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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변우석 이동욱 세븐틴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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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김없이 남자를 집으로 들여와 안방으로 급하게 뛰어들어갔다. 곧이어 안방 밖으로 들려오는 엄마의 신음소리는 끔찍했다. 나는 그 소리를 온몸으로 흘려보냈다. 나의 세포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빨리 이 끔찍한 소리를 피해 어디론가 가란 말야! 세포들이 내가 가만히 있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나를 조정하려 한다. 그런 세포에 몸을 맡긴다. 세포는 나를 내 방으로 집어넣는다. 

 

내 방은 조용하다. 난 멍하게 있는다. 반쯤 열려진 창문 너머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내 등뒤에도 바람이 불어왔으면 좋겠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나를 움직여줄수 있는 바람.  

 

난 나이기를 포기하고 싶다. 바람이든 세포든 나를 조정하고 지배하면 좋겠다. 이 지옥에서 난 버틸 자신이 없다.  

 

엄마의 자궁에서 밖으로 나와 공기가 피부에 닿고 빛이 내 몸을 감쌀때부터 내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난 이 운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수 없다. 운명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다. 

 

침대에 누워 팔로 내 눈위를 덮거 한참동안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고 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나에게 허락된 최고의 안식이다. 

 

난 최고의 안식속에서 잠에 빠져들었다.  

 

잠에서 깨 시간을 확인하고 학교갈 준비를 시작했다. 귀찮다. 나는 느릿느릿하게 교복을 입고 텅텅빈 가방을 들처매고 집밖을 나섰다.  

 

인도위를 걸었다. 활발한 아이들이 두세명씩 짝을 이루어 나를 지나쳐걸었다. 쟤들은 무슨 운명을 가지고 있을까. 

 

확실한건.  

 

나처럼 끔찍한 운명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거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도중 학교에 도착을 했다. 실내화로 갈아신고 반을 향해 걸어갔다.  

 

무관심의 지옥. 폭력의 지옥. 내게는 수많은 지옥이 있다.  

 

그 중에서 반은 폭력의 지옥이다. 

 

난 폭력의 지옥에서의 기억은 지옥불에 태워버린다. 폭력의 지옥을 기억하는건 내 몸에 생긴 상처들 밖에 없다. 상처는 이 기억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사라지고 만다. 

 

기억을 가진 상처를 가지고 난 또다른 지옥으로 향한다.  

 

난 곧있음 죽고 말거야. 

지옥은 너무 뜨거워. 

 

누가 날 이 지옥에서 꺼내주지 않는한.  

난 타 죽어버릴거야. 

 

난 내가 타 죽어버리기 전에 목숨을 끊기로 결심을 했다. 

아무도 슬퍼하지도 않을거야. 

 

내가 이 새상에 남긴건 뭘까. 

 

그나마 엄마 밖에 없다. 

 

만약 엄마가 평범한 엄마들 같았으면 내가 이렇게 되는 일도 없었겠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봤다. 두둥실 뜬 달. 

 

달아 난 너 처럼 되고싶었다. 

 

이제 곧 따라갈게. 

 

그 전에 너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야겠어. 내 뇌엔 너에 대한 기억밖에 없어서 너에 대한 기억이 항상 굴러다니거든. 기억을 일으켜 세우고 정리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거야. 

 

어디서 부터 시작할까 달아. 

 

달이를 처음만난건 내가 16살때 였다. 우리가 어떻게 만났더라. 나는 텅텅빈 뇌를 뒤져가며 달이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냈다.  

 

그래 우리는 호수에서 만났었다.  

 

나는 집에서 나와 호수로 걸어갔다. 내 위엔 달이가 있다. 달이는 나를 따라왔다. 따라와 달아. 우리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달이를 처음 만난 호수는 지금처럼 이렇게 깜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니가 내 곁에 있으니 괜찮아.  

 

나는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호숫가 벤치에 앉았다. 

 

너는 아름다웠다.  

 

내가 널 처음 본 순간부터 너는 나의 달이었다.  

 

약간씩 뜨거워지는 눈을 서늘한 손가락으로 눌렀다.  

 

이제 난 기억속으로 여행을 떠날꺼다.  

이 여행의 종착지는  

너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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