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보고 잠들면 기분 좋을 빙의글(경수) 7
“오빠!”
“빨리 왔네.”
준비를 하느라 10분이나 지체되어 시간에 늦었는데도 웃어준다.
“늦었는데 뭐가 빨리 와.”
“몇 분 안 늦었잖아.”
“그래도 오빠 기다렸을 거 아냐.”
“괜찮아.”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는 경수 오빠.
사실 오빠라는 호칭은 아직도 어색하고 부끄럽다.
“입 그렇게 하지 마!”
“왜?”
“귀여워서….”
말끝을 흐리고 헛기침을 하며 말하자 살짝 웃는다.
“춥다.”
“방금까지는 더웠는데 여기 들어오니까 추워.”
평소에 자주 들리던 카페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는데 들어오자마자 냉기가 몸을 감싼다.
“추워, 추워.”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난 추워.”
그래도 온몸을 떨면서 표현할 만큼 추운 건 아닌데,
경수는 그렇지 않은가보다. 아, 경수가 아니라 오빠.
“OO아.”
“응?”
“봐봐.”
메뉴판을 보면서 뭘 마실까 고민을 하는데 어깨를 툭툭 쳐온다.
내가 대답만 하고 고개를 돌리지 않자 급기야 몸을 돌려세운다.
그래놓고 하는 행동이 이상한 표정을 하며 얼굴을 손가락으로 짓누른다.
“아, 진짜 왜 이래.”
“멋있지.”
“하나도.”
원래부터 성격이 차원이 다르긴 했지만, 오늘따라 상태가 심각하다.
뜬금없이 손 뽀뽀를 날리지 않나, 멋있다고 물어오지를 않나.
언제 한 번 날을 잡고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거냐며 물어야겠다.
물론 생각으로만 끝날 일이겠지만.
* * *
OO아
심심해
ㅠㅠㅠㅠㅠㅠㅠ
오빠
웅?
사진 왜 바꿨어
프로필? 요거?
응ㅠㅠㅠㅠㅠ
젖꽃 보러가고 싶어서
젖이 아니라 벚이겠지..
그리고 이미 벚꽃은 다 졌어
졌어?
벌써?ㅠㅠ
도대체 뭘 본거야.....
나랑 보러 다녀왔잖아....
맞아!!!
그 때 좋았는데
그리고 오빠 프로필도
우리 같이 가서 내가 찍어준 사진이잖아
그렇지
그러하다
도대체 그 말투는 또
어디서 배워왔어ㅋㅋㅋㅋㅋㅋㅋ
닝겐노
망치와
ㄴㄴ
그만해
하지마
을마슇먀소ㅜㅑㅂㄷ
밯주바ㅜㅎ하지마
내가 그렇게 싫어?
내가 경수를
왜 싫어해ㅠㅠ
오빠야
그래 오빠
경수오빠
그래...
경수오빠................
있자나
응
변백현 알지?
그 똥꼬
알아
근데 왜 똥꼬야
더럽게ㅠㅠ
별명이야
여튼 걔가...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오
말을 해!!!!! 할거면!!!!!!
아니야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칠 것 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 너무 싫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는 성격이 너무 자주 바껴
하루에 몇 번이나 말투가 바뀌고
행동이 바뀌고.....
알았어
난..... 이면이 있어서 그래
그게 뭔데
사실 난...!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바기야
뭐가
뭐가뭐가
나에겐 이면이 있을 수 업쪄!!! ⊙♡⊙
그런게 없다눙 ⊙♡⊙
오빠는 말투를 좀 남자답게하면
참 좋을텐데
여자같단 말이지
여자라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흠흠
ㅎ믛므ㅡㅎ므므흐므
오빠
나 잘게
???왜 벌써 자
자는거 ㄴㄴ
졸려
졸리다고
제발.............
오빠 어제도 나 못자게해서
나 아침에 잤거든..?
그럼 영상통화....
아오ㅡㅡ
응?...
알았어
걸어
- 왜 벌써 졸려
“몰라. 잠 와.”
- 양치질 꼭 하고 자.
“당연하지.”
- 진짜 졸려?
“그렇다니까.”
- 그럼 내일 보자.
“응.”
-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