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이 맺어준 인연* #4 그렇게 김한빈과 영화를 본날 이후로 결혼식 전까지 두 세번 정도 더 짧게 그냥 카페에서 만났었다. 김한빈씨가 꽤 바쁜몸이라 자주 만난건 아닌데도 몇번 더 봤다고 나름 전보다 가까워진 느낌이었다.그냥 형식만 결혼이지 결혼식 같은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할 껀 다 하는구나... "야 진짜 안 믿겨. 니가 결혼이라니....살다보니까 별일이 다있네" "아 뭐.....나도 심란해" "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그 형이어서 다행인듯 악덕남편은 아닌거 같던데" "그치...나쁜 사람은 아닌데...후...아 몰라!!!!!" "꼴에 여자라고 결혼전날 긴장하는 거냐????아 진짜 구여주 창피 하겤ㅋㅋㅋㅋ" 아 몰라 나가라고ㅜㅜㅜㅜ!!!!내 방에 들어와 깐죽거리는 준회를 밖으로 쫓아냈다. 막상 결혼 전날이 되니까 이게 뭐라고...되게 사람 마음 심란하게 하는 거다.나 아직 어린데.....아직 연애도 제대로 못해봤는데ㅜㅜㅜ내일이 지나면 유부녀라니!!!!하....매우 억울하다.이미 정해진 일이니까 엎을수도 없고....그냥 내일 갑자기 막 몰래카메라라고 해줬으면 좋겠다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자려고 눕자 핸드폰이 울렸다. [내일 멋있게 턱시도입고 뵐께요 여주씨!ㅎㅎ 김한빈] 한참을 문자내용을 쳐다보다가 '네 내일 뵐께요!' 라고 답장을 보내고 업드려 누웠다. 아아아 몰라.....어떻게든 되겠지.... ".............."
"왜 많이 이상하냐" ".........." "아 뭐라고 말이라도 좀 해봐 그딴 표정으로 보지만 말고" "어 겁나 이상해" "하........진짜? 진심?.......아 몰라 그렇게 까지 이상하진 않은데???" 계속 똥 씹은 표정으로 보는 구준회때문에 내 상태가 그렇게 이상한가 다시 거울을 들여다 봤다. 드레스입고 화장을...신부 화장한게 좀 어색하긴한데 저런 표정 지을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내 얼굴을 보면 볼수록 표정이 구겨지는 구준회다. "몰라...그냥 너 지금 되게 너 안같애 엄청 안어울림" 팔짱을 끼고 계속 이상하다는 말만 내뱉는 구준회 뒤로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주씨!!!!!" 오.....누군가 했네 어제 문자대로 턱시도를 입고 머리도 깔끔하게 올린 김한빈이었다. 김한빈씨도 원래 나름 차려입고 다니긴 했지만 저렇게 턱시도를 입으니까 평소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김한빈은 앉아있는 나를 계속 위아래 훑으며 아무 말도 안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와.......여주씨 오늘 완전......와..." 왜..왜 그래요...나를 보고 계속 놀란듯한 리액션만하고 말을 잇지 못하는 김한빈이었다. 아 진짜 이상해서 저러나...아 오늘 큰일났네...밖에 사람 엄청많던데 이제 창피해서 어떻게...그런 김한빈의 리액션을 보더니 옆에서 계속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짓던 구준회가 말했다. "그쵸??!!형 눈에도 저거 엄청 이상해보이죠!!!야 내눈이 이상한게 아니야 형도 엄청 어색해 하잖아" "아...아니 그런게 아니고..." 계속 멍한 표정을 짖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동공에 지진난듯이 어쩔줄몰라 하는 김한빈 "진짜....그렇게 이상해요????난 잘모르겠는데....." 여자가 보는 눈이랑 좀 다른건가 뭐가 그렇게 이상한거지???화장도 전문 메이크업하는 사람이 해준건데...아...진짜 답답하게 "아니에요! 전혀 안 이상해요!!!그런거 아니고....." 신랑님 대기 하실께요!!!! 뒤에서 쩌렁 쩌렁 외치는 소리에 김한빈이 예!!하고 대답하며 뛰어 갔다. 아 몰라 지금 내상태가 어쨋건 뭐 어때 내가 당당하면 사람들도 별로 신경 안쓰겠지.. 아....진짜 뭐라고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그러고 얼마 후 나도 신부입장을 하기위해 문밖에 서자 아저씨가 걸어왔다. 신부 입장할때 손 잡아 주려고 하나 보다....진짜 싫다 "여주야!!하하 이 좋은날에 표정이 왜그러니 옷도 예쁘게 입어 놓고 자, 좀있다가 아저씨랑 같이 입장하자... 이럴때만이라도 아버지 노릇을 좀 하고 싶구나" 아버지?? 전혀 동의되지 않는 말을 내뱉는 아저씨를 한 번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말았다. 진짜 이런 행사 너무 싫다...가식적이야. 신부 입장!!!!하는 소리가 들리자 문이 열리고 아저씨가 팔을 걸라는듯 팔안쪽을 내밀었다.한번도 아저씨가 내게 화낸적은 없지만 늘 짓는 저 미소가 오늘따라 더 가식적으로 느껴져 미웠다.진짜 이 사람 계략에 빠져 팔려가는 기분이랄까....후...한번 숨을 뱉고 역겹지만 나 또한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아저씨의 팔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뗐자 멀리에 썩은 표정을 한 김미현씨가 보였다. 어지간히도 마음에 안드나 보다 이 상황이.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어떻게 저 사람은 봐도 정이 안드냐..아니, 만나면 만날수록 정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뭐 미운정도 정이라는데 김미현과 나 사이에는 그런것 조차도 이제 없어진듯하다. 그뒤로 땅만 보고 속에서 끓는 역한기분을 추스리며 걷다가 어느 순간 아저씨의 걸음에 따라 발을 멈췄고 올려다 보자 웃으며 내쪽을 향해 손을 건네는 김한빈이 보였다. 난 팔을 빼 김한빈의 손위로 올렸고 이내 김한빈이 더 활짝웃으며 아저씨에게 따님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고는 나와 눈을 맞췄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의 얼굴을 마주하는건 처음 인것같았다. 괜히 부끄러워져서 시선을 내리자 김한빈의 손에 잡혀있는 내손이 보였다. 그래....김한빈씨 손을 잡고있는게 백배천배 낫지.....어쩌면 다행인것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멍하게 서있다보니 어느새 반지교환식을 하는 차례가 왔다. 아 맞다 반지...잊고 있던 순서라 우왕좌왕하다가 김한빈이 내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반지를 끼워줬다. 나도 그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는데 김한빈씨의 손이 꽤 크다는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손도 처음 잡았네....반지를 다 끼우고 고개를 들자 날 보고 있는 김한빈과 눈이 마주쳤다. 김한빈의 입꼬리가 살짝올라 가더니 얼굴을 내 귀쪽으로 가까이 하고 작게 속삭였다. "아까 말 못한게 있는데.....오늘 여주씨 엄청 예뻐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떼며 이상한거 아니라고요. 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갑자기 볼이 화끈거리면서 심장이막 쿵쾅댔다....아 뭐지....나 지금 설레는건가... 부끄럽고 놀라서 그대로 굳어 있다가 다시 주례말씀이 시작해 정신을 차리고 앞을 봤다. 결혼서약이 다 끝나고 여기저기 얼굴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러다니느라 무슨 정신으로 다녔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는다. 대충 다 인사를 마치고 숨좀 돌릴겸 앉자 김한빈이 내 옆에 따라 앉는다. "여주씨 수고했어요 힘들죠??" "아니에요 괜찮아요. 대충 예상했어요 이럴꺼" "이제 좀 있으면 끝나요!힘내요 여주씨" 본인도 힘들텐데....그런 김한빈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싱긋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들었다. 그러다가 아까 김한빈이 했던 말이 떠올라 다시 얼굴에 열이 올라 오는 거 같아서 고개를 푹 숙이자 김한빈이 어디 아프냐며 묻는다. "아..아니에요.." "진짜로요?봐봐요 여주씨" "아 진짜 괜찮아요! 아픈거 아니에요" 라며 얼굴을 숙인채로 손사래를 치자 아닌거 같은데....하며 내얼굴을 자기손으로 들게 하는 김한빈이다 "여주씨 열있는 거 아니에요???!!!막 뜨거운데!!!!어떻하지 뭐야 이렇게 아픈데 왜 말안했어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김한빈 때문에 창피해서 더 열이 오르는 것같았다. 아 진짜 아닌데...아...뭐라고 하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막막함에 계속 그런거 아니라고만 하자 계속 정확하게 어디가 아픈거냐고 묻는 김한빈이다. "아까 까지는 멀쩡했는데..." 진지하게 고민하는 김한빈이 정말로 좀 있으면 의사라도 부를 기세여서 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좀........부끄러워서....." 내말을 제대로 못들었는지 더 몸을 더 가까이 하며 네?뭐라고요?라고 묻는 김한빈.....하..이 망할놈은 왜 또 그걸 제대로 못들어...ㅜㅜ창피한데 "그냥.........갑자기 부끄러워서 그렇다고요....." "아........" 그제야 들은건지 고개를 끄덕이다가 피식 웃더니 옆에 살짝 삐져나온 머리를 뒤로 넘겨주며 말한다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요.....진짜..... 아닌척 하는데 완전 애기야 애기....." 오늘만 2번 김한빈에게 기습공격을 당한것같다. 하여튼 김한빈은 말한마디로 사람 들었다 놨다하는데 재주가 있는게 틀림없다. *악연이 맺어준 인연* #4 안녕하세요!!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ㅜ댓글 달아 주시는 분들 정말 사랑해요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