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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봉봉 전체글ll조회 1243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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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천사를 만나다.     

     

     

     

그 날 내가 무슨 정신으로 침대까지 돌아왔는지 모르겠어. 내가 나갔다 온걸 안 간호사 언니가 살벌하게 혼낼때도, 머리속에는 그 남자애 밖에 없었지. 애꿎은 이불만 퍽퍽.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이불킥이구나...그냥 모르는척 하고 나올껄! 아으!     

근데 그 일이 있고난 뒤에, 난 이상한 습관이 생겨버렸어. 평소에는 발길도 안했던 병원 쉼터에 매일 매일 출석체크를 하는거. 겉으로는 심심해서 가는거다, 속이 안 좋아서 바람 쐬러 가는거다, 이렇게 나를 합리화 시켰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 그 아이를 다시 보고싶은 거다.라고. 벌써 일주일째야. 그리고 지금도, 오랜만에 햇살이 비추는 병원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어. 혹시 그애가 오지 않을까 책 한번 봤다가 밖에 한번 봤다가, 아 설마 벌써 퇴원한건가... 갑자기 드는 우울한 마음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가 벌떡 일어났어. 우울할때는 체조가 짱이지!     

     

     

"하나..끙...두울...세엣...아으, 시원하다."     

     

     

     

쉼터에 사람이 얼마 없어서 다행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굳어진 관절을 열심히 풀어줬지.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팔을 위로 쭉 뻗고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줬어. 아니 근데 왜, 왜 하필 그 순간, 막 쉼터로 들어오고 있는 남자애와 마추쳐 버린건지. 왜 난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린 건지. 그 아이의 얼굴에 당혹스럽다는 표정이 떠올랐고,     

     

     

     

"....."     

     

"....."     

     

"....."     

     

"아..안녕! 우리 또 보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안 나올 수가 없더라고. 음, 너도 그렇지?"     

     

"....."     

     

"...너..너도... 같이 할..래..?"     

     

     

     

와 김여주 병신 인증? 왜 거기서 그런말이 나오는데! 아오. 진짜 그대로 병원 옥상으로 다이빙 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어. 쥐구멍이 어디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그 남자애가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어. 얼른 팔을 풀고 머쓱하게 가발을 빗어내리면서, 어정쩡하게 씩- 웃어줬지. 그랬더니 글쎄 그 애가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는거야. 영문을 모르겠어서 멀뚱멀뚱 그냥 서있었는데, 갑자기 그애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어. 헐 설마,     

     

     

     

"...울어..?"     

     

"...푸흡...."     

     

     

     

[방탄소년단/정국] 때로는 병원이 로맨스의 시작이 될 수 있다. 01 | 인스티즈    

     

푸하하하.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애가 막 웃기 시작했어. 아 진짜 존나 웃겨. 눈가에 눈물까지 훔치면서 웃던 그애를 보니까, 내 얼굴은 급속도로 빨개지기 시작했어. 아 쪽팔려.... 그렇게 한참을 웃기만 하던 그 애가 입가에 손을 올리더니 큼큼. 헛기침을 하곤 나에게 다가왔어.     

     

     

     

"야."     

     

"으응..?"     

     

"너 이름이 뭐냐."     

     

"...김여주...인데.."     

     

     

     

내 이름을 들은 그 애가 다시 환하게 웃어줬어. 뭐야 웃으니까 진짜 예쁘네... 키도 크고, 좋은 냄새 난다... 다시금 내 혼자만에 생각 속에 빠지려는 나를, 구해주기도 하듯 그 애가 말했어.     

     

     

"나는 전정국."     

     

"....."     

     

"만나서 반가워."     

     

"....."     

     

"여기서 오래 있었어? 난 너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아 저번에 한번 봤구나. 미안. 그때는 기분이 안 좋아서, 너한테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애가, 아니 정국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어.     

     

"아냐 괜찮아! 나 그때 기억도 안나! 다 잊었어!"     

     

     

사실 다 기억나지만,     

     

"그래? 다행이다."     

     

라며 다시금 방긋, 웃어보이는 정국이를 보니까 거짓말 하길 백번은 잘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 그래서 같이 마주보고 헤헤, 바보같이 웃어준 뒤에 말했어.     

     

"나는 여기 온지 5년 됬어. 백혈병이거든. 너는?"     

     

"나는 온지 1년 밖에 안됬어. 암 때문에 왔고."     

     

"아 그렇구나.."     

     

"근데 왜 널 한번도 못봤지? 나 여기 엄청 자주오는데, 아 요즘엔 못 왔지만..."     

     

"아, 나 여기 잘 안와서 그런가보다! 여기서 내 병실까지 진짜 멀거든."     

     

"그래? 근데 오늘은 왜 왔어?"     

     

     

순간 할 말이 턱- 막혔어. 너 보러 왔어. 오늘만 온게 아니라 매일 널 기다렸어. 이럴 순 없잖아. 그래서 그냥 오랜만에 산책하러 나온거라고 둘러댔지. 내 서툰 거짓말에 정국이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앞으론 자주와. 그 동안 많이 심심했는데, 너 보니까 좋네. 웃기기도 하고."     

     

     

라고 말했어. 아 결국 웃긴애로 찍혀버렸구나... 씁쓸했지만, 좋다라는 말에 또 웃음이 나왔어. 그래, 매일매일 올게! 오지말래도 올게! 딱 기다리고 있어!     

     

     

     

"흠, 뭐 나도 심심하니까... 알았어! 그럼 나중에 보자."     

     

"벌써 가게?"     

     

아..그게.. 나는 약이 다 떨어져가는 링겔을 가르키며 말했어.     

     

"링겔 갈아주러 가야되거든. 그럼 안녕!"     

     

"그래 여주야, 안녕."     

     

     

애써 시큰둥한 말투로 말을 마치고 빙글- 뒤를 돌았어. 조금 아쉬웠지만, 내일 다시보면 되니까. 내일은 뭘 물어볼까? 아 일단 몇 살인지 물어봐야겠다. 생긴걸로 봐선 나랑 비슷하겠지 뭐. 음, 또, 그리고....     

     

     

"여주야!"     

     

"....."     

     

"김여주!"     

     

"...어? 왜?"     

     

"너, 그, 바지..."     

     

"내 바지? 내 바지가 왜?"     

     

"아까 체조 하면서, 바지가 좀 무리한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게 아니겠지. 에이 설마, 그렇게까지 격하게 안했는데. 아닐꺼야. 아니야. 아니여야 돼...     

     

     

     

"..핑크색 좋아해?"     

     

"악!!!!!!"     

     

     

     

   

   

     

그날 밤, 난 구멍난 병원복 바지를 기우면서 또 다시 이불킥을 해야만 했어.     

     

     

     

     

     

     

     

     

     

     

     

     

     

     

     

     

     

     

     

     

안뇽하세요. 벌써 두번째 글이네요. 부쨩한 여주, 정국이 앞에서 망신짓은 다하네ㅎㅎㅎ 과연 이 글이 세드앤딩으로 끝날지 해피앤딩으로 끝날지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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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욬ㅋㅋㅋㅋㅋㅋㅋ신알신해요!!!혹시 암호닉 신청되나요...?
9년 전
아몬드 봉봉
우왕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저근데 암호닉이뭐에요...?(소근)
9년 전
독자2
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주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불킥 참 거하네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아몬드 봉봉
ㅋㅋㅋㅋㅋㅋㅋㅋ그쵸ㅋㅋㅋㅋ앞으로도...(먼산)
9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요 여주도 정국이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아몬드 봉봉
ㅋㅋㅋㅋㅋㅋㅋㅋ뀌욥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귀여워요ㅠㅠㅠㅠㅠ둘이 아프다니!ㅠㅜㅠㅠㅠㅠㅠㅠ행복했으면좋겠어요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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