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 02
w. 94
김준면이 내 옆자리에 앉은 후 담임은 다다음주 열리는 체육대회 선수를 정하라는 악몽 같은 공지를 전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체육대회라니, 생각만 해도 덥고 따갑다. 작년에 계주선수로 나갔다가 결승지점을 앞에 두고 넘어진 것이 생각났다. 아마 덕분에 우리 반이 일등을 못했다고 하지? 갑자기 무릎이 엄청 쓰라리네.
근데 말이야 내 옆에 앉은 얘 말이야. 아까부터 왜 이렇게 정신 사납게 굴지? 자리에 앉은 순간부터 눈을 요리조리 굴려. 뭐 여기까지는 이해해. 귀여우니까. 근데 손을 까딱까딱해. 입술도 계속해서 깨물어. 그냥 봐주려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까딱거리는 손을 덥석 잡았다.
"피나겠다. 이것도 그만 좀 움직이고."
그제야 사방으로 굴리던 눈을 나에게로 돌렸다. 그리고는 입을 움찔움찔하더니 나에게 물었다.
"왜 나한테 아무것도 안 물어봐?"
순간 얘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고민했다. 내가 말 걸어주기를 바랬다는 건가? 옆자리에 앉았는데 인사도 안 해서 서운했어? 이 아이가 나에게 관심 있다는 전제하에 저 질문에 대해 몇 가지 설레는 생각을 해봤다. 근데 이거 너무 많아. 아무래도 직접 들어야겠다. 뭘?
"애들 말이야. 전학생이 왔는데 왜 아무 관심이 없어."
아 저 말고 애들이요? 저 김칫국 좀...
아무리 고3이라지만 다다음주가 체육대회인데 어쩜 이리들 들뜨는 구석도 없고 딱딱하신지. 상큼한 전학생이 오셨는데도 다들 의자에서 굳어버렸는지 쉬는 시간에조차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전에 있던 학교는 어디였어? 무슨 동네에 살아? 공부는 잘해? 여자 친구는 있어? 새로운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을 어린 시절에 했던 질문들 말이야. 어린 시절이 뭐야 징그럽게. 작년까지 그랬는데. 덕분에 오늘 또 한 번 고3에 대한 삭막함을 느낀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웃기네. 지금 애들이 자기한테 아무 관심도 없어서 불안해하고 있었던 거야? 생긴 건 그렇게 안 생겨서는 진짜 귀엽네. 아무래도 얘한테는 여러 명의 관심이 아니라 한명의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해. 물론 그 집중적인 관심의 출발점은 나.
“내가 관심 가져줘?”
내 말에 당황한 듯 눈이 커지더니 금방 입 꼬리가 올라간다. 좋다고? 좋다는 거지 지금? 몰라 몰라 좋다는 거야. 그런 거야.
근데 얘 알려나? 아까부터 우리 계속 손 포개고 있는 거?
늦었습니다 저에게 돌을 !! 1편에서 열한분 댓글이 ... 제가 눈물을 흘렸다는 소문이 너무 감사합니다. 그에비해 2편도 짧고 똥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원래 좀 어둡게 가고싶었는데 제가 자제가 안되네요 전 달달한게 좋은가봉가 아무튼 오늘하루도 세준이랑 행복하세요<3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