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소년 -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feat. 하은) ♪
수만고등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변백현, 어제부터 학교도 안나온다더라.'
'자기때문에 준우승한건데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냐.'
'축구 좀 한다고 잘난척 하더니, 잘됐네.'
"…하."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너는 그 일이 있고 난 후 며칠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 다 해놓고 왜? 당장이라도 눈앞에 변백현이 보인다면 수많은 질문을 쏟아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영 좋지 않은 기분으로 자리에 앉아 그저 사실이 불분명한 너의 담화를 듣고있는 것이 엄청난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그저 이 힘든 시간이 어서 지나가버렸으면 한다. 그리고나선 너와 나의 사이가 어떻게 될진….
"뭐해, 혼자."
"…아, 그냥."
"다 들었어, 백현이랑."
"…."
간만에 준면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학교에 꼬박꼬박 나왔음에도 생각없이 하루를 보내니 모든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마치 며칠을 병원에서 앓다 돌아온 사람마냥.
내 상태는 당연 말이 아니었을거다. 준면은 그런 나를 향해 웃어보이며 말했다.
점심인데 나가서 바람이나 쐬자.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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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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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고마워."
모두가 소소한 수다를 나누며 돌아다니는 맑은 날의 점심시간이었다. 내 위로만 먹구름이 지는 것 같았다. 그놈의 변백현이 뭐라고. 도대체.
준면이 건넨 캔음료를 받아들었다. 캔의 차가운 기운이 내게 정신차리라 말해주고 있었다. 잠시 뜸을 들이는 걸 보니 나에게 할 얘기가 있구나, 싶었다. 물론 그것이 백현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 또한, 알 것 같았다.
"할 얘기 있지."
"…응."
"해, 그럼."
캔음료를 손에서 이리저리 굴렸다. 그제서야 조곤조곤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변백현이 학교를 안나와."
"…."
"아마 이번에 준우승한게 변백현한텐 타격이 컸나봐."
"…그래."
"근데 변백현 평소 실력이라면 절대 준우승을 할리가 없거든."
그래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지, 결국 다 나 때문이라고 질책이라도 하고싶은걸까.
"아, 네 탓을 하는게 아니ㄹ…."
"아니, 다 내 탓이야. 내가 그랬어."
"…."
"내가 말을 거는게 아니었어, 아니, 그냥…, 다 나 때문에."
"아니야, 너 때문이 아니라니까."
내 반응에 당황하던 준면이 급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난 변백현이 그렇게 많은 여자 애들을 사귀고 다니는데 나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왜냐하면, 변백현은 뭔가 착각하고 있는거야. 여자를 가장 많이 사귀어 봤으면서도 여자를 제일 모르는거야, 걔는.
"…."
물론 걔도 우리도 겨우 열여덟 먹어서 이런 얘기하는거 되게 웃긴 일인데, 아무튼 걔는 자기가 하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리고 변백현은 은근 소심해서, 자기 좋다는 애들이 고백하면 그걸 거절을 못해. 그냥 어떻게든 사귀고 봐. 자기는 전혀 감정이 없는데도.
"그래서, 나한테 그걸 설명하는 이유가 뭔데."
이제 나랑은 아무 관련도 없는데, 감정도 없고 관심도 갖지 않을건데.
"…네 탓을 하러 온게 아니라니까, 난 부탁을 하고 싶어서 온거야."
"부탁하지마. 잘못한건 변백현이고, 이제 걔 꼴보기도 싫으니까."
"그럼 계속 학교 안 나오게 둘거야?"
"내가 나오지 말라고 했어? 지 혼자 안 나오는걸 나더러 어떡하라고. 그렇게 보고싶으면, 친구인 니들이 데려와."
난 이제 걔랑 친구도 아니야. 웬수도 안할거고, 그 사이 어중간한 관계도 아니야.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음료수는 고마워, 하고선 빠르게 걸었다. 홧김에 있는대로 말을 내뱉어버렸지만 사실 더이상 들을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곳에 온 뒤로 나도 모르게 마음이 많이 약해진 듯 하다. 나 자신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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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 한풀이 좀 들어줘."
"왜, 또 무슨 일인데."
"있어, 일단 어디든 들어가자."
도저히 가슴이 답답해서 집에만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집을 뛰쳐나와 무작정 수정이를 불러냈다. 뭐든지 털어놓고나면 속이 후련해질까 싶어서. 자꾸만 꼬이는 마음을 풀어놓을까 싶어서.
"여기 되게 크다."
"그러게, 새로 생기고나서 한번도 안와봤는데."
"음, 뭐라도 마실래? 이 언니가 쏜다."
"불러냈으면 그정도는 해주셔야지."
요근래 새로 생긴 까페로 들어섰다. 바깥 공기와는 사뭇 다른 따스한 기운이 우리를 반겼다. 창가 쪽 빈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 카드로 주문 해주라, 난 아메리카노.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라는 말을 남기고 나는 화장실을 찾아 헤멨다. 워낙 큰 까페여서 그런지 화장실이 어디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결국 카운터로 향해 화장실의 위치를 물었다. 직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백현아, 누나 말 좀 들어보라니까?'
"진짜 그만하라고 했다."
"…."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을거다. 하다못해 막장 드라마에도 이런 개같은 스토리는 나오지 않을거라고. 너는 또다시 다른 여자와 그 까페에 있었다. 나와 같은 공간에 존재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리고 너는 나와 눈이 마주친다. 망할 나년은 왜 이 타이밍에 화장실은 간다고 해서는.
"…."
"…."
'변백현은 은근 소심해서, 자기 좋다는 애들이 고백하면 그걸 거절을 못해.'
놀란듯 하면서도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거울에 비친 내 표정이 참 가관이었다.
너는 나와 그런 일이 있었으면서 또 다른 여자와 그러고 있는거야. 이럴거면 학교는 왜 안나와서 애꿎은 사람들만 걱정하게 만드는데. 넌 정말 끝까지….
이젠 도대체 왜 그러냐 따질 기분도 아니었다. 지랄견이 어디 괜히 지랄견인가. 이쯤되니 다른 애들에게도 아직까지 내가 보지 못한 모습이 있을까 두려웠다. 이렇게 하나 둘씩 내 곁에서, 아니 내가 그들에게서 멀어지게 될까봐.
…잠시라도 너를 이해하려했던 내가 병신인거야.
.
.
.
.
"수정아."
"넌 화장실을 뭐 이렇게 오래 다녀ㅇ…."
"미안해, 나 먼저 갈게. 내일 보자. 진짜 미안."
"야, 야!"
또다시 화장실을 나서면 네가 있을걸 알기에 나는 거의 달리다시피 그곳을 빠져나왔다. 아픈건 나고, 상처받은 것도 난데 무슨 이유로 내가 도망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걸까. 너는 그렇게 당당하게 내 앞에 나타나는데 왜, 나는 항상 숨어다녀야 하지.
"하…."
그리고 나는 무작정 달렸다. 그저 익숙한 길을 달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그곳은 누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는 학교 앞 교문이었다. 나는 점점 가슴 깊숙히에서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을 겨우 억누르며 걸음을 옮겼다. 수만고등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소리없이 나를 반기던 교문, 등교시간이 지나 아무도 없던 텅 빈 운동장, 점심시간이면 빈자리가 없던 벤치들과, 그리고 그곳에 처음처럼 혼자 서있는 나.
그동안의 추억들이 물밀듯 밀려와, 내 감정을 추스를수 조차 없게 만들었다. 마침내 꾹꾹 참아오던 감정이 더이상 억누를 수 없을만큼 차올랐고, 그것은 끝끝내 터져버리고 말았다.
나는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소리내 울었다. 요근래 이토록 서럽게 운적이 없었는데. 어렸을 적 내가 이렇게 울고있으면 우리 오빠가 달려와 나를 달래주곤 했었다. 나는 아무 벤치로 걸어가 털썩, 주저앉았다. 무릎 사이에 고개를 쳐박았다. 한번 터진 눈물이 멈출줄을 몰랐다.
"ㅇ, 야."
"…큽, 흐어."
"괜찮아?"
그렇게 한참을 있었을까, 누군가 굉장히 당황한 목소리로 내 등을 토닥거렸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은 생각도 안하고 고개를 들으니 그곳엔 김종인이 서있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축제연습을 한듯했다. 나를 위로해줄 사람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또다시 울컥했다.
"종, 흐어, 종인, 흐어엉ㅠㅠㅠㅠㅠ."
"ㅇ, 아니, 야. 너 ㅇ, 왜 그래."
결국 종인은 내 옆에 같이 앉아 내 등위로 나를 감싸안고선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봐도 내 꼴이 말이 아닌데다 민폐를 저지르고 있는게 분명하지만.
지잉-. 징-.
"아, 씨. 또 뭔 전화야."
"…흡."
"잠깐만, 어. 왜."
나를 겨우 진정시키고나서 한숨을 돌리기 무섭게 종인의 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종인이 나를 난처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저 통화는 분명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
"아, 아니? 없는, 없는데?"
"…."
"씨발, 없다니까."
"…."
"없다는데 어딜 오겠ㄷ…야, 야 이 씨발!"
"…누군데?"
아직도 코를 훌쩍거리며 전화를 끊은 종인을 바라보니 아, 그게. 라며 난감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오세훈하고 다른 애들인데, 너가 집에 없다면서."
"…."
"안그래도 변백, 아. 미안."
"…괜찮아."
"아무튼, 그 새끼랑 싸웠는데 너 어디라도 가서 뭔일 났을까봐 이러나봐."
"내가 뭐라고…."
이 민폐덩어리 같은 년. 태어난 이유도 아직 못찾은년. 왜 나는 어딜가나 이모양이냐. 진짜.
"이제 좀 괜찮아?"
"…어? 아, 응. 고마워."
"아니야, 고맙긴…."
"오늘 일은 비밀로 해줘."
"…응."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탁탁, 털어냈다. 애써 웃는 얼굴로 작별인사를 했다.
난 간다, 내가 여기있으면 너 거짓말쟁이 되는거잖아. 나 바로 집갈꺼니까 걱정말고.
"어, 잘가."
"응, 안녕!"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뿔난다고 그랬는데.
-
"…."
"…."
그냥 김종인하고 앉아있다가 오는 애들을 기다리고 있는게 훨씬 나을 뻔했다.
아까 그렇게 너에게서 벗어나려 도망쳐온건데, 네가 이렇게 집 앞에 서있으면 내가 뭐가 돼.
"…야."
"…."
너의 표정은 며칠전 나에게 실컷 하고 싶은 말을 하던 때와 정반대였다. 어쩌면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히 나를 찾아왔을테지만, 나는 아직 너를 볼 자신도 없고 보고 싶지도 않아.
그냥 옆을 지나치는 내 모습에 급하게 나를 불러세운다. 그 길목에서 나를 바라보던 너의 차가운 표정을 이젠 내가 짓고있었다. 갑자기 역전된 상황이 그저 웃기기만 할 뿐이다.
"아까 니가 본거, 오해야."
"…근데?"
"…그러니까, 혹시나 오해하고 있다면."
"너 되게 웃긴다, 내가 오해를 왜 해?"
아는 것도 없고 감정도 없으면 짜지라고 한건 너야.
"…."
"아까 그 모습 보고서 내가 오해할 이유도 없고, 니가 해명할 이유도 없지."
"…."
"…넌 원래 니가 하던대로 한것 뿐이잖아."
난 더이상 너의 마음에 상처입히고 싶지않아, 그러니까 제발 돌아가 줘, 백현아.
자꾸만 마음에도 없는 말이 쏟아져나왔다. 축처진 너의 앞머리가 너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아파트 현관으로 향했다. 그렇게 끝인줄 알았는데, 축처진 너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온다.
"나, …학교 안갔는데."
"…."
"어제도, 오늘도."
"…."
"친구 사이에 학교 안나오고, 그러면 막 걱정도 해주고…그러던데."
…너는 나 걱정 안했어?
마음 굳게 먹자, 흔들리지 말자.
"응, 내가 니 걱정을 왜 해. 난 학교 안나온지도 몰랐는데."
"…그랬구나."
"…."
"…알겠어, 나 갈게."
열여덟이란 나이에 우리에게 닥쳐온 이 아픔이 언젠가는 겪어야할 성장통으로 남길 바란다.
이것도 결국 하나의 추억이 되어 후에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 지랄견 List 》
NO. 1 도경수
특징 : 반 1등. 공부 방해하면 빡침. 첫 여자인 친구가 나. 내 대변인. 나 얘한테 삐진 척함. 알고보면 되게 순수남. 경수이새끼야. 너새끼. 야이새끼야. 너갑자기 왜gray새끼야. 이사장님 조카. 입봉합수술 2호환자. 여자한테 관심없는거 맞음..?
NO. 2 변백현
특징 : 내 중딩친구. 내 소라빵 먹은 새끼. 개새끼. 여자 자주 갈아끼움. 너 개새끼 취소한거 취소. 너 오세훈집 왜 옴? 잘 옴. 축구 잘하는건 인정ㅎ. 너 이새키.....ㅂㄷㅂㄷ.
NO. 3 오세훈
특징 : 첫인상 겁나 쟈가웠던 애. 나한테 이쁘다고 헛소리함. 아직 잘 모름. 나를 놀린다. 그만 좀 놀렸으면. 의외로 깔끔 올ㅋ 다정 올ㅋ. 바빠져서 나 버린 애.
NO. 4 김종인
특징 : 첫인상 존나 무서웠던 애. 근데 인소 남주삘 대사드립으로 그 첫인상 다 깨버린 애. 나머진 잘 모름. 춤잘춘다니 대단한 애.
NO. 5 박찬열
특징 : 미미쨩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철벽남. 여동생있음. 살짝 츤데레삘. ..밴드부? 됐고 넌 나 좀 보자.
NO. 6 김종대
특징 : 해맑.은줄 알았더니 존나 세. 솔직히 도서부 권력남용이라고 해라. 너 덕분에 도서관 갈일 네버 없음. 친해질일도 없을것같음... 입봉합수술 1호환자.
NO.7 김민석
특징 : 솔직히 난 아직 얘가 무섭다. 깜짝등장을 좋아함. 선도부. 이상한 애. 오늘도 이상한 애. 앞으로도 이상할 것 같은 애.
NO.8 김준면
특징 : 우리반 반장. 여행가기를 좋아한다함. 나를 싫어함. 얜 또 어디갔을까. 드디어 화해함(감격)
안녕하세요? 저에게는 머리와 손이 따로 노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재를 이딴식으로 잘 망쳐놓기도 하죠(웃음)
전편에 오타작렬한거 수습하러 가야겠습니다
추천, 댓글, 낭독 감사합니다 :)
그럼 20000
♥ 암호닉은 사랑입니다 ♥
모카님, 권지용님, 희수씽님, 토익님, 알님, 기린뿡뿡이님, 루루님, 삼지창님, 예찬님, 유민님
크림치즈님, 세젤빛님, 이리오세훈님, 엑소영님, 둥이탬님, 순살님, 뿅뿅망치님, 헤헿님, 계란찜님, 김민석님
짝짝님, 하트님, 롯데월드님, 렛잇꼬우님, 됴큥님, 뚱바님, 마름달님, 망부석님, 라임님, 삼지창님
규야님, 블루베리님, 미어캣님, 꺄꺄님, 초코님, 스젤졸님, 유니콘님, 예봄비님, 모히또님, 매력넘치는님
하리보님, 우리니니님, 바람개비님, 구금님, 핫초코님, 솔이님, 첸스님, 줌묘니님, 모멘트님, 39님
빵님, 코끼리님, 으왕몬스터님, 2평님, 6002님, 복슝이님, 도날드님, 흰둥이님, 백호님, 시계님
바닐라라떼님, 땡글이님, 설레임님, lobo12님, 연블리님, 민속만두님, 됴랑님, 똥띄님, 별자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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