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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와 인성 전체글ll조회 1612l 2

 

 

 

까만달(Inst.)-신민아

 

 

[02]

 

 

 

 

"어, 눈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고나온 슬기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완연한 겨울이었다.

 

 

 

 

***

 

 

 

슬기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자 놀란 주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슬기는 주현의 손에 들려있던 바느질감을 뺏으며 속사포로 내뱉듯 말했다.

 

 

 

"언니!!! 나가요!!빨리빨리빨리빨리!!"

 

"응?"

 

"밖에 눈왔어요, 눈!!!"

 

 

 

아이같은 슬기의 모습에 주현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봤자 한 살 차이지만, 성숙한 주현과는 달리 슬기는 아직도 철 없는 어린아이같았다. 함께 지낸지 벌써 이 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건 불변의 법칙이나 마찬가지였다.

 

 

 

 

 

"프흐, 알았어. 나 바느질 좀 마저 하고 나갈게."

 

"아아아아아아아 그냥 나와요!!!"

 

 

 

 

맥없이 끌려나온 주현은 어이가 없어 실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느릿느릿 신발을 챙겨신는 주현이 못마땅했는지 슬기의 미간이 장난스럽게 찌푸려졌다. 그새를 못참고 주현이 신발을 채 신기도 전에 슬기가 주현에게 눈뭉치를 던졌다.

 

 

 

"아!!!!"

 

"언니 우리 눈싸움해요!! "

 

"강슬기 죽어."

 

 

 

급하게 신발을 마저 신은 주현이 슬기에게 눈뭉치를 만들어 던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눈에 두 사람의 손 끝이 붉어졌지만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마침 다 비워진 아침상을 들고  그 곳을 지나가던 덕희는 애석하게도 슬기가 던진 눈에 맞고 말았다.

 

 

 

"아얏, 아가씨!"

 

"아, 미안!!!"

 

 

 

미안하시면 다예요? 라고 묻는 덕희의 얼굴에는 원망이 가득했지만 슬기는 이 년이 지나도 여전히 덕희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는 말괄량이 아가씨였다.

 

 

 

 

***

 

 

 

 

김제혁은 이년 전 반란에 성공하여 은국(誾國)의 황제자리를 얻는데 성공했고, 전 황제와 뜻을 같이 했던 이들은 다 관직을 빼앗거나 귀양을 보냈다. 불타버린 황궁은 어느새 복원작업이 마무리 되어 전보다 더 화려해졌으며. 비었던 관직도 모두 김제혁의 뜻에 따라 채워졌다. 그야말로 김제혁을 위한 나라였다.

김제혁은 정사를 보다 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에 바빴다. 결국 해답을 찾지 못해 그의 미간이 빠르게 구겨졌다. 제 심복 시온을 불렀다.

 

 

 

"시온아, 게 있느냐."

 

"예, 폐하."

 

 

 

황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어디선가 튀어나온 시온은 제 군주의 표정에 의문을 품었다. 무엇이 저리도 군주를 언짢게 하였는가.

 

 

 

"공주말이다."

 

"예?"

 

"배씨 황제 외동딸. 그 날 확실히 죽인거 맞아?"

 

 

 

순간 시온은 뒤통수를 무언가로 세게 맞은 듯 멍해졌다. 그 날 이후로 공주를 죽였다는 보고를 받은 적도, 올린 적도 없었다.

시온의 입에서 긍정의 대답이 나오지 않지 김제혁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냐, 그래. 그럼 공주가 살아있을 수도 있단 말이지?"

 

"......"

 

"이야, 재밌네."

 

 

 

그의 입꼬리만 올려 짓는 웃음은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웠다.

 

 

 

 

 

***

 

 

 

 

추운 겨울에도 저잣거리는 사람이 붐볐다. 장까지 열린 탓에 이리저리 치여 정신이 없었지만, 코를 자극하는 주전부리의 냄새는 정확히 슬기의 후각을 자극했다.

 

 

 

"어, 호박엿 냄새다. 언니 우리 호박엿 사먹어요!"

 

"안돼. 너 저번에도 단거 많이 먹다가 배탈 났던거 기억 안나?"

 

 

 

주현이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으나 고집불통 강슬기의 발걸음은 호박엿을 파는 할머니에게로 향했다.

쌀엿이니 고구마엿이니 호박엿이니 주전부리에 정신이 팔려 슬기는 주현에게 관심이 없었다. 주현은 그런 슬기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는 군중들 사이로 자신의 모습을 서서히 감추었다.

 

 

 

 

***

 

 

 

 

"여깁니다, 주현낭자!"

 

 

 

 

저 기둥 뒤로 윤이 손짓 하는게 보였다. 주현은 다시 한 번 슬기가 주위에 없는지 확인하고는 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슬기는요?"

 

"잘 따돌렸어요. 아마 저 사라진지도 모르고 있을거예요."

 

"아, 다행입니다."

 

 

 

둘은 한참이나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중간중간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둘이서 작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 모습은 마치 밀회(密會)를 하는 연인같아보였다.

 

 

 

 

***

 

 

 

 

 

"언니, 찾았잖아요."

 

"아, 미안. 오다가 뭘 흘린 것 같아서 좀 찾느라."

 

 

 

슬기가 투덜대자 주현이 달래듯 슬기의 등을 토닥엿다. 입이 댓 발이나 나온 슬기는 그런 주현의 손길에 금방 풀렸는지 얼마 안가 다시 헤실헤실 웃었다.

서로 짐을 나눠 들며 집으로 가는 길에 주현이 무언가 생각난듯 말했다.

 

 

 

 

"참, 슬기야.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뭔데요?"

 

"혹... 사모하고 있는 사내가 있어?"

 

"엥?!"

 

 

웬 자다 봉창 두들기는 소리야, 이 언니가.

슬기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주현은 미묘한 표정을 지은채 대답을 재촉했다.

 

 

"음... 없어요."

 

"그래? 그럼... 혹시 용현골 최가네 둘째 아들말야. 사내로써 어때?"

 

"아, 윤이놈 말하는거예요?"

 

"응."

 

"아유, 걔야 뭐 볼꼴 못 볼 꼴 다 보고 자라서 친남매나 다름 없죠."

 

"정말??"

 

 

 

주현의 표정이 밝아졌다. 슬기는 이런 주현의 행동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2년이란 시간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 낯설었다. 주현은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듯 몸을 베베 꼬고 입술을 오물거렸다. 슬기는 가만히 주현의 대답을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런 슬기의 얼굴엔 표정이 없었다.

 

 

 

"나 사실,"

 

"......"

 

"윤 도련님이랑 사모하는 사이야."

 

"...아."

 

 

순간 슬기는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에 의문이 들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이렇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왜지? 아끼는 언니와 친한 동무가 서로 사모 한다는 건 좋은일인데.뭐가 문제일까.

 

 

 

"......"

 

"많이 놀랐지, 슬기야."

 

"...아뇨, 잘됐네요. 윤이놈 상판대기가 반반하긴 하죠. 선남선녀네."

(상판대기: 얼굴을 속되게 이름)

 

 

 

반반하긴 지랄. 이 순간 왜이렇게 윤이놈의 상판대기를 먹다 뱉은 빈대떡으로 만들고 싶은지.

슬기는 울음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정면을 보고 걸었다.

물론 왜 울고 싶은지는 자기 자신도 몰랐다.

 

 

 

-----------------------------------------------------------------------------------------------------------------------

 

 

 

하...하하...일단 죄송합니다.

빨리 다음편 올려드린다고 했는데 2-3주는 지나서야 올리는 절 용서하세요.

쓰차.....크흡...!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전 그럼 빠른 시일 내에 3화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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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밌어요ㅠㅠㅠ 아이고주현아ㅠㅠㅠㅠㅠㅠ
9년 전
창의와 인성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2
드뎌돌아오셨네요ㅠㅠㅠㅠ엄청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기다린만큼너무재밌어요ㅎ 슬기가이제서서히맘을알아가는듯ㅋㅋㅋㅋㅋㅋ
9년 전
창의와 인성
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 사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는거져ㅎ 늦게 와서 죄송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
9년 전
독자3
와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브금이막간질간질하네요ㅜ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갖고오실꺼죠?ㅜㅜㅠㅠㅠ
9년 전
창의와 인성
당연하져!!!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9년 전
독자4
안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슬기한테서 슬슬 짠내가 나나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창의와 인성
크흡ㅠㅠㅠㅜㅠ부쨩한 슬기
9년 전
독자5
아ㅠㅠㅠ슬기가 울라고하네ㅋㅋㅋ주현이는 그것도 모르고 사모하는 사이라고 수줍수줍ㅋㅋㅋㅋ어떻게 이어지려나 궁금하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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