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Written by. 여우 |
조금씩 비쳐오는 커튼 사이의 햇빛, 오늘따라 날씨가 좋다-. 우음- 귀찮아. 이불 속에서 계속 해서 몸을 비틀던 성규는 이내 두 손으로 눈을 비비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으- 왜 이리 머리가 아프지. 등을 긁적이며 일어난 모습이 영락없이 아이같았 다. 우현아-. 우현아?-. 성규는 계속하여 우현을 불렀지만 이상하게도 우현이는 집에 없는 모양인 듯 했다. 에이 뭐야-. 침대에 서 일어서자 온 몸에 땀이 배어있는 것이 악몽이라도 꾼 듯 싶지만 기억은 아무리해도 나지 않았다-. 이런일이 한 두번도 아니 고 뭐-. 달칵-. 어?-. 성규는 방문을 열어 나가려고 했지만 방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뭐야 이거-?. 문이 잠겨 있는 거야? 잠깐만-. 성규 는 다시 침대로 가 베게를 들어 밑을 확인했다. 휴대폰 조차 없었다. 아 시발 진짜 뭐야-. 입에서는 상스러운 욕설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성규는 공황상태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나 뭐야? 왜 못나가? 쾅쾅-쾅-. 거기 누구 없어요? 우현아? 문고리를 잡아 흔들고, 문이 부서져라 두드려보아도 반대편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 고 개를 둘러 방을 보았지만 역시나 방은 우현과 자신의 침실인데,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말도안돼. 밖에서 어떻게 잠군 거지? 성규는 침대에 걸터앉아 손톱을 깨물었다. 남우현 이새끼-. 실수로 잠군건가? 머리가 지끈 거렸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남우현. 아니, 이 새끼 죽여버릴꺼야. 나가기만 해봐. 성규는 울상을 짓던 표정을 순식간에 화가 잔뜩 나 있는 표정으로 바꾸었다. * 방 안에 갖혀 있는 지도 벌써 반나절은 흐른 것 같다. 다행히 테라스는 열려 있던 탓에 테라스의 의자에 앉아 창밖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팔짱을 끼고 걷는 커플이며,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지나가는 고등학생들. 장난감을 사주지 않아 찡찡대는 아이와 화가 난 엄마까지. 풋- .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테이블에 팔을 올려 고개를 괴어놓고 보는 세상은 뭔가 색달랐다. 인기배우의 연인은 원래 힘든 법이니까-. 옆집에 사는 듯 팬들을 따돌려야 하는 마당에 편한 데이 트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단 둘이 창밖을 내다보는 것도 위험한 일이었다. 친구라고 속일 법도 하지만- 우현은 속이는 것 만은 절대로 안 된다고 완강하게 나오는 탓에 성규는 홀로 싸워야 하는 처지였다. 그런데 이런 시간을 가지다니, 기분이 괜히 좋은 것은 아니었다. 회사에서는 상사에게 치이고, 집에서는 우현의 팬들에게 치이 고. 그렇다고 우현이 집안일을 도와주기를 하나-. 일상에 너무 찌든 듯이 살아왔다. 간만의 휴식이 이렇게 달다니. 그렇게 지나 가는 사람만 보기를 몇 시간. 으힉- 우현이랑 나는 언제쯤 저렇게 손 잡고 다니려나. 성규는 좀 지루해 질 법도 한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우현과 자신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았다. *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벌써 밖은 어둑어둑하다. 날이 워낙 더운탓에 밤공기도 그리 싸늘하지 않아 아직도 앉아있었다만 아직도 우현은 돌아오지 않았다. 성규에게 오늘은 정말로 이상한 날이다. 몸은 이상하리만큼 개운했고, 온 몸은 아픈 곳 하나 없었다. 마치 지금 자신이 머문 몸이 자신의 몸이 아닌 것 처럼. 오늘 하루종일 방문을 벗어날 순 없었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다른 이들 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갔다. 하루종일 굶었는데도 배하나 고프지 않은 것이 뭔가 잘 못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아씨- 남우현. 오기만 해봐. 성규는 조금씩 달이 뜨는 것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물론 우현이 생각이었지만, 아까와의 분노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만약 내가 우현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에이- 또 생각이 깊어지는 바람에 잠 잘 시간이라도 놓 친다면 잠들기는 어려울것이다. 마냥 우현이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성규는 먼저 잠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킁킁- 하루종일 씻지도, 먹지도 않고 바깥바람만 쐬다 잠이 드는 기분이란. 크핰- 다행이도 냄새는 나지 않는 모양이다. 온 몸이 보송 보송 한 것이 방금 막 샤워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했다. * 세상은 흑과 백 뿐이었다. 성규야-.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바라본 오른 편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빛 속에서 달려오는 누 군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그를 피해 달아나는 내 발길이 향하는 곳은 칼같이 나뉘어진 흑의 세상. 성규야 성규야!-. 애타 게 부르는 목소리에 오한이 느껴졌다. 나를 쫓는 속도가 느껴졌다. 투탁-탁. 발이 뛰어가는 소리. 무섭다. 죽을 것 같아. 무엇 인지도,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저 누군가에게 잡혔을 때 토막 날 듯한 고통이 내 뒤를 엄습했다. 더 빨리- 더 빨리 가야해. 도 망쳐야한다고-. 그 순간 멈춰 섰다. 내가 왜? 내가 왜 도망쳐야해-.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온 몸에서 열이 났다.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본 순 간, 아직도 달려오고 있는 누군가를 본 순간 온 몸이 미친 듯이 떨려오고 화가 났다. 아니 화가 아니라 분노였다. 혐오, 끔찍함 . 그리고 죽여버리고 싶은 욕구. 살려둬서는 안 된다는 폭발. 내가 죽지 않으려면 널 죽이면 돼. * 이성을 잃고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다. 정신을 차린 내 앞에 있는 것은 온 몸이 찢겨진 시체. 누군가의 사체. 머리를 제외한 모 든 것을 다 찢어버렸다. 내가 한 짓이야-? 말도안돼. 피범벅이 된 사체를 바라보다 시선을 돌린 곳은 나의 손. 악-! 나의 손에 는 이상한 물체들이 말캉거리며 매달려 있었고, 내 입속에는 내장으로 추정 되는 장기들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자리에 주저 앉은 채 두 팔로 뒷걸음질 쳤다. 말도안돼- 아니 말이 되서는 안돼- 도망쳐야해. 미친 듯이 기어나가는 나를 향해 누군가 말을 건다-. 내 시선이 닿은 곳은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머리. 그 머리가 움직인다. 눈이 한번 감겼다 떠지고 입이 달싹 였다. 오 마이 갓-. 안돼 이럴 순 없어. "성규야-. 사랑해. 미안해. 너무 화가나서 그랬어." 넌 누구지-? 대체 누구야. 입술이 뜨거웠다. 눈시울도 뜨거웠다. 가슴이 먹먹하고 울음이 터져나왔다. 내가 한 게 아니란 말이 야- 날 살려줘. 나 좀 꺼내줘. 답답해. 으윽- 사랑한다고 말하지마. 코끝이 찡해지고 목구멍으로는 커다란 돌덩이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토할 것 같아. 너가 나한테 이럴 순 없어. 넌, 넌 남우현이 아니야. * 악- 잔인한 꿈에 몸을 비틀며 일어났다. 그래 이꿈이었어-. 성규는 들어올린 상체를 끌어안고 숨을 몰아쉬었다. 어젯밤에도 이 꿈을 꾼 것 같았다. 온 몸이 땀에 절어 한 곳도 젖지 않은 곳이 없는 듯 했다. 성규의 축축한 몸이 영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 었다. 휴-. 성규가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 밖은 해가 이미 중천인 듯 너무나 밝았다. 그렇지 않아도 하얀 방에, 하얀 침대보까 지 눈이 조금 시리웠다. 으으-. 그 순간 성규는 문 밖에 사람이 있음을 알아챘다. 어- 뭐야?. 성규는 몸을 일으켜 문밖으로 걸 어갔다. 역시나 문은, 문은 역시나 잠겨져 있다. 여기아냐-? 열어봐-. 성규는 문을 열려는 사람의 소리가 들리자, 살짝 뒤로 물러섰다. 문이 열리며 세상의 빛보다 더 밝은 빛이 새어들어왔다. 마치 이 곳의 빛은 어두웠던 암흑세계였던 듯. * "아 시발." 명수는 벽장을 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고개를 돌리고 형사수첩으로 코를 가렸다. 집 안 전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 는 호원은 그런 명수에게 다가와 무슨일이야-? 하고 물어보았다. 물론 호원도 고개를 돌리고 두 눈을 꼭 감아야만 했지만 말이 다. "아, 진짜 이새끼 또라이 아니야?" 명수는 방금 막 서장님의 지시를 받고 우현의 집으로 출동한 참이었다. 며칠 째 잠수를 타네 마네 하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이 새끼- 일 칠 줄 알았어. 다시 고개를 돌려 벽장안을 바라보았지만 차마 볼 만한 시체가 아니었다. 명수는 자리에 주저 앉아 바닥에 놓인 시체를 좀 더 가까이 살펴보았다. 으으- 다행히 부패는 조금 밖에 진행 안됬네. 야- 사진 좀 찍어봐. 명수의 말에 호원은 숨을 들이쉬더니 빠른 속도로 셔터를 누르고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야- 이호원 왜 못봐 임마. 아, 저 비 위가 약해서-. 으씨 새끼. 눈을 흘기던 명수는 다시 사체를 바라보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친 것 없이 피범벅이 된 채 누워있는 모습이 비위 약한 호원이 입을 틀어막고 방을 나갈만 했다. 배에 난 칼자국만 해도 수십개는 되는 것 같다. 아씨- 명수는 또 머 리가 지끈 거렸다. 이거 또 처리할려면 무진장 애 먹겠네-. "김경사님." "왜." "왜, 왜 눈을 못 감아요.." "원래 살해당한 사체들은 눈 못감아." 명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물었다. 칙칙 거리는 라이터를 켜며 쓰읍-하고 연기를 들이마셨다. 먼저 나가볼게-. * 지잉-. 몇번의 진동이 울리고 명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신원파악완료됐어요-. 명수는 상대방에게서 전해오는 음성에 눈썹을 치켜올리며 미간을 살짝 긁적였다. "그래, 어떻게 돼?" 명수는 수첩을 펼치고 자켓에 쑤셔두었던 볼펜을 꺼내서 받아적기 시작했다. "김성규. 24세, 울림상사에서 일한 지 얼마 안됨. 뭐야, 이게 다야?" -아, 그게요. 별 특징도 없고, 특이사항도 없더라구요. "남우현하고 관계는?" -연, 인..연인사이라고 자백했다더라구요. "왜 죽였대?" -음, 크게 싸웠는데 화를 주체를 못했다, 뭐 이런 얘기던데요. "그래? 알았다. 뭐 다른 얘기 나오면 또 전화하고." -아, 꿈 얘기도 있던데요. "꿈? 무슨 꿈?" -자백한 게 꿈 때문이래요. "무슨 소리야, 넌 좀 자세히 좀 말하는 버릇 좀 길러봐." -아, 죄송합니다. "말이나 해봐." -죽이고 나서 몇 일이나 같은 꿈을 꿨대요. 계속 피해자를 쫓아갔는데 항상 도망치더래요. 그래서 계속 쫓아다니다 꿈이 멈췄는 데, 자백하기 전날에 피해자가 남우현 자기를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대요. 뭐- 죄책감이 극에 달했나보죠. "미친놈이네, 그새끼. 어떻게 그 성격으로 몇년을 배우를 해 처먹냐." -어쨌든 이게 다에요, 더 나오면 전화 드릴게요. "그래, 들어가봐라." 달칵- 명수는 호원의 전화를 끝으로 사무실 의자에 털썩 하고 앉아버렸다. 으으- 여기서 또 밤 샐 생각을 하니 정신이 없다. 머 리를 식힐 겸 튼 TV는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도 머리를 더 지끈거리게 만들 뿐이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들리는 건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뿐이었다. [오늘 인기배우 N모군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피해자는 N모군과 함께 살던 친구로 파악되며, 현재 수사중에 있다고 합니다...] |
+여우의 말말말 |
하하 안녕하세요.. 네.. 성규의 착각이었어요.. 자신이 살아있을거라는 착각이요.. 텍파신청은 오늘 밤까지 받겠습니다. ㅎㅎ.. 암호닉인거 아시져..ㅎ하핳...죄송해여.. ㅜㅜ 비루한 손으로.. 공금해야져..누가 읽으면 욕해여..하하..... (--)(__) 꾸벅꾸벅 굽신굽신..감사합니다..하하핳.ㅎ..ㅎ 전편에 암호닉있으셨던 분들은 말씀해주세요! ㅎㅎ 전에 썻던 다른 글들도 이번주 전후로 해서 올라올 예정이구요, 텍파는 7월 7일날 일괄 전송될 예정이에요! ㅎㅎ 갑사합니다 ㅎㅎ 흑.. 신청 없을 거 알면서도 두근대는 제 맘.. 사랑해요 그대들..흡.. 7월 7일 제 생일 인건 안 비밀..키헝머ㅏ니ㅓ키히히.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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