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옆집에서 이선후를 만난 이후. 난 종종 복도에서 이선후를 만났다. 오늘도 만났다. 술에 취한 이선후. 그리고 어마무시한 포스의 일진들. 나는 재빨리 내 집으로 들어갔다. 이선후랑 말을 섞는 날이 올까? 두근두근 울리는 심장고동소리를 두 귀로 느끼며 침대에 누웠다. 어느순간 부터 이선후를 보면 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이선후가 우리반에 전학온지 한달하고 일주일. 나는 이선후한테 새로운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선후가 또 술을 먹었다. 근데 오늘은 주위에 일진무리가 없다. 혼자 술을 마셨나? 이선후는 비틀거리며 엘레베이터 문에 기대있었다. 나는 학원가방을 손으로 꽉 쥐웠다. 도와줘야하나. 아냐 쓸데없는 오지랖일지도 몰라. 그래도. 그래도. 나의 손엔 이선후의 팔이 꽉 찼다. "도와줄게." 내 심장도 꽉 찼다. 이선후를 집 앞까지 부축해줬다. 언뜻언뜻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이선후의 얼굴은 이뻤다. 술을 먹은건 이선후인데 내가 취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선후가 너무 많이 마셔서 모공사이사이로 술을 뿜어내는거 아닌가? 이선후는 비틀거리며 도어록을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잠기고 내 마음은 열렸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비정상이야. 하지만. 니가 좋아. 학교에서는 나랑 이선후가 옆집에서 산다는걸 아는 애가 꽤 많았다. 일진무리들이 말한것인가. 쨋든 그래서 애들은 나랑 이선후가 그럭저럭 친한줄 안다. "이선후 오늘 왜 안와?" "몰라." 나한테 이선후가 왜 안오는지 물어본다던가. "이선후가 좋아하는게 뭐야?" "몰라." 나한테 이선후에 대해서 물어본다던가. 이선후 이선후 이선후 이선후 이선후 하루에 두번이상은 꼭 듣는 이름. 넌 오늘도 학교에 안나왔다. 엄마가 이선후한테 주라고 장조림을 통에 담아 나에게 줬다. 우리 엄마는 정말 오지랖이 넓다. "나 걔랑 안친해 엄마." "오늘부터 친해지면 되지 이것아." 이미 내 손엔 장조림이 들려있었다. 따뜻한 장조림에 내 가슴이 간질간질거렸다. 이선후의 집문은 뭔가모르게 차갑게 느껴진다. 우리집과 똑같은데도 말이다. "이선후." 나는 문을 두드렸다. "누구야." 문을 열고 나온 이선후는 여전히 이뻤다. 3일만인가? "엄마가 장조림 주라해서. 나 옆집살고 너랑 같은반이야." 이선후는 얼굴을 찡그렸다. "너." "왜?" 침이 양쪽 볼에 고이는것 같았다. 침 절대 삼키지 말아야지 침 삼키면 이상한 애로 오해받을거야. "나 그렇게 쳐다보지마." 꿀꺽. 침을 삼켜버렸다. "죽여버리고 싶으니깐." 문이 닫혔다. 난 그대로 집에 들어와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 거울로 보이는 내 얼굴은 행복하고 수줍어 보였다. 이선후가 날 죽이고 싶을 만해.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내가 이런얼굴로 이선후를 바라보고 있었다니. 내가 징그러웠겠지. 만약 우리반 남자애가 날 저렇게 본다면. 순간 등이 오싹했다. 다음날부터 이선후는 학교에 왔고 숨겨왔던 성격을 서서히 개봉하기 시작했고 나는 경악했다. 내가 저런애를 좋아죽겠다는 얼굴로 쳐다보다니. 내 짝의 하얀 볼은 멍에 감춰졌고, 우리반 실장의 안경은 금이갔다. 우리반은 점점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고 언제부턴가 일진의 집합소가 되어갔다. 그런 일진 무리에서 당당히 의자에 앉아있는 이선후과 김기호는 일진무리에서도 탑이었다. 저번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올라와 졸려서 책상에 누워있었는데 내 옆분단에서 일진무리가 하는말이 들렸고 나는 숨을 멈췄다. 오마나 오마나. 나는 눈을 꾹 감았다. 으아아악. 내 귀를 막고싶었다. 고막아 좀만 더 두꺼워져주면 안되겠니. 내 순수한 마음을 지키고싶단다. 그러나 그런 터무니없는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나는 남은점심시간 내내 그 28금 대화를 들어야했다. 잠은 안오고 일어나지도 못하고. 정말 지옥이었다.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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