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로 의도치 않은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지 않을 테다.
자살에 의해서든, 타살에 의해서든.
헝거게임 ; 몰살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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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슈루탄 되게 잘 던진다."
"중학생 때 투포환 선수 했었거든요. 그걸 여기서 써먹을 줄이야."
그 때 다시금 빛이 나는 시계.
"사람들이 그렇게 우승할거라고 입이 닳도록 말했던 게 이태일인데. 죽었네요."
"몇구역인데?"
"1구역."
"1구역?"
"응 1구역."
예상치 못한 인물의 죽음에 약간 당혹스러웠다. 그 저격수가 죽인 것인가? 사인을 보면 또 그렇지도 않았다. GPS를 켜 확인해보니 광장 너머엔 세 사람이 몰려있었다. 근데 그 중하나는 불이 회색으로 바뀌어 미동이 없고, 그 옆에 있던 노란 불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반대 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뭔가 수상하단 느낌이 들었다.
"그 불. 위치가 우리들 쪽으로 오네요."
"그러네. 어차피 머릿수는 우리가 더 많아."
그 저격수면 어쩌려구. 라는 말을 뱉은 지훈은 내 째려봄에 다시 실실 웃어댔다. 그 때 밖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철수해. 무기들 다 젖겠다."
"네 형."
다시 집으로 내려온 우린 밖이 너무 추웠던 탓인지 안이 따뜻하다고 느꼈다. 영문모를 온기에 소름이 돋을 것 같았다. 물 한잔을 다시 마셨다.
"이제 누구누구 살았지?"
"2구역이랑 3구역, 나, 11구역이랑 형이요."
"반 이상이 죽었네."
"그러게요. 난 지금 살아있는단게 신기할 지경이라니까."
나도. 라고 한마딜 뱉고 소파에 앉아 다음을 계획하고 있었다.
"근데 이 집 불 네가 켰어?"
"아니요. 여기 스위치도 없던데."
창문 밖을 쳐다보니 다른 집들도 모두 불이 켜져있었다. 아마도 동시간대에 주취측에서 한꺼번에 전력을 공급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빗발은 더욱 더 거세졌다. 창문을 타닥타닥 때리는 듯한 소리를 내었고, 이윽고 천둥과 번개도 치기 시작했다.
"참 좋은 날로도 잡아 놨네."
"이런 거 다 조작한 거일걸요. 여긴 가상 도시잖아요."
"그럴 수도 있나."
"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것 같던데."
"하늘에서 돈 무지하게 내린다."
"뭔 소리예요."
"투자자들이 이런 데 쓰라고 준 돈은 아니었을 거 아냐. 진짜 쓸데없이 돈 허비한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인지 허허. 하고 너털웃음을 하던 지훈은 집안을 뒤적뒤적대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산 같은 거 본 적 있어요?"
"웬 우산? 밖에 나가려고?"
"응. 밖에 어두운데 비까지 오잖아요. 의외로 수확 거둘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지금 날씨론 슈루탄을 던지든 총을 던지든 큰 수확은 못 볼 텐데. 남에게 불리한 조건이면 우리한테도 불리한 조건에 놓여있는 거잖아."
"딱 한명만 죽여요. 응?"
"그러던가."
"아니 그래서 우산 봤냐니까요?"
"아 못 봤다고! 못봤어!"
우산을 봤냐고 자꾸 보채는 지훈이 짜증나 큰 소리를 쳐버렸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무리 살인에 무뎌진대도 예민해질 수 밖에 없었다.
"우비도 없어보이는데...그럼 그냥 나가요."
"뭐야. 그 말투는? 같이 나가잔 말투야?"
"따로 돌아다니는 연합이 어디있어요. 같이 다녀와야죠."
지훈의 성화에 못이겨 밖으로 쫓겨났다.
"총 물 닿으면 녹슬어."
"안 쏘면 되죠.내가 죽이기만 하면 되잖아."
"바람불어서 불발 되면 우리둘만 날라갈 수 있어. 왜 꼭 이런 지랄같은 날씨에 나와야 해? 지금이라도 들어가자."
안 돼요. 라고 단호한 말투로 내 팔목을 질질 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저런 놈의 힘을 어떻게 못당할쏘냐. 반포기 상태로 지훈만을 쫓아갔다.
"형. GPS켜봐요."
비에 젖으면 고장날까봐 지퍼비닐봉지에 넣어 가져오니 밖은 춥고 비닐 안은 따뜻해서 김이 서려있었다. 손으로 쓱쓱 문질러서 김을 닦아내니 그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비들이 신경쓰인다.
쿠궁쿠궁. 치는 천둥탓에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에 지훈은 실실 웃었다. 왜 웃냐? 물어보니 귀여워서요. 비가 오면 사람이 미친다더니.
"우리가 지금 이 건물들 사이에 있으니까 이 근처에 있는 사람이 한 명 있긴 한데. 계속 움직여서 원... 어?"
"왜요."
"점점 우리쪽으로 오고 있어."
탁탁탁탁 신발의 빠른 걸음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우리 앞에서 멈춰 섰다.
"그래... 박경이 했던 말이 다 사실이였어."
"쟨 뭔 소릴 하는 거야."
"그러게요."
"난 내 힘만으로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데, 왜 그딴 새끼랑 연합을 했었지? 뭐가 무서워서?"
큭큭거리는 미친 웃음소리를 내며 아주 천천히 걸어오는 남자애 하나에 우리는 이제 헝거 게임이 아주 사람 하날 미치게 만들었구나 싶단 생각이 들었다.
"너 뭐하는 놈이냐?"
"이번 헝거 게임의 우승자가 되실 김유권."
비에 젖어 빨개진 눈과 입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실로 미치광이로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피할까요?"
"네가 한 놈만 죽이자며."
"큭큭... 연합 그런 거... 아무런 필요 없어... 어차피 인생 혼자 살다 혼자 가는 거 아냐?"
한 걸음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미친 유권의 모습에 점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그건 너 같은 루저들이나 하는 생각이고."
단호하게 말 하는 지훈을 말 없이 쳐다 봤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 그 두려움이 덜해질 것 같았어?"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짓걸여!"
"우승해서 인정받고 싶은 거잖아. 살고싶잖아 너는."
"그럼 당연히. 여기서 살고 싶어하는 게 맞지 않아?"
계속해서 내리는 비에 또 밤하늘은 번쩍 빛이 났다가 이내 천둥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와 함께 저 미친 김유권은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비와 눈물에 섞여 망가진 얼굴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인생은 혼자 살다 혼자 가는 거라고?"
"......"
"틀렸어."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었던 나는 한마디만을 말 하고 총을 꺼내 유권을 쐈다. 잘못하면 불발이 일어나 더 큰 상황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는 데다가 총알의 방향이 휠 수도 있는 반경 내에 유권이 서있어서 죽일 수 있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그의 몸에서 빗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피가 줄줄 흘렀다. 그렇게 이미 죽은 그에게 다시금 얘길하고 지훈과 갈 길을 가기로 했다.
"사람은 혼자선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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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우승을 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던 우리의 권이가 주것어요. ㅠㅡㅠ 쓰는 제가 다 안타깝네요... 경이를 오래 살려두는 이유는 제 최애라서 그럽니다. 후후 이렇게 사심이 드러나네요. 네 여러분들은 지금 최애가 경인 효일러가 피코를 쓰는 아이러니한 장면을 보고계심다 효일 너무 쓸 수 있는 장르가 적어요ㅠㅠ 완결은 아마 10이 마지막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제목을 적어왔을때 앞에 0을 붙였으니 그 0을 떼어내야 완전한 완결이 될 듯 해서요. 텍본은 지금 생각만 해두고 있습니다. 장르가 장르인지라 읽는 분들이 극제한되어 있어서 배포의 별 의미가 사라질 것 같아서여. ㅇㅅㅇ *찰리 9월 14일 낙서 0415 새우젓 은박지 깨소금 치기 꿀벌쓰 꿀 파미아* 항상 모티로 글을 쓰고 모티로 업로드를 하는데 제 기준 암호닉이 두줄을 돌파했어요! 흑흑 감격.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