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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다가도 감히 말하지 못할,
아이돌인 그 애 이야기.





#03. 나는 나쁜 년이 되기로 했다.














합숙이 시작됐다.
일주일에 3일씩 합숙 촬영, 그렇게 2달. 방송은 나중 일이다.
단 1분도 자지 못하고 차에서 기절하느라 그들의 숙소에 내려서는 거의 자면서 걸어가는 수준이었다.
아직 해도 미처 뜨지 않은 새벽 5시 반. 슬슬 추워지는 날씨에 이 시간은 더 추웠다.




"어, 작가님 왔어요?"
"피디님...으으 너무 피곤해..."




먼저 와 세팅을 하고있던 피디님들이 1층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아직 눈도 채 뜨지 못한 채 덜덜 떨다가, 안되겠다 싶어 올라갔다. 너무 추워....
정말 리얼 다큐로 가신다며 3일동안은 빼도 박도 못하게 자는 것 까지 다 찍는다고 했는데,
그걸 나까지 카메라 빙의해서 함께 해야하는지 몰랐다. 물론 교대로 잠은 자겠지만...
시작도 전에 끔찍했는데 막 시작하려는 지금은 더 끔찍하네.




"...어..?"




아... 진짜 센스없게....
스텝들 들락날락 거릴 때 문 살짝 열어놓지, 좀.....
잠겨있는 문에 철컥철컥, 몇번 더 문고리를 돌렸다. 안에 스텝들이 있겠지? 벨을 눌러봤다.

아무 반응이 없다.
하.....추운데.....................

피디님한테 카톡을 보낸다.




[피디님...여기 비번 뭐]

-띠리링, 철컥.




쭈그려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조심스레 문이 열렸다.





"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눈이 마주치자 동그랗게 커져서는, 눈으로 '그 때 그 분!' 이라 말하는 듯 했다. 조승연이었다.





"죄송해요, 너무 추워서..."
"어우, 아니에요 얼른 들어오세요!"





넵.
허겁지겁 안으로 들어갔다. 아 따뜻해....
연습생들이라 예상은 했지만 숙소가 넓진 않았다. 여기 어떻게 모든 스텝들이 전부 대기를 해...? 더 막막해졌다...
남자 애들만 사는 집이어도 깨끗하네. 청소했겠지만...
데뷔도 전에 이름이 새겨진 플랜카드라거나 슬로건, 선물들이 곳곳에 보였다. 나름 인기 많은 애들인가보다.



"......"



이런저런 생각들 중인데, 옆에 멀뚱히 서서, 아니 멀뚱히라기보다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뻣뻣하게 선 그는
약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보였다. 당연한 소리지만.
엄연히 얘네 집인데 내가 자리를 피할 공간도 딱히 없어, 무슨 얘기라도 해서 정적과 어색함을 풀고 싶었다.





"승연씨 좀 잤어요?"
"어, 제 이름 아시네요."





오... 처음 보는 얼굴. 물론 거의 처음 보는 사이지만.
방금까지도 사회생활 용 웃음을 장착한 듯 하던 그는 처음으로 그저 '웃는다' 는 말에 맞게 웃었다.





"달이 왔어?"





어딘가에서 불쑥 튀어나온 그녀. 승아 언니다.





"어! 언니 일찍 오셨네요!"
"승연이 들어가서 좀 더 자야하지 않겠어~?"





....응?
물론 내가 초인종 눌러서 나온거긴 한데... 내가 잠 모자란 애 붙들고 있었던 것 같네.

심기가 불편해보이는 언니가 나를 위 아래로 깔아보며 조승연 등에 슬쩍 손을 올려 밀었다.
너는 왜 가는데요...?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어.. 잠 다 깼는.."





뒤 돌아 눈이 마주친 조승연이 더 당황한 것 같다.
후... 나도 모르게 고갤 저었다. 질투네. 질투하네 저거. 내가 뭘 했다고...
뭔가 느낌이 쎄했다. 힘든 합숙이 될 것 같다....







-







"달작가님은 놀러온거예요?"
"풉..."





김승아... 아무래도 그녀의 픽은 조승연인가보다. 하루종일 조승연 옆에 붙어있었다.
촬영 들어가면 꼭 필요한 말 말곤 하지말자는 우리의 얘기도 듣지 않았다.
뭔가의 자잘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도 10년차인 본인이 직접 나섰다.
여자애들 팀에 갔어도 저랬을까.......





"저 놀러온 것 같죠 아무래도?...제 일 다 가져가서 해주시니 좋긴 한데..."
"승연이 어떡하냐."





에휴, 말을 말자.
그래도 친한 피디님이 옆에 있어서 이렇게 비꼬면서 농담도 하지, 아녔으면이 상상도 하기 싫다.
배고파. 배고픈데 먹을 것도 없고, 여기서 다 티나게 나 혼자 먹을 수도 없고. 애들이 없는 곳에서 집 구경이라도 하듯 어슬렁 거리다, 물이나 마시자.





"작..가님이시죠?"
"네? 네네."





어느새 옆에 와있는 조승연에 물을 뿜을 뻔 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런 나를 바라보다가, 금세 무언가 또 얘기하려고 입을 여는데,
나는 안절부절, 그녀가 여길 보면 어쩌나 초조해졌다.





"안녕하세요오오!"





다행히 그녀 아닌 다른 남자애가 툭 튀어나왔다.
여자애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애 하나.
그리고 말 없이 고갤 꾸벅 숙이는 상남자같이 생긴 애 하나.
이미 난 이름을 전부 외웠지. 사진 보며. 달 달 달! 그렇게까지 출연자를 공부하듯 파악해본 건 처음이었다.

귀여운 앤 박지훈이고 남자다운 앤 옹성우다.





"작가님이세여?"
"네네."
"저희 근데 잘 하고있는거예요? 못하겠어요오...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얜 귀엽게 생겨서는 진짜 귀여운 애네.
남자애가 말끝마다 늘리는게 이렇게 귀여울 일인가....? 눈이 왜 이렇게 예뻐? 거의 사람 홀리는 수준....




"....."




나도 모르게 뚫어져라 박지훈을 보다가, 얼핏 옆을 보고 옹성우와 눈이 마주쳤다.
'뭐야 이 여자' 싶은 눈빛에 흠칫, 정신이 들었다. 아 진짜 홀릴 뻔 했어. 정신 차리자.
아이돌들의 세계에선 이런 걸 조심해야 하나봐. 개그맨 언니 오빠들이랑 할 땐 이런 적 없었는데 어후, 위험해.





"작가님, 그"
"바..밥이요? 곧 먹지 않을까 하하!"





조승연이 다시 입을 떼는 순간, 화장실에서 나오는 김승아가 보였다.
사회생활의 생존 본능이랄까. 몸이 제 멋대로 알아서 아주 빠르게 남자애들 셋 사이를 빠져 나왔다.
아~ 아이돌 세계는 여러모로 여기도, 저기도 다 꽃밭이구나. 꽃인지, 지뢰인지. 후..









-






일부러 각 팀마다의 컨셉을 우리 나름대로 잡아왔다. 짤 땐 드라마틱하네!!!! 좋아했으나, 내가 하필 이 팀인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각 기획사 별로 매 회 풀어나갈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방송에 보여주기 위해, 사전 조사에서 분량 확보할 수 있을만한 시기를 잡았다.
그게 바로 이번주, 오늘이다.
어떤 팀은 아무 스케줄 없이 리얼 연습생 생활 루틴이고, 어떤 팀은 데뷔조 발표 날이다. 어떤 팀은 첫 연습생으로서의 출근날.
그리고 어떤 팀은 제일 빡센 평가 전전 날이다.

다들 눈치챘겠지만 내가 있는 이 곳이 마지막 팀이다.
나름 애들 캐릭터나 비주얼 등등이 제일 훌륭해서, 우리끼리는 이 팀에 드라마요소까지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 그렇게 날을 잡았다.





첫 날, 힘든 하루가 다 지나갈때까지도 난 몰랐지......
평가날을 위해 애들이 그렇게까지 밤을 샐 줄은.










"스텝들은 3일동안 여러분 옆에 내내 있습니다.
첫째. 스텝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무존재로 생각하세요. 시청자들이 보는 여러분의 이야기에 저희는 필요없는 존재입니다."
"에에....?!"
"둘째,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평소와 똑같이. 여러분이 지금 연기를 하는지 실제 모습인지 시청자들을 다 압니다.
어느정도의 이미지메이킹은 필요하지만 안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 외에는 솔직한게 훨씬 매력적이예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저희에게 물어보지 마세요. 저희는 여러분들을 있는 그대로, 그저 카메라에 담을 뿐입니다."





촬영 첫날 공지하기로 한 출연자들 용 공지사항.
애들이랑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나서는 승아 언니는 유일하게 이 일만을 내게 맡겼다.
본인은 지키지도 못할 뿐더러, 애들에게 엄격하거나 어려워보이기도 싫기 때문이리라.




"셋째. 일주일에 3일, 두달 여를 이렇게 촬영합니다. 전부 사전 촬영이고 촬영이 종료 된 후 방송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촬영 내용에 대한 것을 공개된 곳에 절대 올리시면 안됩니다."




모든 사항을 전달 후, 앞에 앉은 다섯 명을 바라봤다.
주의 깊게 듣는 애들 사이, 유독 시큰둥한 표정의 옹성우가 묘하게 거슬렸지만
지금 내가 다시 읊어보래도 술술 말할 것 같은 조승연의 누구보다 진지한 눈빛을 보고 그냥 넘기기로 했다.




"자, 전달할 내용은 전부 전달했으니, 이제 여러분 평소 하던대로 하시면 됩니다."
"저희 원래 연습실 가야 돼요!"




유치원생인줄...
손을 번쩍! 들고 박지훈이 커다랗게 외쳤다.




"예예, 그러세요."
"근데 가기 싫으면 어떡해요?"





해맑게 웃으면서 그런다.
내 말 안들은 것 같은데.





"가기 싫으면 가지 마세요."
"에엑.."
"물어보지 마세요.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진심으로 약간의 화가 올라와서 정색하고 얘기하니, 생글거리던 박지훈이 흠칫, 입을 꾹 다물었다.
시큰둥하던 옹성우의 눈빛이 처음으로 흥미있게 빛나는 것도 봤다.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날 떠보거나, 놀리려는 의도는 분명 어느정도 포함됐을거다.
이 기싸움에서 질 생각 없다 이것들아...!! 예쁘게 생겼으면 다냐...!




"달이 너무 무서운거 아냐~?"
 "전달 사항 한번 더 듣고 싶으면 언제든 다시 물어보세요."





승아 언니의 말에도 그 쪽은 쳐다도 보지않고, 이 앞에 앉은 다섯마리 아기 늑대들만 똑.바.로 쳐다보며 얘기했다.
말없이 잠시 쳐다보다가, 너무했나 싶어 표정을 스을, 풀고 뒤를 돌았다.
돌기 전 마주친 조승연의 눈빛은 나머지 넷과는 확연히 달랐다. 어떻게 설명할 순 없었지만, 아무튼. 달랐다.

음... 너무 까칠했나.





"촬영 다시 시작할게요~ 슬레이트 치겠습니다"





타이밍 좋게도 조연출이 앞으로 나섰고, 나는 구석에 내팽개친 가방을 들었다.






-







정확히 이동하기 전 차에 탈 때, 연습실 도착해서. 배고프다고 밥 시킬 때. 각자 다른 친구들이 전부 말을 걸었다.
대답해주기 힘든 것들은 아니어서 그냥 대꾸는 해줬으나, 자꾸 이렇게 우리한테 말 걸고, 방송에 대해 궁금한것들 물어보며
사적인 얘기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고, 정작 나와야 할 이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듯 해 걱정이었다.
적이 될 지언정 우리보다는 본인들끼리 똘똘 뭉치고, 우리 신경쓰지 않고 최대한 리얼한 모습이 나왔으면- 했다.

내가 걱정을 너무 사서하는건가, 너무 예민한가 싶기도 한데... 음, 그냥 나는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고싶었다.

그리고 조승연은 내가 공지를 전달한 이후, 단 한번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말을 걸진 않았는데, 내 주위에 있었다. 계속 눈이 마주쳤다.


너는 단 한마디 없이, 알 수 없게도 내 시선을 다 빼앗기 시작했다.















-------------------------


약간 후회되기 시작했어요....

어릴 때부터 꿈꾸던 망상이었던만큼 뭔가 더 사실적/현실적으로 쓰고싶은데

방송국에 대해 제대로 아는건 없다보니 프듀같은거 ㅋㅋㅋㅋㅋ 참고해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긴 하는데

아~ 이게 맞나.. 아닌데ㅠㅠ... 하면서 너무 어려워서 오래걸리네여.... 학원물이나 쓸걸^______^....

진도를 훅훅 빼고 싶은데 대충 쓰기 싫고 상상하면서 그려지게끔 쓰고싶어서 진도가 늦져? 죄송해용

그리고 전에 올린 글의 양은 아무래도 제겐 너무 짧아서ㅠㅠ 읽을만하다 싶음 끝나길래 그냥 제 맘대로 분량 조절하려고요..하하




#김준 역할의 연예인 추천 받습니다(뭐만 하면 일단 다 김준 갖다 붙이기 ㅋㅋㅋㅋㅋㅋㅋ)

으른 남자st 였으면 좋겠어요

현재 조승연님 역할은 제가 생각하던 이야기나 서사가 있는 캐릭터라 누구든 맞춰 쓸 수 있는데

강아지같은 박지훈님 잠시 데려왔고여(ㅋㅋㅋㅋㅋ) -> 프듀2도 몇개밖에 안봤지만 워너원고 봐서 이름-얼굴-성격은 나름 매치 가능

으른 남자, 좀 쎈캐로 활약할 상남자 느낌이면 좋겠어요. 프듀2 출연자들은 나름 많이 압니다 데헷.



------------>옹성우로 결정!!!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승연이 말 잘 듣네욬ㅋㅋㅋㅋㅋ하지말라니까 안 하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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