, 강한 불로 맞춘 뒤 천천히 끓이기 시작했다. 물론 블로거의 말 대로 천천히, 저어가면서. 조금 끓기 시작하자 백현은 불을 약하게 줄였다. 역시 천천히 젓는 것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찬열 역시 백현 옆에서 지켜보며 어화둥둥 내 새끼 잘 한다, 어쩜 옆 모습도 이렇게 예쁠 수가 있냐, 이게 우리 아이들 첫 이유식이다, 하며 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건 꼭 앨범에 넣을거야! 하며 사진을 인화하러 방에 들어가는 찬열이 그렇게나 신나 보일 수가 없었다. 백현의 '천천히 젓기 스킬' 덕분에 아이들 이유식을 만들기에 성공했다. 전 처럼 타지도 않았고, 블로거님처럼 농도도 적당했다.
백현은 이유식 만들기에 공을 들여 많이 피곤했는지 어느새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찬열은 거실에 쓰러진 듯 누워있는 백현을 번쩍 안아들어 침대에 눕힌 뒤 자신도 옆에 누웠다. 백현의 목에 팔 베개를 해 준 찬열이 다른 한 손으로 백현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주었다. 멍하니 백현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던 찬열이, 백현의 이마에 입 맞춤 한 뒤 꼭 끌어 안아주었다.
잠에서 깨어났다. 아니, 어쩌면 꿈결인지도 모르겠다.백현이 저를 보며 사랑해, 라고 말했다. 사랑스러운 백현의 뒤로, 따사로운 햇살이 백현과 저를 비추었다.
찬백부부, 퀘스트 -1 complete.
찬백부부 이유식 만들기 퀘스트 원 미션 썩세스입니다. 축하해주세요. (박수함성) 자 다들 다음 편에 뭐 나오실지 아시죠? ^^ 아가들 이유식 먹일 겁니다. 찬혀나 찬유라...ㅠㅠㅠㅠ 담편에 보자. 최대한 빨리빨리 글 써서 올리겠습니다!!!!!!!!!!!!!!!!!!!!!!!!!!!!!!
암호닉 매 편 마다 받아요 !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