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현아. 눈 온다."
"아 진짜?"
눈 온다는 내 말에 변백현은 개 마냥 펄쩍펄쩍 뛰며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뭐 하나 쳐다보고 있으니 누나 뭐 해? 옷 안 갈아입어? 라고 말 한다.
내가 왜? 고개를 저으니 손수 패딩을 가져와 입혀준다.
"누나는 늙어서 눈 맞으면 큰일나."
"그래? 그러면 모자 쓰면 되겠다."
어쩜 말도 이렇게 안 듣는 지 패딩 모자를 푹 씌어준다.
그러더니 목도리는 또 언제 꺼냈는지 칭칭 감는다.
"너는 목도리 안 해?"
"괜찮아. 고고."
후다닥 밖으로 나간 변백현은 폴짝폴짝 뛰며 와~ 눈이다~ 외친다.
춥지도 않은가.
덜덜 떨면서 변백현을 쳐다보고 있었다.
차 위에는 조금씩 눈이 쌓이고 있었다.
한 손으로 눈을 슥 쓸어모아 변백현에게 대충 뿌렸다.
"아! 아 차가워."
"이제 들어가자."
"지금 승부 거는거지? 덤벼."
"어쭈."
깐쪽깐쪽 눈을 잡아서 툭툭 던지는 변백현 때문에 약이 오른 나도 눈을 던지기 시작했다.
근데 또 얼마나 잘 피하던지.
피하고 던지고 계속 반복되자 내 옷에는 눈이 묻기 시작했다.
손도 아려와 항복을 외치고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누나는 루저래요."
"누나가 추워서 더 이상 못하겠다."
"손 시려워?"
"어. 완전 빨갛지."
패딩에 넣은 손을 꺼내서 빨간 손을 보여줬다.
변백현은 잠깐 내려보고 있다가 뒤 돌아서 무릎을 살짝 굽혔다.
뭐 하나 싶어서 그냥 쳐다만 보고 있으니 변백현이 고개를 까딱거린다.
"목 뒤에 손 넣어."
"후회하지 마라."
바로 손 넣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변백현은 잠깐 부르르 떨더니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어느정도 손이 녹았다 싶어서 바로 옆에 있던 눈을 변백현의 얼굴에 툭 던졌다.
"이제 들어가자."
"아. 완전 치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