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면은 울고 있었다.
`형 남자 좋아해요? 그것도 날?´
`...더러워.´
제게 모진 말을 내뱉은, 아끼던 동생 종인 때문에.
준면이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었고, 종인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종인은 준면에게 사내에서도 늘 형이라고 부르며 잘 따랐고, 항상 함께 다녔다.
준면은 혹시나 제가 종인을 좋아하듯이 종인도 조금이나마 마음을 갖고 있진 않을까 싶어, 종인을 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용기내어 고백했다.
그러나 준면에게 돌아온 건 종인의 더럽다는 말과 혐오스럽다는 표정이었다.
큰 충격을 받은 준면은 그렇게 말하곤 뒤돌아 보지도 않고 집으로 들어가버린 종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오피스텔로 차를 몰고 오는 내내 눈물을 흘리던 준면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누워 엉엉 울어버렸다.
그 소리에 놀라 자신의 방에서 나온 세훈은 울고 있는 준면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 무슨 일이에요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준면은 제 친동생인 세훈의 목소리를 듣고는 더 펑펑 울어버렸다.
항상 퇴근하고 와서는 세훈에게 아직 안 잤냐며 부드럽게 웃어주곤 일찍 자라고 하던 준면이었기에, 이 상황은 세훈에게 당황스럽기도 했고 너무나 서럽게 우는 형이 안쓰럽기도 했다.
펑펑 울던 준면이 조금 울음을 그쳐갈 때 쯤, 세훈은 토닥이며 준면을 부축해선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혀주고 이불을 덮어준 뒤, 침대에 걸터앉아 준면이 울음을 그칠 때까지 옆에 있어 주었다.
울음을 그치고 조금 정신을 차린 준면이 세훈에게 작게 말했다.
"…세훈아, 고마워˝
아까 우느라 고운 목소리가 조금 쉬어버린 준면을 세훈은 안쓰럽게 쳐다봤다.
"형, 속상하게 왜 그렇게 울고 그래요. 형 괴롭히는 사람 있어요? 있으면 데려와요! 내가 다 혼내줄 거야˝
이제 스무 살이지만 아직은 아이같은 세훈을 보며 준면은 살짝 웃었다.
"세훈아, 형 조금 쉬어도 될까? 미안해˝
"아, 형 피곤하겠다…. 푹 쉬어요 형!˝
세훈은 웃어 보이고는 방 문을 열고 나갔다.
세훈이 나가고 얼마 안 되어 준면은 곧장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 갔다.
준면은 씻으며 몇 시간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고, 그리곤 결심했다.
이제부턴 종인에게 다가가지 않겠다고.
다음 날 아침, 준면은 평소에 출근하던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출근했다.
항상 오던 시간이 같았던 종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이사실로 들어가 재킷을 걸어두곤 준면은 바로 서류 정리를 시작했다.
일을 시작하면 정해진 서류는 다 끝내버리는 준면이라, 집중하여 몇 시간만에 서류 정리를 끝냈다.
정리를 끝내곤 목이 뻐근해 목을 한 손으로 잡고는 이쪽 저쪽으로 풀던 준면은 시계를 봤다.
- 오후 12시 53분
점심 시간임을 알고는 일어나 나가려고 재킷을 집어든 순간,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누군가싶어 고개를 돌린 준면은 표정을 굳혔다.
들어온 사람은 다름아닌 종인이었다.
"김종인, 누가 마음대로 들어오래˝
"어제도 그랬고 그저께도 그냥 들어왔었는데요, 형.˝
"나가.˝
종인은 표정의 변화도 없고, 미동도 없었다.
"너 나가라는 말 안 들려?˝
준면이 조금 톤을 높여 말했다.
그 순간 종인이 성큼성큼 걸어와 준면의 앞에 섰다.
"너 뭐하는…˝
종인은 그대로 자신의 입으로 준면의 입을 막아버렸다.
놀라 밀어내려는 준면의 손목을 붙잡아 버리곤, 준면이 숨이 막혀 발로 세게 걷어 찰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아!"
세게 걷어 차인 종인이 떨어져 나가 준면을 쳐다봤다.
준면은 울고 있었고, 종인은 당황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준면은 그대로 뒤돌아 자신의 책상 위에 있던 차키와 지갑을 들곤 문을 열고 나가려 했고, 종인은 정신을 차리곤 준면의 손목을 붙잡아 끌어 당겼다.
힘 없이 종인에게 끌려 안기는 폼이 된 준면은 밀어 내려고 계속 발버둥 쳤으나, "형, 잠깐, 잠깐만 얘기 좀 들어 주세요˝하는 종인에 못 이겨 이내 잠잠해졌다.
"형, 제가 어제 형한테 더럽단 말 하고 나서 어땠는지 알아요?˝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 그 생각만 났어요. 형이 상처받았으면 어쩌나˝
"그리고, 제가 형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조용히 듣고 있던 준면은 울먹였고, 종인은 그런 준면을 토닥이며 좀 더 세게 안았다.
"형, 미안해요 정말. 나 이렇게 못나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한 번만 만나 줄래요? 고백이에요, 이거.˝
종인은 세게 안고 있던 준면을 살짝 놓고는 눈을 보고 말했다.
준면은 눈을 살짝 피하고는 고개를 숙여 뭐라 웅얼거렸다.
"형 뭐라구요? 잘 안 들려요˝
"나쁜 놈이라고 너!˝
그 말을 하며 준면은 종인의 발을 밟았다.
아파서 악! 소리를 낸 종인이지만, 입은 좋아서 웃고 있었다.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던 준면은 그 모습을 보며 살풋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웃고는, 종인이 준면을 세게 껴안았다.
"고마워요, 형˝
(당황) |
어.. 음.... 또 이렇게 하나의 망작이 탄.. 탄생 ^^!! 솔직히 카준 많이 많이 좋아하는데.. 글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망_손인 제가 생각날 때 가끔 쓰는 것이 맞는 ^.^...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한 부분이 많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S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