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 도경수 #
내가 머리를 언제부터 길렀었더라....
가만 생각해보니 이 머리를 달고있는지 어언 5년이 다되가는것같다
원래 작년에 자를 생각이었는데 학업문제로 바빠 자를 시간이없었다 사실 그땐 내 짝사랑이 긴머리를 좋아해서 그의 눈에 띄려 일부러 자르지않았던 점도 있다
학교에서 마주치려고 같은 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가 듣는 시간표를 알아내어 같은 수업도 들었다 물론 내가 관심없는 과목이라 나에겐 자는 시간이었지만 졸면서도 간간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취에 더 졸렸던것 같기도 하다 어쩜 그렇게 바른자세로 경청할 수 있는건지.. 이건 아직도 의문스럽다
'띠링~'
[지금 집 앞이야.]
문자가 왔다 만나기로 한 시간은 두신데 지금은 한시 사십분.
시간도 딱딱 맞춰서 다닌다 전형적인 모범생스타일.
'띠링~'
[춥다. 따뜻하게 입고나와.]
진짜 얘는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참 사람 설레게 한다 구두를 신고 나가려던 참에 문자를 받고 다시 방에 들어가 목도리를 하나 두르고 현관문을 열었다
계단을 뛰어내려가서 일층에 도착하니 문밖으로 뒷모습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 앞에서 옷매무새를 다듬고 또각또각 걸어갔다
"많이 추웠어? 빨리 가자"
"이젠 문자해도 바로바로 나오네? 예전엔 좀 늦더니"
"에에에~안들린대요"
사실 나는 시간약속 정말 안지킨다 중학교친구들하고 만날때도 학창시절 학원을 갈때도 지각생의 아이콘이었다
이런 내가 안늦는때가 딱 두가지인데 첫째는 알바를 하러갈때. 내 밥줄인데 어떡해 맞춰서 가야지
두번째는 지금..이다 그와 만날때.
같이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데 이게 이렇게 좋을수가 없다 예전엔 같은 공간인것에 만족하던 해바라기였는데 같이 걸어가서 카페에서 만나 수다를 떠는 정도면 많이 발전한거 아닌가? 지금도 해바라기인건 변함없지만.
아무튼 우리는 카페에 도착하고 문을 열려는데
진짜 진짜 얘는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자연스럽게 카페문을 열어준다 이런 매너가 몸에 베어있는데 내가 어떻게 안넘어가냐고.
나는 카라멜마끼아또 그는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창가에 자리잡았다
오늘 만난 이유는 내가 불러서였다. 내가 요새 머리로 많이 고민하고있거든.
"오늘은 또 어떤 고민때문에 불렀을까나"
"이번건 진짜 심각한거야 이것때문에 내가 머리가 무겁다구
내가 이 긴머리를 고등학생때부터 길렀던거 알지? 고등학교땐 중학교때 받았던 억압때문에 신나서 기르고 다녔단 말이야 맞아 내가 중학생때는 선도부여서 모범이 되어야했기떄문에 한달에 한번씩 머리를 자르러 갔었어 그 미용실 아직도 생각나네.. 거기 아주머니 진짜 친절하셨는데! 막막 내가 꾸준히 찾아가니까 나중엔 그분 딸이랑까지도 친해졌다니까? 근데 걔가 지금 내 친구 수연이야ㅋㅋㅋ 세상 좁다 그치 근데 왜 얘기가 여기까지 나온거지? 하여튼 중학교시절을 칼단발로 보내고 고등학교에 올라오니까 두발자유화가 됬더라고! 그래서 실컷기르고 다녔지 그 미용실은 앞머리 자르러 갈때말곤 별로 못갔던거같다 지금은 이제 아예 못가고... 아니아니 그래서 대학입학까지 하고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더라 그러다 자르고 싶었는데 니가 긴머릴 좋아...."
아잠깐만 나 너무 흥분했다
"내가 긴머릴 좋아......뭐? 그다음말이 뭔데?ㅎ"
"아니 니가 긴머리를 좋아.......할거같다고! 그냥 내촉이 그렇게 말하네 그치? 이건 중요한게 아니야 자르려고했는데 겨울이라 추울까봐 못자른거란 말이야...근데 지금 또 겨울이 됐어 근데 그냥 자르고싶어!! 긴머리가 얼마나 불편한지알아? 머리가 길어서 머리를 감는게 아니라 빠는기분이 들고 빗질안한날에는 머리가 개털이 된다니까? 바람까지 제대로 맞으면 엉키고 난리도 아니라구.. 매일매일 관리도 해줘야되고 지퍼올리다가 머리끼면 눈물나온.."
근데 얘 왜이렇게 조용하지 원랜 내가 말할때마다 맞장구쳐주고 그랬는데? 투덜거리다 말고 그를 쳐다봤는데
눈이 마주쳤다. 아주 그윽한 눈길로.
나 심장폭행 당할거같....
"자르지마. 지금이 이뻐."
안녕하세요...
첫작품은 경수로 스따뚜하네요 아정말 부끄럽다
많이 봐줄까요? 이글? 끄앙...
잘부탁드려욥......(부끄)
실화랑 망상이랑 섞여있어요 항상.
적당한 망상은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3^)/
+다음엔 경수시점으로 올라옵니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