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나는 당혹스러웠다. 쟤 왜 웃어? 혹시 김진환이 나를 좋아하나. 뭐 시발? 김진환이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생각했지만 참 소름 돋는 생각이였다. 쟤는 그냥 쪽지를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야. 오랜만에 쪽지를 받아 기쁜 쪽지 성애자라고.
" 자. 주목해라. 기쁜 소식이 있다. " 자기 합리화를 마친 나는 김진환에 대한 생각을 멈췄다. 어제부터 계속 생각했지만 헌성쌤의 목소리는 참 듣기 싫은 목소리다.
" 준회네 소가 새끼를 낳았다고 한다. 다들 박수! " 아이들은 자기 일인 것 마냥 열렬히 박수를 치며 준회에게 축하의 말을 건내 주고 있었다. 나도 얼떨결에 박수를 치며 축하해 주었다. 원래 이런 건 다 축하해 주는 건가? 궁금해진 나는 김한빈에게 물어 보려고 했으나 김한빈의 표정은 매우 안 좋았다. 또 왜 저래 진짜.
" 분하다... 분하도다!!!! " " 머가? " " 허! 네 이 년! 네 년이 감히 짐에게 반말을 한 것이냐!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이 년의 목을 쳐 내리거라! " 진짜 이 새끼가 돌았나. 두들겨 패버릴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내 인생이 더 고달파 질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김한빈은 그런 나를 보고 계속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김한빈의 소음공해로 인해 잠에서 깬 윤형이의 한 마디에 의해 나와 김한빈은 얼음처럼 굳어 버렸다.
" 한빈아. 혹시 처뒤지고 싶은 게 너의 꿈? 아님 아가리 싸물어~" 저 새끼 모자란 애 아닐지도 몰라. *
" 야. 김한빈. 좀 떨어지지? " 김진환의 목소리는 오금이 저릴 정도로 위협적이였다. 그렇다. 아까부터 김한빈은 나에게 자신의 후궁이 되라며 날 지독히 괴롭히고 있었다.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들인다는데 이 새끼는 왜 자꾸 나를...! " 아어. 지짜. 마저. 조 꺼더. 시이바. " " 허어! 계집이 그리 입이 험하면 되나. 아무튼 내 후궁이 되거라. " " 이 바여. 나느여 이브다처제 시러. " " 일부다처제가 싫다면 중전과 첩들을 모두 다 버리마. 네가 내 후궁이 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 있을 수 있어.
" 미친. 김한빈 김콘 좋아해? 쟤 아까부터 왜 저래 진짜. 어후, 짜증 나. " " 큭... 뭐.라.고...? " " 김콘 좋아하냐고 병신아. " " 킥... 사랑이라...... 그것은 내가 흑.화.하기 시작하면서... 없어...져...버린... 아득한 감...정... " " 그럼 닥쳐 씨발아. " 김진환은 숟가락으로 김한빈의 머리를 내리쳤다.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였다. 김한빈은 숟가락으로 대가리를 한 대 처맞더니 조용히 밥을 먹었다. 이틀동안 관찰한 결과 김한빈은 강자에겐 한 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 없이 강한 사람이였다. 호구새끼가 쓸 데 없이 이해타산적이다. *
" 김콘! 오늘 어디 감? " " 이 서에서 가 데가 어디서. " " 하긴! 야 그럼 우리랑 같이 어디 좀 가자. " " 으이...? " " 뭘 새삼스럽게! 나랑 네 짝이랑 네 낭군님이랑 그 외 기타등등 걔네랑~ " 김지원과 그 외 6명(a.k.a 7대 천왕)과 나는 구준회네 집에 왔다. 구준회네 집은 우리 마을에서 제일 크고 좋은 집이라고 했다. 좋아 보이긴 하군. 구준회는 자신의 집을 신기한 듯 둘러보는 나를 보고 으스대는 몸짓으로 송아지를 보여 주겠다며 우릴 뒷마당으로 인도했다.
" 쉬, 롤라. 나 왔어. " " 로ㄹ, 윽! " " 조용히 해. 지금 롤라 예민해. " 아. 시발 너가 말하는 롤라가 너희 집 소였구나... 그러구나... 롤라라는 이름은 총명하고 맑은 눈을 가진 암소와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였다. 나도 차라리 김콘 말고 김롤라였으면 더 나았을텐데. " 아. 소아디 이르 머야? " " Françoise. " " 흐허? 촤느아 다이 마해 조. " " 콘이 너무 멍청해. 윤형이가 알려줄게. 프.랑.수.아.즈.! " 적어도 너한테 멍청이 취급은 받고 싶지 않아. * 구준회네 집은 되게 넓었으며 먹을 것도 되게 많았다. 우리 집이랑 바꾸고 싶다. " 오! 와! 나 이거 머그머 아 대, 즈네아? " 하지만 구준회는 살벌할 정도로 먹을 거에 대한 욕심과 애정이 가득한 아이였다.
" 새로운 자살 방법인가? 아, 넌 모르겠구나. 내가 얼마나 고.구.마.칩.을 좋아하는지? 그냥 뭐, 친구로써 말해 주는 건데 뒤지고 싶으면 처먹던가 해. 아! 그리고 미리 보험 들어 놓은 건 있니, 친구?" " 치사하 노. " " ...... " " 조자나 노. " " ...... " " 벼시. " " ...... " " 고자. "
" ...... " " 마지마 마으 치소... " " 당연히 그래야지. " 시발. 나도 고구마칩 먹고 싶은데... 사내새끼가 쪼잔하게... 구준회는 정말로 줄 생각이 없는지 나에게서 고구마칩을 빼앗아갔다.
" 야, 구준회. " " 야동 지워서 없어. " " 아, 시발 그거 아니거든? " " 그럼 뭐? " " 그거 내놔 새끼야. " " 악!!! 씨발! " 김진환은 구준회를 폭력으로 제압하고 구준회가 자기 자식마냥 소중히 품고 있던 고구마칩을 빼앗더니 나에게 던져 주었다.
" ㅊ,처먹던가!! ㅆ... 씨발! 존나 귀찮게 하네!!! " 김진환은 이 말을 내뱉더니 2층으로 뛰어갔다. 김진환(이)에 대한 호감도가 40 상승했다! * 구준회는 자신이 김진환에게 보복을 하고 온 사이 고구마칩을 다 먹은 나를 보며 격분을 하더니 나를 집에서 쫓아냈다. 미친놈이 진짜. 구준회의 쪼잔함에 두 손 두 발을 다 든 내가 집에 가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김진환은 좋은 아이인 것 같다. 키가 좀 작은 게 흠이지만 나보다 크니 상관 없다. 얼굴도 반반하니 괜찮고 나름 귀엽기도 한데 그 지랄맞은 성격은 어떻게 좀 안 되나 몰라. 결론은 김진환>>>>>>>>>>>>넘사>>>>>>>>>>우주>>>>>>>>>>>먼지>>>>>>>>>원소>>>>>>>>분자>>>>>>>>김한빈이라고. 아, 김한빈을 생각하니 갑자기 두통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 어? 콘이누나다! " 뒤에서 언급되는 내 이름에 뒤를 돌아보자 정국이가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했는데... 정국이 옆에 그 분들은 누구시죠. 무릎 꿇고 물구나무서기를 하라고 하면 해야 할 것 같고 팔꿈치에 혀를 닿게 하라고 하면 닥치고 해야 할 것 같은 저 포스 넘치는 분들은 대체 누구...
" 전정국. 누구신데 혹을 달고 계시냐? " 제일 잘생겼지만 제일 무서울 것 같은 애가 입을 열었다. 혹시 정구기가 나쁜 횽들이랑 어울려 다니는 건가. 내 퓨어한 정국쨩이 그럴 리 ㅇ벗어!
" 저번에 말했잖아. 내 옆 집에 이사 온 누나 있다고. " " 아~ 그 누나가? " " 응. 인사해라. "
알고보니 이 아이들은 나쁜 횽들이 아니라 순박한 귀요미 중딩들이였다. 앞에서 언급한 제일 잘생겼지만 제일 무서울 것 같은 아이의 이름은 김태형이였고 정국이를 포함한 7명은 시혁중 7대 천왕(a.k.a 방탄소년단)이라고 했다. 와지고에 7대 천왕이 있는 것부터 이 마을은 망했어. 심지어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정국이마저... 심각한 충격에 멘탈 금이 간 나는 안정이 필요했다. 나는 황급히 방탄ㅅ, 아니 중딩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갔다. 여러모로 힘든 하루였는지 난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 김한빈은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곱게 올라가 있는 입매와 다르게 그의 눈에는 집착, 어둠, 질투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눈을 마주치자 무서워진 나는 그를 피하려 뒷걸음질 쳤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등에선 딱딱하고 차가운 벽이 느껴졌다. 그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뜨거운 입김이 느껴졌다. 그의 커다랗고 차가운 손이 내 양 어깨를 붙잡았다. 바들바들 떠는 내가 우스운지 그는 낮게 조소를 흘리며 파묻었던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치자 못 볼 것이라도 본 마냥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 날 봐. " 강압적인 명령조였다. 그가 잡고 있는 내 어깨에는 저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다의적인 눈웃음을 지었다. 그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며 부드러운 입술이 내 눈에 닿았다. 그리고선 말캉한 혀가 내 눈가를 핥았다. 밑으로 내려 온 입은 코에 짤막한 입맞춤을 했다. 얼굴에서 입을 뗀 그는 내 턱을 잡고 내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였다. " 내 귀에 캔디. " *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셔서 놀랐슴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이딴 글은 저밖에 안 볼 줄 알았는데...^-^... 봐 주시는 모든 분들 감쟈함니다 물론 이딴 게 무슨 글이야!!!!!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존중입니다, 취향해 주시면 좋겠네염ㅎ 아무튼 댓글 달아 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해요 제가 이런 글을 써도 재미지다고 웃어 주시니 마이 에인졀들..♡ 그리고 비회원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실 때 먼가 전 뿌듯하면서도 놀랍니다 아무튼 모두 싸랑해여!!!!!!!! 글은 망해도 독자님들과 늘 소통하는 작가가 되고 싶슴니다ㅎㅅㅎ... 모두 드루와! 드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