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너머로 # 4
수향낭
"그래서, 그래서 넘어온거라고?"
"네, 맞습네다."
"아니, 명수씨는 목숨이 두개에요? 진짜 헐이다."
"헐이 뭡니까?"
"어...놀랄때? 쓰는 그런거예요. 그럼 동생들은요?"
"..."
"말하기 곤란하면 하지마요. 그럼 일단은 여기서 주무시고 내일부터 형님분 찾아봐요. 도와드릴게요."
"감사합네다."
"혹시 일자리 필요하면 말해요. 구해드릴게요."
"아...네."
길쭉길쭉하고 서글서글한 눈매가 호감이었다. 뭐랄까, 사슴같았다고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호들갑스러운 몸짓 말투가 하나하나가 참 가벼운 사람이구나 생각하다가도 또 저를 생각하는 걱정이 묻어나는 말투에 가볍지만은 않구나 생각하게 되는 사람이었다.
형은 살아있을까. 살아있다면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혹시 내가 모르는 정부에 속해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끝없이 늘어져만 갔다. 아버지가 잡혀간 날 이후로 밤이 하얀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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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