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언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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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김성규라고 해. 앞으로 잘 부탁해."
자신을 소개하는 성규에게 시선이 쏠렸다. 번뜩이는 남자들의 눈에 성규의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하나같이 양아치처럼 생겼다, 성규는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좋지 않은 일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성규가 자리에 앉고, 초췌한 얼굴의 선생이 나갔다. 제대로 된 소개조차 해주지 않았다. 성규가 어땠다던지 공부를 얼마나 잘했다던지 성격도 서글서글 좋아보이니 앞으로 잘 지내라던지. 그런 형식적인 말조차 없었다. 성규가 가방을 내려놓을 때까지 정적이 유지되었다. 하나같이 성규의 행동을 집요하게 훑었다. 조금 이상한 애들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뒷자리에 앉아있던 한 학생이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성규에게 다가왔다. 어디서 왔냐‥ 하고 말을 걸어줄 줄 알았다. 오자마자 그 학생들은 그의 책상을 걷어찼다. 책상이 넘어가면서 내는 요란한 소리에 성규가 눈을 찔끔 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볼에 냅다 질러진 주먹을 보고 생각했다. 아, 무섭다.
지독하게 원초적인 생각이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성규에게 앞으로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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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가 지나고, 그들이 괴롭히는 이유도 괴롭히는 방식도 모두 파악한 성규였다. 자신이 온 학교는 꼴통이었다. 병신들만 모인 학교. 그래서 이 곳으로 내신을 따러 전학오는 그런 학생들이 많았다. 병신들은 단지 그게 눈에 거슬려서 전학오는 모든 학생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 학생이 다시 전학 갈 때까지. 병신들이라 병신같은 생각밖에 못했다. 하지만 그런 병신들에게 '내신을 따러 왔다' 하는 목적이 들킨 것은 성규였다. 모든 잘못은 병신들이 아닌 성규에게 있다고 그랬다. 맞을 때마다 듣는 말이었다.
"씨발새끼 존나 잘 버티네."
학교 밖이었다. 한 병신이 성규를 발견하고 그에게 침을 뱉었다. 성규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남의 침을 맞으면 누구나 그런 표정을 지을 것이다. 욕도 하고, 가끔은 시비도 붙겠지. 하지만 성규에게 그 모든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성규가 가만히 있노라하면 또 때렸다. 숨조차 쉬지말라고 으르렁거리며 협박했다. 그냥 뒤지라는 소리였다. 성규는 도망쳤다.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그는 소매로 침을 닦았다. 진득하게 달라붙는 침이 병신같았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을 때, 그 곳에는 남우현이 서있었다. 자신이 맞을 때마다 뒤에서 구경하던 병신들 중 하나였다. 또 맞을 거라는 생각이 성규를 감쌌다. 오늘 맞은 볼이 아직도 쓰라렸다. 그런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웃었다.
"……."
우현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그가 말했다. 보고만 있어서 미안, 나는 그런데 좀 무서워서 그랬어. 나도 맞을까봐. 우현이 성규의 곁으로 다가왔다. 성규의 표정이 뒤틀렸다. 짜증나? 그런데 너도 알잖아. 맞는게 얼마나 아픈건지, 그치? 골목 입구 근처에서 아까 침을 뱉은 병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현이 피던 담배를 멈췄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잡고, 성규의 팔에 그대로 가져다대었다. 불꽃이 화려하게 탔다. 병신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가 아득해지자 우현이 담배를 땠다. 성규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미안, 그런데 너랑 얘기하고 있는 거 보면 나도 맞을 것 같아서."
"……."
우현이 웃으면서 담배를 비벼껐다. 내가 애들이 너 때리면 말려줄게, 고맙지? 성규는 아무 말도 못했다. 아직도 화상을 입은 팔이 아팠다. 그 대신‥
성규는 그 말을 듣자마자 도망쳤다. 고양이가 내빼는 모습을 보던 병신은 킬킬거리며 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다시 꺼냈다. 우현의 전화가 진동했다. [ 어떻게 됨? ] 짧은 문자에 우현이 더 크게 웃었다. 전학 가겠지 뭐… 병신이 아니고서야. 어두운 골목에서 타오르는 담뱃불은 유난히 빨겠다.
성규는 병신이 아니었다. 병신들만 있는 학교에서 유일하게 병신이 아니었던 건 성규였으니까. 다음 날 깨끗해진 성규의 자리를 보며 병신들은 다 같이 낄낄거렸다.
ㅎㅋㅋㅋㅋㅋ |
브금이 내용과 정반대로 아주 아련하다는게 함정 사실 우혀니는 성규를 좋아하고있었어여 그니까 브금처럼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지^^ 하고 속으로 소망하는거에여 우현이는 빙신들에ㅔㄱ 대들 용기가 없ㅇ었으니까! 끨ㄹㅇ끼릮릴 읽어주셔서 감사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