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나는 아직 죽으면 안되거든."
자신이 바라던 것과는 다른 반응이였는지 눈썹이 꿈틀하면서 움직였다.
그 반응에 나는 내 어깨위에 올라와있는 정택운의 손을 꽉 쥐었다.
그런 내 행동에 정택운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생각보다 재밌네."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
정택운의 손을 꽉 잡은 채 걷다보니 내가 사고를 당한 횡단보도가 나왔다.
이 곳에서 내가 죽었던 것을 생각하니 괜스래 무서워졌지만 티는 내지않았다.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자 건너려 했지만 정택운은 내 어깨에 팔을 두른 채 꿈적도 하지 않았다.
"뭐하는거야? 안건너?"
"큭.."
"뭐야, 그 기분나쁜 웃음?"
초록불이 깜박거리기 시작하자 그 때서야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싶었지만 우선은 정택운을 따르는게 좋다고 생각했기에 아무말 없이 건넜다.
두발자국 정도 걸었을까, 다시 횡단보도 위에 멈춰선 정택운이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내가 사신인건 알고 있지?"
"당연하지."
"신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
"당연한거 아니야?"
시시콜콜 당연한 질문을 해대는 정택운이 기분 나빠 먼저 길을 건너려고 했다,
그러자 왼쪽에서 불과 몇십분전에 들었던 소리가 들려왔다.
빠아아앙-!!!!!!!
달려오는 차를 피하기 위해 뒷걸음질 치는데 정택운이 나의 등을 밀쳐냈다.
그런 정택운의 행동을 대비하지 못한 나는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렸고 차에 치이는 순간의 공포가 몰려와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런데 이상하게 몸에 아무런 느낌이 나지않았다.
이상함에 눈을 떠보니 차는 고개를 돌리면 코가 닿을 것 같은 거리에 멈춰서 있었고, 전봇대 위에서 하늘로 날아가던 새들도, 누군가가 버린 비닐봉지도 바닥에서 구르다 멈춰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정택운은 아까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고 다시 어깨동무를 한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횡단보도를 건넜다.
우리가 횡단보도를 건너자 다시 새들을 날아갔고, 비닐봉지는 바닥을 계속해서 굴렀으며, 덤프트럭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무슨 상황인지 몰라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았고 정택운은 그런 나와 눈높이를 맞춘 후 말했다.
"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행동을 똑바로해야지. 인간."
지금까지의 내 말투와 행동이 신경쓰였다는 듯이 말한 정택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학교로 향했다.
나는 차마 바로 일어나 따라갈 용기가 나지 않았고, 결국 학교에 지각을 하고 말았다.
"이야~ 김별빛! 또 지각했어 또!"
"아 시끄러워. 오늘은 진짜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단 말야."
"왜? 모닝똥이 잘 안나오든?"
"야!!!!!"
"뭐야? 왜 이렇게 화내? 진짠가봐!??"
"아오 진짜..! 하.. 됐다 됐어. 말을 말아야지"
어차피 솔직하게 말해봤자 말이 통할리가 없었다.
분명 미친년 취급하겠지. 아니, 아니지. 나한테 이 게임을 빌려준건 쨍이니까 말하면 믿어주지 않을까?
"야, 쨍아."
"왜 똥쟁아."
"후...니가 나한테 빌려준 게임말이야.."
"뭔 게임?"
"니가 어제 나한테 빌려준 게임 말이야."
"내가? 너한테? 게임을 빌려줬다고? 뭔 소리야?"
"아..."
잊고 있었다. 나는 지금 게임 중이라는 것을. 너무 실제 같아서 게임하고 현실을 구분 하기가 힘들었다.
현실과 게임이 구분이 안되자 머리가 아파왔다.
이 게임을 계속해도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때, 교실 뒷문이 열리면서 3학년들이 들어왔다.
여자 둘에 남자 셋, 놀라운건 다섯명 모두 엄청난 몸대와 미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였다.
게다가 넥타이는 3학년이지만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들이였다.
그렇다는건 이 3학년들도 게임 속 인물이라는 소리겠지.
"너가 별빛이니?"
"그런데요."
"듣던대로네~"
"예?"
무슨 소리인가 싶어 다시 되뭍자 한 남자선배가 내 귓 속에 속삭이듯이 말했다.
"네 영혼이 엄청 깨끗하다는거."
이 말이 들릴리 없는 반 친구들은 그런 선배의 행동에 비명을 지르며 부럽다고 소리쳤고, 나는 소름이 확 끼쳤다.
정택운 짓이겠구나. 아까 그 장난으로는 만족못한 듯 정택운이 꾸민 일이라고 생각하니 화도 났지만 저항은 할 수 없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죽을테니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흐응- 왜 몰라~ 얘기듣고 온건데~"
뒤에 있던 여자선배 중 한명이 말하자 나머지 선배들도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 진짜로 탐나거든. 우리랑 같이 안갈래?"
그 말에 나는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