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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기 (ohducki) 12






#





"스트~라이크! 아웃!!!"




땀을 흩날리며 과감하게 던진 공이 퍽- 소리를 내며 포수미트에 꽂혔다. 심판의 판정을 확인한 종인이 크게 숨을 몰아 내쉬며 마운드를 다시 재정비한다. 포수, 민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종인에게 공을 던졌고, 종인은 가뿐하게 공을 받아들었다.




종인이 가만히 서있다 고개를 돌려 전광판을 쳐다보았다.




벌써, 경기는 7회 초, 아직 스코어는 종인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와 같이 3대 1로 2점차. 이제 슬슬 점수를 따라잡아야 한다. 그나마 종인이 그동안 상대팀의 타선을 잘 틀어막고, 4번타자였던 민호가 1회 말에 쳤던 솔로홈런이 있었기에 유지할 수 있었던 점수 차이다. 그 뒤에도 민호는 타석마다 진루하긴 했지만, 야구는 혼자 하는게 아니다. 뒤에서 기회란 기회는 모두 날려버리는 데 점수가 못나는게 당연하다. 




이제 아웃카운트 9개 안에 점수를 내지 못하면 큰일이다. 우승은 커녕 예선에서 탈락하게 생겼단 말이다. 종인은 공을 쥔 손에 힘을 꽉 주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자신에게 타선이 돌아오는 7회 말. 하위타선으로 시작되는 이닝이지만 이번 회에 반드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만 했다.




"스트~라이크!"




많은 생각을 하면서 던진 공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미트에 빨려들어간다. 민호는 새삼 혀를 내둘렀다. 스트라이크 존에 이렇게나 무식하게 공을 던지는 투수라니... 그만큼 구위에 자신이 있단 소리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제구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종인이 올라와 던진 공을 받으면서 민호는 자리를 잡은 후 한번도 움직인 적이 없었다. 자신이 리드를 하면 정확하게 원하는 곳에 공을 때려 박는다. 정확한 제구력으로 150km/h을 넘나드는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는 종인이 자신만 괴물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 터, 덕아웃에 있는 다른 선수들 역시 입을 쩍 벌린 채 종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총 12개의 아웃을 잡으면서 삼진만 6개 째다. 민호는 뭐 이런 놈이 다있나 싶냐는 표정으로 종인을 바라보았지만 마운드 위에 서있는 종인의 표정은 너무나도 여유롭고,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공에 전해져 날아왔다.




"아웃!"




13번 째 아웃 역시 삼진으로 타자를 돌려세운 종인은 마운드를 내려와 자신의 타순 앞의 타자를 불렀다. 박정수. 쭈뼛쭈뼛 종인의 앞에 선 정수는 자신이 2년이나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어깨를 당당히 펴지 못했다. 자질은 충분한 선수였으나, 이상하게 경기만 하면 부담을 느끼고 자신의 재량을 맘껏 뿜어내지 못해 감독도 답답해하며 하위타선에 집어넣었다. 종인 역시 평소의 연습을 봐왔기에 그의 실력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이제 이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주느냐가 중요하다. 종인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상대팀 투수를 바라보게 했다. 이미 첫번째 타자가 배트를 마구 휘두르는 바람에 2스트라이크에 몰려있었다.




"포크-"




종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에 정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눈은 투수에게 꽂은 채 종인에게 귀를 기울였지만 더이상 들려오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곧 정수의 눈은 2배로 커졌다. 투수가 정말 포크를 던진 것이다. 타자는 큰 낙차에 속아 배트를 크게 휘둘렀고 삼진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정수가 놀란 표정으로 종인을 바라보자, 종인은 입꼬리를 올리며 조용하게 속삭였다.




"선배, 포크를 노려요. 저 투수는 포크를 던지기 전, 글러브 안을 슬쩍 확인하는 버릇이 있어요. 아마 공을 잘 쥐었는지 확인하는 거겠죠. 아주 잠깐이지만 집중하면 보일거에요. 그 때를 노리고 크게 올려쳐요. 선배라면 할 수 있을테니까."
"..."
"못하겠어요? 그럼 건드려보기만 해봐.."
"어느 구종으로 올지만 안다면 때리는 거야 쉽지."
"기대할게요, 선배."




종인은 씨익 웃으며 배트를 꽉 쥐고 타석으로 향하는 정수를 바라보았다. 조금만 긁어도 바로 활활 타오르는 것이 바로 운동선수의 자존심이다. 때리지 못하면 건드리기라도 해보란 종인의 말이 정수의 자존심에 불을 붙였나보다. 타석에 선 정수에게서 여태까지의 타석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몸은 금세라도 치고 나갈 것처럼 모든 신경세포가 날카롭게 꿈틀거린다. 정수는 집중력을 모두 끌어모아 투수에게 쏟아부었다. 그리고 3구가 날아오기 직전, 투수의 미세한 눈짓을 포착하고 씨익 웃었다.




-탁!




정수의 배트가 빠르게 돌아갔고, 공에 부딪히는 순간 배트가 부서지고 그 충격으로 공은 야수 쪽으로 멀리멀리 뻗어나갔다. 럭키- 를 외칠만한 상황이었다. 바람이 조금만 더 불었다면 야수에게 잡힐 공이 급하게 떨어지면서 텍사스 안타로 탈바꿈 되었고, 정수는 있는 힘껏 달려 1루 베이스를 밟았다. 1루 심판의 손이 양쪽으로 펴지는 순간 정수는 주먹을 불끈 쥐며 들어올렸다. 정수가 공식 경기에서 친 경이로운 첫 안타였다.




"제법인데?"
"원래 저런 사람이에요."
"선배 말고, 너말이야."
"?"
"사람 다루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잖아."




대기타석 주위에 앉아있던 민호가 하는 말에 종인이 피식 웃었다. 아까 종인이 정수에게 조언을 할 때, 일부러 가까이 앉아있던 민호는 종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 내심 어린 놈이 2년이나 선배인 정수에게 무슨 말을 할까 궁금했던 것도 있지만 종인이 하는 말이 허튼 말은 아닐 것이라는 묘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바로 상대 투수의 버릇을 알아차리고, 사람 심리까지 다루는 그의 모습에 속으로 감탄을 터뜨렸다. 종인은 민호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를 머금은 채 헬멧을 눌러쓰고 타석으로 걸어가 자세를 취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인가? 하며 민호 역시 씨익 미소를 지었다.




종인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이 또 있다. 바로 관중석에 앉아있는 세훈이었다. 세훈은 종인, 민호와 똑같은 미소를 지은 채 타석에서 자세를 잡은 종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종인의 눈. 아무래도 이번에 뭔가 한 건 해낼 것 같은 눈매였다.




종인은 자세를 잡기 전 손목을 열심히 돌리며 근육을 풀어주었다. 마음같아서는 공을 던지는 데 무리가 가지 않기 위해 타석에서는 손목을 최대한 보호하고 싶지만, 기회가 왔는데 두 손 놓고 떠나보낼 수는 없는 법. 직접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종인은 이번 회에서 만큼은 4번타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신중하지만 여유롭게 공을 기다렸고, 1구가 날아오자마자 종인의 몸은 군더더기 없는 몸짓으로 회전했다.




그 결과,




"홈런~ 홈런입니다!!!"




전광판을 강타하며 떨어지는 공 하나에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었다.




힘차게 달리던 정수와 종인이 베이스를 크게 돌아 홈베이스를 밟았고, 덕아웃에서 모든 선수들이 뛰쳐나와 두사람을 반겨주었다. 특히 종수 주위로 3학년들이 둘러싸며 그의 첫 안타를 제 일처럼 기뻐한다. 그 모습에 종인은 짙은 미소를 내비췄고, 그 미소를 본 민호가 눈을 흘기며 놀리는 듯 쳐다보자 종인은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김종인!! 멋있다!!!!!!"
"김종인!!! 김종인!!!"




장내 가득 울려퍼지는 종인의 이름. 그리고 그물을 부여잡고 포효하는 오더기들. 아주 짧은 순간 그들이 창피하다고 느꼈지만 종인은 기분좋게 그들을 향해 브이를 들어올렸다.




3대 3. 아직 동점일 뿐이다. 종인이 여전히 기쁨에 젖어있는 선배들에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경각심을 심어주자,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경기에 집중한다. 벌써 팀에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종인이었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에이스겠지. 팔짱을 낀 채 민호가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는 팀분위기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지막은 선배가 맡아주세요."




나가기 무섭게 아웃을 당하고 온 다음 타자들 덕에 종인이 숨 고르기 바쁘게 다시 글러브를 쥐어 들었다. 마운드에 올라가던 종인은 민호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그 의미를 파악한 민호는 피식 웃었다. 차려진 밥상 위에 숟가락만 올리라고 한다면 서슴지 않고 금수저를 올려주겠다고 다짐하며.




종인은 이런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것일까? 동점 상태로 찾아온 9회 말의 첫타석은 민호였다. 주자가 없기에 자신이 점수를 내려면 홈런을 쳐야했다. 하지만 타석에 선 민호에게서 그런 부담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타아악!!!




긴 마찰음과 민호의 손을 떠나 날아간 배트, 그리고 높게 떠 멀리 뻗어나가나는 공. 장내 모든 눈이 민호가 친 공에 쏠렸다. 그리고, 위이잉- 홈런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지자 두 팔을 번쩍 들고 민호가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제히 함성이 울려퍼지며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용수철처럼 튕겨져 나와 홈으로 들어오는 민호를 기다렸다 달려들었다.




퍽퍽- 소리가 나도록 민호의 헬멧을 두드리며 승리를 기뻐하던 선수들이 일제히 종인을 바라보았다.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승리를 만끽하던 종인은 갑자기 쏠린 시선에 당황했다. 민호를 시작으로 동료들이 종인에게 달려들었고 종인은 그들의 손에 의해 있는 힘껏 날아올랐다.




"우아아악!!!"




난데없는 헹가래에 종인이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공중에 뜨자 오더기들이 크게 웃으대며 종인을 놀려댄다. 한참동안 비명을 지르던 종인은 점차 헹가래에 적응이 됐는지 나중에는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즐기고 있었다.






#





"진짜 대박이지 않았어?"
"마자~ 아까 김종인 진짜 멋있었다니까~"
"전 이길 줄 알았어여."
"오세훈. 또 구라친다. 존나 초조했던 주제에. 쟤 엄지손톱 존나 짧은거 보이냐?"




시끌벅적한 어느 고깃집. 10명이 젓가락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고기를 입에 넣으면서도 끊임없이 조잘댄다. 그나마 3학년들은 얌전하게 고기를 먹고 있지만 일당백인 비글들이 굳이 그 값을 톡톡히 해내는 통에 주위에서 쳐다볼 정도로 시끄러웠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휴식을 취하라며 일찍 보내준 감독의 뜻과는 달리 형들에게 붙잡혀 강제포식을 하게된 종인은 꾸벅꾸벅 졸면서도 젓가락질을 용케 해보인다. 그 신기한 광경을 보며 타오가 시끄러워질 때 쯤, 준면이 좌중을 집중시키며 조용하게 만들었다. 준면은 이목을 길게 끌지않고 바로 종인에게 넘겼다. 남사스럽게 승리소감을 늘어놓으라는 말에 질색하던 종인은 아주 살짝 일렁거리는 준면의 눈썹에 바로 태도를 바꾸어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음... 아직 한단계 넘어섰을 뿐이에요. 전 꼭 우승할 거니까 그 때까지 지켜봐주세요."
"그게 끝이야?"
"네. 소감은 우승하고 나서 할게요."
"오~ 멋있는데?"




종인의 단호한 말에 백현이 리액션을 보이다가 잔을 들어 종인에게 내밀었다. 종인이 뭐냐고 빤히 백현의 잔을 바라보았다. 이어서 한 명, 두 명 잔을 들어 종인쪽으로 내밀었고 그제야 종인도 피식 웃으며 잔을 들어 부딪혔다.




"김종인의 우승을 위하여~"




각기 다른 음료가 든 10개의 잔이 경쾌한 소리를 울리며 부딪힌다. 




"아썅, 저리 안꺼져?!"
"왜~ 박찬열 고기 존나 잘구워! 크하하핳하핳"
"네가 다 쳐먹지말라고오!!!!"




탁탁탁, 찬열의 가위질에 의해 고기들이 눈처럼 불판 위에 내려앉자마자 쏙쏙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먹는 백현때문에 찬열이 깊은 빡침을 느끼고 백현을 향해 외쳤다. 하지만 백현은 잔망을 떨어대며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바로 앞에 고기 굽는 기계가 있는데 가긴 어딜 가? 백현이 얄밉게 웃어대며 종대가 집으려던 고기마저 집어 입동굴에 집어넣자 이젠 종대까지도 백현을 향해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자리를 잘못 앉았어... 묵묵히 백현의 옆에 앉아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던 경수는 먹먹하게 울려대는 귓가에 인상을 찡그리며 비글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경수도 이미 청소기처럼 고기들을 빨아들이는 백현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다들 꺼져, 고기 앞에서 싸우지마. 시끄러워. 그리고 변백현 작작 쳐먹지?" 
"싸우지 마라코!! 캬컄캬컄"
"타오, 넌 그렇게 웃지마. 침 튀어."
"... 켱수, 무서워.."




괜히 다른 테이블에 있던 타오에게까지 타박을 주는 경수의 모습에 비글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예민한 도경수는 건드릴 게 못되니까.




민석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세훈은 젓가락을 입술로 꾹 물고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꿍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그런 세훈을 본 민석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세훈아, 왜 그래?"
"..."




민석의 물음에도 세훈은 조용했다. 민석이 들고있는 집게를 가져가며 루한도 세훈을 흘끗 바라보았다. 지글지글 익는 고기 앞에서 그런 표정은 실례라면서.




"뭐야, 오세훈. 김종인이랑 떨어뜨려놔서 그래?"




다른 테이블에서 건너온 준면이 어느 새 세훈의 뒤에 서서 세훈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고개를 들어올려 자신을 내려보는 준면의 얼굴을 본 세훈은 입술을 비틀며 헛웃음을 내뱉는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에여. 내가 왜.."
"너 아직 말 못했잖아."
"?"
"할 말 많을텐데?"
"..."




세훈의 부정에 준면은 피식 웃으면서 손으로 세훈의 머리를 꾹 눌렀다. 덕분에 세훈의 머리가 다시 푹 숙여졌다. 준면의 말에 세훈은 입을 다시 다물었다. 하여튼.. 진짜 독심술이라도 하는 것 같아. 세훈이 입술을 삐죽거린다. 준면은 세훈의 머리를 실컷 헤집은 후 손을 떼고 세훈의 엉덩이를 툭툭 걷어찼다. 세훈은 머리를 정리하는건지 더 헤집는건지 뒷통수를 만지다가 쭈뼛쭈뼛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라보고 있던 민석과 루한의 입가에도 살풋이 미소가 내려앉는다. 준면은 세훈이 앉아있던 자리에 앉자마자 집게를 들고있던 루한을 바라보며 혀를 찬다.




"고기 다 타잖아, 새끼야."
"뭐?! 꼬우면 네가 굽던가!!!"
"김민석이 굽는거 네가 뺏어놓고 왜 나보고 난리냐?"
"... 내가 구울게, 그냥."
"안돼!!!"
"그럼 똑바로 구워라."
"이잇.."




또다시 싸움이 시작되려 하자 민석이 다시 집게를 찾아오려고 했지만 한사코 자기가 굽겠다며 버티는 루한을 보며 준면은 입꼬리를 올린 채 거만하게 말했다. 집게를 들고있던 루한의 손에 꽉- 힘이 들어간다. 내 언젠가 저새끼를 코를 꺾고 말리라!!! 그러나 아직 현실은 고기탈까봐 전전긍긍하는 루한이다.




3학년들의 상황을 지켜보던 세훈은 볼을 긁적이며 종인을 힐끔 훔쳐보았다. 젠장. 막상 가려니까 벌써부터 손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시끄러운 2학년들과 그 못지 않게 저들의 이야기를 하는 3학년들 사이에 끼어 앉아있는 타오와 종인의 테이블은 앉기도 거북하다. 그래도 마냥 서있을 수는 없으니까... 세훈이 한숨을 내쉬며 슬쩍 종인의 앞에 앉는다.




"오, 쎄훈!"
"뭐야? 설마 타오 네가 고기 굽고 있었어?!"
"예압! 내카 고기쿠워줄께!"




자신있게 대답한 타오의 뜻과는 달리 뒤집은 고기는 새까맣게 타있었다.




"..."
"..."




종인과 세훈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불판을 넋놓고 바라본다. 타오는 그저 불판이 이상하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고, 찬열과 루한은 타오의 고기에 웃기바쁘다. 하는 수 없이 1학년 테이블의 집게는 세훈의 손에 들렸다. 그래도 종인을 축하하는 자린데 직접 고기를 구워먹으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고기를 굽는 세훈의 어깨에 기다란 팔이 걸렸다. 고기를 굽는 팔에 힘을 주며 세훈이 인상을 찡그린다. 정작 팔을 두른 찬열은 세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집게를 부딪히며 종인을 향했다.




"김종인! 다시한번 말하는데 너 우승 못하면 이 고기 도로 뱉는거다."
"미친놈. 네가 뭔데 난리야?"
"아 왜 또. 고기 먹기 싫냐?"
"아니, 쉐프."
"..."




세훈의 눈썹이 씰룩거린다. 자신에게 몸을 기댄 채 백현과 아웅다웅하고 있는 찬열이 무겁기도 했고, 찬열때문에 다시 이목이 종인에게 쏠린 탓에 짜증이 났다. 아씨- 좀 비켜여. 찬열을 밀어낸 세훈이 툭툭- 신경질적으로 고기를 자르자 찬열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아! 하고 입가를 씰룩거린다.




"요 새침데기."
"?"
"오세훈 왜 저래?"
"ㅋㅋㅋㅋㅋ"
"씨발, 박찬열은 또 왜 저래."




맛있게 고기를 씹던 백현이 인상을 구긴다. 실실 쪼개는 찬열을 발로 툭툭 때리면서 입맛 떨어진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찬열은 눈을 가늘게 뜨고 세훈을 보며 계속 야릇한 웃음을 흘린다. 세훈도 자신의 생각이 적나라하게 들킨 것만 같아 기분이 영 찜찜하다. 찬열의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을 하자 찬열은 팔을 거두고 세훈의 볼을 쭈욱 늘렸다.




"아, 므하느거에어"
"진짜 귀엽다니까. 청춘이구나~"




이젠 자신에게 몰려버린 시선에 세훈의 얼굴이 점점 붉어진다. 진기한 장면에 준면을 제외한 모든 이가 세훈에게 집중한다. 백현이 세훈의 얼굴을 가리키며 놀려대자 준면이 고개를 절레 내저으며 작게 속삭인다. 눈치도 없는 것들. 앞에 놓인 사이다로 목을 축인 준면은 종인을 흘끗 바라보았고, 작게 한숨을 흘렸다. 당사자가 제일 신나보이네. 세훈의 얼굴이 붉어질수록 종인의 얼굴엔 잠 대신 장난기가 서렸다.




"아씨발!"




결국 세훈이 욕을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씩씩거리는 세훈을 올려다보았다. 찬열이 그제서야 볼을 긁적이며 내가 너무 심했나? 하고 살갑게 웃어보지만 이미 울그락불그락해진 세훈의 얼굴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경수도 준면처럼 고개를 내저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순간 종인과 시선이 마주친 세훈은 손으로 뜨거워진 얼굴을 가리며 결국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쩔거야, 박찬열."
".. 어?"
"넌 눈치도 없어?"




경수가 한심한 눈초리로 찬열을 타박했고, 멍해진 찬열을 뒤로 종인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얼른 나가보길 권한다. 경수의 권유에 종인은 조금 귀찮았지만, 그렇게 나가버린 세훈이 의문스럽긴 종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종인이 어기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세훈을 따라나가자 혼자 덩그러니 남은 타오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뭐햐? 내 고기는 어딨숴?"






#





"씨.. 눈치만 드럽게 빨라요."
"찬열이 형 말하는거냐?"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자신을 놀리던 찬열을 떠올리며 가게 앞에 쭈그리고 앉아 중얼거리던 세훈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쿵-하고 뒤로 넘어갔다. 아씨발 놀랐잖아!!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차린 세훈은 소리쳤다. 귀를 틀어막은 종인은 무심한 표정으로 세훈을 바라보다가 그 옆에 같이 쭈그리고 앉았다.




"아까부터 고기먹었다고 자랑하냐? 존나 시끄러워."
"..."
"너 이상하다. 원래 이상하긴 했지만 오늘따라 좀 심한데?"
"내가 뭐."




종인의 말에 세훈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씨발, 니가 뭘 알겠냐. 하고 신세한탄을 하면서. 그에 종인이 고개를 돌려 세훈을 빤히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말을 해."
"..."
"왜 그러는데, 병신아."




세상에 이보다 더 민망할 때가 있을까. 그냥 아까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으면 좋았을걸. 세훈은 새삼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 후회막급이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머뭇거리던 세훈은 결국 고개를 푹 떨어뜨린 채로 소심하게 중얼거린다.




"오늘 내가 존나 간조려서 그래..."
"뭐?"
"이게 다 너때문이잖아."
"씨발, 다짜고짜 뭔 소리야?"




말 똑바로 못하냐? 종인이 인상을 구겼다. 그래도 위로해주러 나온건데 갑자기 불똥이 자신에게 튀자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이새끼는 꼭 말을 이따위로 해서 사람 열받게 만들어. 종인이 속으로 끊임없이 불만을 떠올렸다. 그냥 들어가서 고기나 먹을까 생각도 했다. 그 때, 세훈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소리를 꽥 질렀다. 




"너 지는 줄 알았다고!!!"




진짜 고기를 먹어서 그런지 우렁찬 목청에 지나가던 사람까지 움찔하며 세훈을 바라보았다. 바로 옆에서 귀가 먹먹해진 종인은 눈을 꿈뻑이며 세훈을 올려다보았다. 곧 눈썹을 씰룩거리더니 종인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를 지른다.




"이겼잖아!!!"
"왜 진작 안나와서 사람 승질나게 만드는데?!"
"하? 씨발, 내가 안나가고 싶어서 안나갔냐?!"




두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고, 이미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도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시선을 빼앗긴지 오래다. 안에 남아있던 오더기들 또한 익숙한 목소리에 지끈거려오는 이마를 짚었다. 하나같이 한숨을 쉬며 찬열을 째린다. 순간 억울해진 찬열이 백현을 향해 따진다. 너도 웃었잖아?!




"쉿."
"..."




준면이 검지손가락을 들어 입에 댔다. 아무 표정없이. 밖에서도 싸우는데 안에서도 싸우게 냅둘 수 없으니까. 찬열은 금세 입을 다물었다. 나가봐야하나? 민석이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지만 준면은 고개를 저으며 그의 행동을 멈췄다. 좀 더 기다려 봐. 민석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리창 밖의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호구새끼야!"
"뭐?!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이겨서 축하한다고, 씨발놈아!!"
"자꾸 지랄할ㄹ.. 뭐?"




준면의 입에서 피식 웃음이 터졌다. 순간 찾아온 정적 뒤로 하나 둘 피식거리는 웃음이 더해졌다. 오더기 뿐 아니라 가게 있던 손님들도, 주인도,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풉, 웃음을 터뜨린다.



세훈을 마주한 종인만이 벙찐 얼굴이다. 귀가 하도 먹먹해져서 난청이라도 왔나? 종인은 인상을 구기고 귀를 파면서 세훈에게 물었다. 너 지금 뭐라고 했냐? 그런 종인의 태도에 세훈의 입술이 다시 비틀리는가 싶었으나 꾹 참고서 이를 악물며 대답한다.




"이긴거 축하한다고, 씨."
"..."
"..."
"... 옘병하네. 축하인사 존나 격하게 한다?"
"꼽냐?"
"미친 놈.."




먼저 시선을 피하는 세훈을 바라보던 종인은 어이가 없었다. 진짜 뭐 이런 놈이 있어? 하는 표정으로 세훈을 바라보았다. 축하를 할거면 제대로 하던가. 이게 뭔 지랄이야. 이게 바로 그 말로만 듣던..




"츤데레냐?"
"뭐래, 씨발."




끝까지 두 사람의 입에서는 욕이 멈추지 않는다. 




어쨌든 거리에 울리던 소음이 한풀 꺾이자 사람들은 금세 시선을 거두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각자 할 일을 한다. 오더기도 저들끼리 키득거리다가 다시 고기를 먹는 데 집중한다. 종인과 세훈만이 남겨진 여운을 느끼며 머쓱한 표정으로 딴 곳을 바라보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축하 두 번하면 어디 멍이라도 들겠네."
"..."
"무서워서 우승도 못하겠어."
"개소리하지마. 이게 다 너때문이야, 새끼야."
"왜 아까부터 자꾸 나때문이래. 애초에 소심한 니 탓이지."




한껏 소리쳐서 그런가 금세 허기져버린 배에서는 꼬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배를 부여잡은 종인이 세훈을 흘기며 일단 고기나 먹자며 돌아섰고, 그제서야 세훈은 아차 싶었다.




"우리 고기.."




세훈의 중얼거림에 종인이 왜 그래? 하고 묻지만 금세 멈칫하더니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타오 집게질에 표정을 굳혔다.




"타오!!!!!!!!!!!!!!!"
"스탑!!!! 내고기! 스탑스타압!!!!!!!!!!"
"???"




타오의 표정이 너무나도 해맑다. 아아. 굳세어라, 타오야.






#





"야아!!! 변백현! 너 거기 안서냐아!!!!!"
"너같으면 서겠냐아아아~ 베베베베"




아침부터 엑소고등학교는 시끄럽다. 종대의 폭풍적인 성량이 쩌렁쩌렁 울린다. 백현은 그런 종대 앞에서 도망가면서도 뒤돌아 종대를 놀리기 바쁘다. 뒷통수에 눈이라도 달렸는지 뒤를 보면서도 요리조리 잘도 달린다. 종대의 얼굴은 금세라도 폭발할 것 처럼 달아오른 상태였고, 백현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다. 죽어라 달리며 종대는 다시 외쳤다.




"아오, 도대체 그걸 왜 지우냐고오!! 어떻게 구한건데!!!"
"그러게 누가 안 놀아주래?"
"그걸 말이라고! 당장 내 집에서 나가!! 윽,"




어젯밤, 백현은 종대의 방에 살금살금 기어들어와 그의 아이패드에 있던 영상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미소녀 특전으로 어렵게 구한 소녀만화들이었다. 종대가 그것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 외모로는 절대 모임에 끼워주지 않는다길래 몇백만원이 드는 분장까지 했다. 뚱뚱해서 안경끼고 여드름이 뽈뽈 나있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오덕후의 모습으로. 노력 끝에 겨우 받아낸 영상을 내일 학교가자마자 볼 생각에 기분 좋게 종대는 잠들었지만, 그 뒤로 이를 갈고 있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지금 종대가 깰새라 입고있던 옷으로 새어나오는 불빛까지 차단하면서 영상을 지운 백현은 씨익 웃으며 다시 살금살금 걸어 침대쪽으로 걸어갔다. 곤히 잠든 종대를 내려다보는 백현의 입가에는 체셔고양이처럼 얄궂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 다음날 학교에 와서야 그 사실을 안 종대는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에게서 슬금슬금 뿜어져나오는 기운이 뒷자리에 앉아있던 백현에게까지 미치자 백현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을 향해 걸었다. 백현이 뒷문을 열려는 순간 종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를 악문채 변백현의 이름을 불렀다.




"변... 백... 현!!!!!!!!!"




그렇게 시작된 질주는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건물 전체를 휘젓게 되었다. 어찌나 잽싸게 도망가는지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백현에 오히려 더 열불이 난다. 이번에도 막 코너를 돌아 계단을 내려가려는 백현을 따라 종대 역시 급하게 몸을 꺾어 돌았다. 그런데 스피드가 붙은 탓에 늦게 발견한 장애물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계단에서 올라오는 한 인물을 그대로 꼴아박은 종대는 충돌에 의해 몸이 뒤로 넘어가는 것을 느끼고 눈을 질끈 감았다. 어라? 갑자기 손이 잡혀 강한 힘으로 인해 넘어가던 몸이 멈추자 종대는 실눈을 떴다.




"조심해야지."
"..."




자신과 부딪힌 것 같은 한 남자가 용케 넘어가지않고 오히려 자신을 붙들어준 모양이다. 종대는 눈을 꿈뻑이며 똑바로 서서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빤히 바라봤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도 종대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상하다. 되게 익숙한 얼굴인데... 가물가물하게 요동치는 기억에 종대는 인상을 찡그리다가 눈을 번쩍 뜨고 손뼉을 마주쳤다. 무례하지만 저도모르게 올라간 손가락은 이미 그를 가리키고 있었다.




"... 헐?"






+으앙 다들 오랜만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더기들의 오덕후들★

까꿍이님 / 피터걸님 / 양양님 / 조니니님 / 모카님 / 김성규속살님 / 판다님 / 용용님 / 세젤빛님
하트님 / 종대맛춥파츕스님 / 낭만팬더안무가님 / 바닐라라떼님 / 루팡님 / 규야님 / 로멘님
카페님 / 양치걸님 / 슈웹스님 / 스젤졸님 / 타오부인님 / 신택스님 / 선물님

내 사랑들 잘 지냈어요???
드디어 오더기가 다시 시작하는군요 ㅋㅋㅋ
다들 떠나가신건 아닐런지... 걱정 조금 해보면서 ㅠ
가끔 조각글과 함께 오더기 열심히 가져올게요!
오늘 무지 추웠는데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옷 단디 입고 다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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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규야예요!! 세상에나... 오더기라니..와 대박ㅣ네요ㅜㅜㅜㅜㅜㅜㅜㅜ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너무 재밌어요! 종대를 계단에서 붙잡아준 사람은 누구일까요ㅠㅠ 설마.. 레이? 오더기 멤버가 늘어날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오늘도 너무 재미지게 보고가요~
9년 전
독자2
모카입니다.
잠시만 울고 갈게요ㅠㅜㅜㅜ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세상에ㅠㅜㅜㅜ 우리작가님이 오더기를 들고오셨어ㅠㅜㅜㅠ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엉엉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ㅜㅜㅜㅜㅠㅠ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
해서 우리 타오는 고기를 해맑게 구웠고 고기님은 운명하셨고 세훈이는 말로만 듣던 시옷비읍데레였고 물론 종인이도~~

9년 전
독자3
바닐라라떼에요ㅜㅜㅜㅜㅜ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아니 이게ㅜㅜㅜㅜㅜㅜ아니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이게 뭐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 진짜 진시무ㅜㅜㅜㅜㅜ 오더기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오더기라니요 저 진짜 현실 소리쳤어요ㅠㅠ 너무 죠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 세훈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츤츤이 너무 죠으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데레덷레!!!!!!!!!!!!!!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진짜 밍치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내가 할 수있는건 우는거뿐이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4
피터걸이에요 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ㅜ 세상에나 ㅠㅠㅠㅠㅜㅠㅜㅠㅠ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ㅠㅜㅠㅜ 얼마만의 오더기인가요ㅠㅠㅠㅜㅠㅠㅜㅠㅜㅠ 세후니 츤데레ㅋㅋㅋㄱㄲㅋㄱㅋㄱㅋ 타오야 탄거 먹으면 지지ㅋㅋㅋㅋㅋㅋㅋㄱㅋㅋㄱㄱ 마지막 인물이 누군지 궁금해요!!! 작까님 진짜 사랑함니다ㅠㅠㅜㅠㅜㅜㅡㅠ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양양입니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더기가 돌아왔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흐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울다 탈진)
9년 전
독자6
슈웹스에요! 으어ㅓㅜㅜㅜ세후나우ㅜㅜㅜㅜ센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츤데레시키ㅜㅜㅜㅜㅜㅜㅜ설렌다
9년 전
독자7
아ㅠㅠㅠ츤데레야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
9년 전
독자8
작가님 생각나서 보러왔어요 잘 지내시는지...!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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