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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이동욱 샤이니
솔티 전체글ll조회 739l 2

 

 


 

Siding Spring 


 


 


 

00.春に届け。 


 


 


 

w.솔티 


 


 


 


 

젓가락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봄의 손을 바라봤다. 작고 흰 손이 짙은 갈색의 앞 접시를 밀었다. 이제 갓 스무해를 넘긴듯해 보였던 봄은 벚꽃을 보는 게 벌써 스물여덟째라며 웃었었다. 원체 악궁이 넓어 웃는 얼굴이 예쁘다. 같은 사내에게 이러한 수식을 붙이는 것이 징그러워 보일지 몰라도 봄은 '봄'을 닮았다. 정확히는 봄 햇살을 즐기는 고양이. 


 


 


 

유독 단걸 싫어하는 봄은 오늘도 이안이 준 밀푀유를 식탁 끝으로 밀어냈다. 단 게 왜 싫은거야? 봄과는 다르게 단걸 굉장히 좋아하는 나는 티스푼을 까딱이며 물었다. 


 


 


 


 


 


 

"혀가 찝찝해. 무슨 뜻인지 이해해 루한?" 


 


 


 


 


 


 

으-라는 듯 한 표정을 지은 봄이 연분홍색 다기잔을 들었다. 일본지사에 오면서 선물 받았던 것인데 늘 찬장 깊숙이 쳐 박혀있던걸 대청소 하던 날 봄이 꺼내왔었다. 뽀얗게 쌓인 먼지를 후 불어내고 오동나무 상자를 열던 봄의 첫 마디는 루한은 어떤 꽃을 좋아해? 였다. 하나야(花屋)의 주인인 어머니 덕에 꽃 가꾸기를 좋아한다며 참으로 봄다운 소리였다. 산수국. 되게 루한 다운거 같아. 나 답다고?  


 

아마 그때의 난 바보 같은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봄이 웃었으니까. 꽃꽂이가 취미 셨던 어머니는 유난히도 산수국을 많이 쓰셨다. 수채화 한 듯 한 청람색과 연홍색 꽃잎을 어린 나는 굉장히 좋아했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고. 새벽녘에 어머니가 사오신 수국들 틈에서 뒹굴고 있다 꽃잎이 상한다며 혼이 난적도 있었다. 응. 루한은 부드러운데 강한거 같거든. 산수국 색은 연한데 비온뒤에 향은 정원을 가득 채우거든. 참 봄이 웃는 건 예쁜것 같다 라고 처음 생각 했었다. 그렇게 이야기하곤 잠시 가게에 들린다며 나가더니 양손가득 찻잎 상자들을 가득 챙겨 왔었다. 물론 산수국을 말려 만든 꽃차도. 가게에서 선물용으로 제일 많이 나가는 것들이라며 찬장안을 가득 채웠줬고 나는 좀 치우고 살라는 봄의 잔소리에 실실거리며 먼지 쌓인 다기들을 씻어 중정의 볕에 말렸었다.  


 


 


 


 


 

"루한? 내 이야기 듣고 있는 거야?" 


 

"어? 어. 미안해. 그때가 생각나서." 


 


 


 


 


 

조잘조잘 작은 입으로 어제 낮의 일을 말하던 봄이 내 손가락을 톡 건들였다. 나 기분 상했어 라는 듯이 살짝 이지러진 눈썹에 봄이 더 예뻐보였다. 그때?언제 이야기 하는거야? 쌍커풀이 짙게 진 내눈과는 다른 동그랗고 끝이 예쁘게 삐친 봄의 눈을 마주했다. 아..그렇게 이야기하면 설레는데. 


 


 


 


 


 


 


 

"집 대청소 하던 날. 그날 민석이 찻잎 선물했었잖아." 


 

"아-그날. 루한 요즘은 정리하고 있어? 곧 있으면 꽃가루가 가득할 텐데 알러지 오면 어쩌려고 그래." 


 


 


 


 


 


 

또 잔소리. 봄은 생각보다 잔소리가 많았다. 시원시원 하면서도 섬세한 성격이라 이래저래 챙겨주는걸 잘한다. 가게 직원인 종대와 찬열 그리고 우리회사 스태프들 까지 챙겨주는데 솔직히 나만 챙겨주면 좋겠다. 내가 눈을 도록 굴리며 봄의시선을 피하자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코가 마주 닿았다. 청소 진짜 하는거야? 시원하게 웃는데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봄은 내 마음을 알고 이러는건지. 


 


 


 


 


 


 

"아-하고 있어. 어제도 봤잖아. 내 서재." 


 

"그래두우 , 루한 알러지 심하니까. 또 지난봄 처럼 고생할까봐 걱정 되서 그러지." 


 


 


 


 


 


 


 

분명 봄은 내가 저얼굴에 약하다는걸 알고있다. 베시시 웃으며 얼굴을 제자리한 봄이 다시 찻잔을 들었다. 그건 뭐야? 평소와 다르게 차에 레몬즙을 한스푼 넣어 마시길래 찻잔을 쥔 손을 톡톡 두드렸다. 블루 멜로우, 루한도 줄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봄의 손을 잡았다. 아, 조금 있다가 나 밥 덜먹었잖아. 거의 빈 밥그릇을 봄의 앞에 보였다. 밥먹는 동안은 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게 좋다. 되도 않은 변명에 내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분명 봄은 내가 어디 아프진 않을까 걱정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을것이다. 루한 왜그래? 어디아파? 역시 봄은 내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다. 내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 사이로 흰 손가락이 보였다. 꽃을 만지는 사람은 손이 뜨거우면 안 된다고 늘 차갑게 한다던 봄의 손이다. 왜 그래 루한? 또 속이 안 좋아? 예쁜 눈 한가득 걱정이 담겨있다. 너 때문이야 봄. 이런 내 마음을 너는 알고 있을까. 


 


 


 


 


 


 

"아니야. 나 괜찮아 민석아." 


 

"정말 괜찮은거지? 안 좋으면 꼭 이야기해. " 


 

"응. 이야기할게." 


 

"꼭." 


 


 


 


 


 


 

봄이 내볼을 감싸 눌렀다. 으이구 이 바보 사슴을 어쩌면 좋아. 봄이 푸스스 웃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러다간 정말 내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 바보 사슴- 다 먹으면 그릇 가져와, 차 마실거지? 식탁과는 꽤 떨어져 분리되어 있는 주방으로 쏙 하니 봄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응, 마실거야. 민석이랑 똑 같은거. 남아있던 밥을 한입에 집어넣고 그릇을 챙겨 봄이 있는 주방으로 쫓아갔다. 아마 레이가 봤으면 루한 꼬져 찌지래 라고 했을거다. 주방에 들어가니 봄이 분홍색 스펀지에 거품을 내서 그릇에 문지르고 있었다. 


 


 


 


 


 


 

"민석! 설거지 내가 하께.아니 할게" 


 


 


 


 


 

아 발음 꼬였다. 항상 봄 앞에선 왜 이렇게 실수가 많은건지. 봄이 돌아보곤 푸스스 웃었다. 언제 또 맨건지 지난해 겨울 부모님이 오셨을때 선물해주신 하얀 프릴이 가득한 앞치마에 봄이 손을 닦아내더니 내가 쥐고 있던 그릇을 달라며 손짓했다. 


 


 


 


 


 


 

"오늘도 내가 얻어 먹었으니까." 


 

"그래도. 민석 앉아있어. 내집이 잖아." 


 


 


 


 


 


 

봄이 살짝 손을 거뒀다. 루한. 나직히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뭔가 잘못됬다. 


 


 


 


 


 


 

"루한. 루한 집도 맞지만 나도 여기 사는 사람이야. 우리집인거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고. 민석아" 


 

"한아." 


 


 


 


 


 


 

봄이 이름을 불렀다. 얼굴과 목소리에 서운함이 한가득이다. 나와 봄이 사는 집은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스미요시 주택이다. 연립 주택이긴 하지만 어머니가 일본지사로 발령이 나자마자 선물해 주셨고 봄을 만나고 가게에서 한 시간거리인 교토에서 출근하는 봄을 우리 집으로 끌여 들였다. 사실은 봄을 누가 채 갈까봐서 낸 조바심 이였다. 나는 매번 봄이 주는 관리세를 거절하고 있지만 봄은 내가 자고있거나 출근한 사이에 잠시 들어와 압화 봉투를 두고 요정처럼 사라지곤 했다.  


 


 


 


 


 


 


 


 

“나는 루한한테 어떤 사람이야?” 


 


 


 


 


 


 

결국 봄의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 찼다. 몇일 전부터 참던게 터진 모양이다. 앞치마를 꾹 쥔 작은 손이 희게 질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봄이 앞치마를 풀어 아일랜드에 곱게 개어두곤 입을 앙 다문채로 내 옆을 지나갔다. 습기머금은 단향이 퍼졌다. 봄이 또 멀어졌다. 언제 쯤 나는 봄에게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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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봐 주세요!! 글재주가 그닥 업어서 ㅠㅠㅠㅠㅠ 많은 피드백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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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요 루민을 볼 수 있다니 글도 느낌 조아요ㅠㅠㅠ 좋은연재 부탁할게요♡
9년 전
독자2
루민이다!!!!! 말 하나하나가 예뻐요 일본에서의 루민이들 짱짱 예쁘네요 어서 행쇼하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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