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배틀이 끝나고 멤버 발표까지 주어진 이주일간의 자유시간첫날부터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고 기분 좋아진 준회는 아침밥 먹은지 30분만에 또 아침을 먹지않은 여주와 같이 밥을 먹어주러 가는 중 이였다. 멀리서 후드티에 수면바지만 입은 여주의 모습이 보였다. 엄마... 요즘은 저런걸 여고생이라고 부르기도 하나요?
"야 큰일 치루고 온 친구가 맨 처음 보는게 이런 흉한꼴인건 좀 아니지않아?"
"니가 큰일 치루고 제일 처음본건 아침에 눈뜨자마자 보이는 니네집 천장이야"
사스가 여주. 한마디도 안져줌. 구준회는 다시 여주네 집에 들어가는 동안에도 궁시렁 거리다가 여주의 찰진 손바닥 스매싱으로 입 맞음ㅋㅋ
여주네 집은 항상 여주빼고 바쁨. 뭐 이것도 흔한 소꿉친구 설정이 그렇듯이 여주 부모님 두분 다 잦은 출장과 야근으로 집에 거의 안계시는건 오늘도 마찬가지. 원래 밥 혼자먹기 싫어하는 여주라서 초딩 중딩때는 여주가 맨날 준회네집 와서 아침 먹고감ㅋㅋㅋ 뻔뻔하고 그런게 아니라 준회가 여주 짝사랑 시기에 여주 사정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여주도 맨날 우리집 와서 아침밥 먹고가라해서 그렇게 된거. 근데 준회가 연습생 되고 준회도 없는데 아침밥 먹으러 가긴 그렇고. 식습관 엉망진창된 여주는 또 늘 그렇듯이 라면을 꺼냄
구준회는 라면을 꺼내는 여주의 손목을 박력있게 잡음. 뙇!
내가 요리라도 해줄게. 왜 이런걸 먹어 몸 상하게 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건 주네가 아님.... 박력터지는 행동후 나오는 말은 '난 신라면 싫어 너구리가 좋아....'
결국 오동통통 내너구리 성애자 준회의 요구대로 너구리 한마리 몰고가신 여주는 그래도 오랜만에 준회를 정상적으로 만났는데 떡진 머리는 아니다 싶어서 머리를 감으러 들어감. 머리는 감아야겠고 샤워까지는 귀찮으신 여주는 딱 머리만 감기위해서 세면대에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감음. 열심히 샴푸를 치덕치덕 하던도중... 뚜득.
자칭 콜드핫 베이베 콩팥 베이베 의 완벽녀 여주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음. 그건 바로 할머니연령의 허리인데, 툭하면 허리가 삐어서 길가에서도 뚜득 학교에서도 자다 일어나다가 뚜득. 여주는 곤란한 상황이 왔을 때 반사적으로 엄마! 를 부르는 법이 없음. 단지 모든 상황을 인식하고 나서야 구준회! 를 불러 상황을 해결함.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구준회!
황금같은 자유시간을 설거지로 허비중이시던 준회는 고무장갑을 낀 채 허겁지겁 달려옴. 준회는 생각함. 훗날 여주에게 너는 왜 나랑 친구해줘? 하고 물어보면 여주는 과거를 회상하며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 할 것 임. '당연 내 온갖 추한 모습으로 너의 시력을 저하시키기 위함이지!'
머리에 거품을 잔뜩 뭍히고 허리가 삐끗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세면대 앞에 서 있는 여주의 모습은 마잭카페에 감성팔이하던 지난날의 준회 자신을 부끄럽게 만듬. 시간을 돌릴 수 만 있다면 가수 때려치고 타임머신을 만들기 위해 아인슈타인 이라도 될 작정이였음
일단 머리는 다 감아야 하니까 고무장갑 벗어던지고 손수 머리를 스피디 하게 감겨줌. 로맨스 영화에 나오는 그런 로맨틱은 찾아볼 수 없ㅋ뜸ㅋ 여자애의 치렁치렁한 긴 머리는 처음이라 우왕좌왕. 땡겨지는 머리가 아파서 중간에 욕설 몇번. 그래도 어찌 잘 하고 수건으로 물기까지 털어줌. 근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 얘를 어떻게 운반해야 하지? 원래 처음에는 업고나갈 작정이였는데 허리를 움직일 수 없다는 말에 fail. 공주님 안기는 준회의 비위가 상할 것 같으니 fail. 결국 들쳐메고 나감ㅋㅋㅋㅋㅋㅋㅋ
그 순간에도 무겁네 살쪘네 입털다가 거꾸로 메달린 여주의 등짝스메싱에 아파함. 반면에 여주는 등짝스메싱의 반동으로 허리가 원래대로 돌아옴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머리까지 말리고 오늘 준회가 여주네 집에 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준회는 거실 바닥에 엎드려 비장하게 노트북을 켬. 사실 준회는 그동안 바빠서 못봤던 자신에 대한 여론을 보고싶었음. 팬들이 넷상에선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자신의 과거가 어디까지 털렸나 까지 궁금한게 너무 많았음. 근데 혼자본다 생각하면 악플하나하나 볼 때 마다 눈물 찔끔찔끔 마침내 주르륵. 의 코스를 이룰 것 같아서 자신보다 조금 더 용감하다고 생각하는 여주와 같이 보려고 함.
아직 여주는 부얶에서 간식을 챙기느라 오지 않았지만 일단 너무너무 궁그매! 기본이 되는 익명사이트 부터 시찰하도록 해야지. 하고 들어갔는데.
'주네야... 할미는 너때문에 항상 숨이 가빠요 하악하악하악'
'구준회 애기뱃살 깨물어 먹고시품'
'준회야... 오빠라고 부르면 안되겠니? 할모이 어려지고 시포ㅠ'
으앜 이게머야
저를... 사랑해 주시는건 다 알아요... 하지만... 하지만... 지금 준회의 심정을 텍스트로 표현한다면 한빈이 형의 뉴에라를... 드려요... 와 비슷할 정도로 점들의 천국을 이룰것임.
준회가 마우스를 잡고 여러의미의 부들부들을 시전하고 있을 때 여주는 베스킨라빈스 통을 들고 엎어져있는 준회의 위에 똑같이 엎어짐. 무겁다고 내려오라는 준회의 말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는(영원한 삶의 모토) 여주임. 준회의 머리 너머로 보이는 글 들은 변태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새벽감성이 뭍어나오는 할미의 애잔한 글들뿐임ㅠ
그렇게 보다보니 정상적인 글들도 있고, 준회엽사도 나오고 예쁜 사진도 나오고 사이트 시찰하는데 시간 가는줄 모름. 열시미 관음중인 두개의 머리통이 한곳에 멈춘 이유는 바로 '주네의 여주는 도대체 누구냐' 라는 글 때문임.
준회는 그냥 넘기려고 하지만 여주가 지 이름이 있는데 그냥 넘길 스타일이 아님. 빛의 속도로 마우스를 빼앗아 클릭한 글은 준회가 좆초딩 시절 마잭카페에 찌질하게 독백했다는 '여주야 사랑해...' 캡쳐본이였음. 여주는 그거가지고 한시간동안 준회를 놀리면서 웃음. 니가 나를 그정도로 생각할 줄 몰랐다고 어릴땐 커여웠넹ㅇㅇ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뭔가 여주 글이 많아짐. '파배때 준회누나랑 여주랑 같이 찍힌 프리뷰','파배때 준회의 여주 왔다는거 트루?','여주랑 주네 아직도 친구임? ㅋㅋㅋ'
점점 한페이지의 8할은 여주 글이 되니. 둘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낌. 사이트 시찰은 접어두고 왜 이렇게 됬는지 의논하기 시작ㅋㅋ 하지만 우리오빠의 번호를 알기위해서라면 구글의 전체 검색 결과라도 뒤지겠어 하는 빠순이들의 심리를 1 도 알리 없는 그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봐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건 당연.
관음은 그만 두고 뭘 했다고 벌써 어둑어둑해진 밖에 준회는 집에 가야겠다 일어남. 구준회 애샛깅ㅠ 깜깜해 지기 전에는 꼭 집에 들어가서 엄마한테 눈도장을 찍는 중딩때 버릇 그대로 행동함. 여주가 데려다주겠다고 같이 일어섬. 준회의 사양따위는 없음.
그렇게 밖에 나오고 나온김에 편의점에서 먹을 것 좀 사가야겠다는 여주의 말에 순순히 편의점에 들어가줌. 하지만 그 편의점에 들어간것 부터 잘못... 그 편의점에는 준회의 골수빠이자 렌선빠들의 수장이 알바중이였던것이였음ㅋㅋㅋㅋㅋㅋ
둘을 본 주네빠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담배를 계산해 달라는 손님에게 지금 손가락이 부러져서요 계산을 할 수가 없네요 하고 폭풍으로 타자를 치고있음.
호노롤로ㄹ 시발 지금 나 일하는 편의점에 준회랑 여주옴 ㅅㅂㅅㅂ 아까 준회가 확실히 여주라고 함. 준회의 여주가 ㄹㅇ 맞음. 파배때 헛다리 짚은거 아님
그 글의 파급력은 실로 대단했다.
지난번에 여주의 페북을 판 할미가 올린 글도 양지에서는 욕을 먹지만서도 볼꺼 다 보고싶어하는 주네빠들의 시야를 벗어나지 못함. 하루 평균 방문 수 200인 곳에서 조회수 1000을 찍으면 말 다함. 거기다 알바는 몰래 사진까지 찍어올림.
마침내 계산하러 온 여주와 준회를 본 알바는 손까지 달달달 떨림. 목소리도 떨림 사사사사천육백원이여... 눈앞에 나의 오빠가 있는데 왜 보질 못하니... 덕질이란 부질 없는것. 후회하기전에 딱 한번만 재대로 보자 하는 마음에 고개를 든 알바는 여주의 후드티 모자를 붙잡고 장난을 치고있는 준회를 보고 현기증을 느꼈다. 내가 여주가 아니라 저 후드의 작은 나노 분자라도 되고싶소...
준회와 여주가 나가자마자 폭풍으로 후기를 써서 올림.
이번에 올린 글에는 여주 얼굴까지 재대로 나왔으니 더욱 더 난리가 남. 페북 주소까지 이미 퍼졌겠다. 개념있는 할미들은 자기들만 혼자보고 혼자 넘긴다 치지만 내오빠는 주변에 아무여자도 있어선 안되! 하는 의지의 초딩중딩고딩군단은 구글링을 더욱 바쁘게 함
몇시간 후 여주의 핸드폰 문자함이 갑자기 테러당함. 핸드폰을 확인한 여주는 카톡 에러난줄암. 5000개? 드디어 카카오톡이 맛이 갔구만 ㅉㅉ
핸드폰을 멀리 던져두고 잠이나 청하는 여주의 카톡은 또 몇시간 후 카톡이 너무 많이 와서 정말 에러가 났다고 한다
과연 무슨 큰일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러브라인 짜야 하는데 너무 남매같이 컨셉 잡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