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국가대표 구준회 X 사격국가대표 김동혁
W. 글쓰는미대생
준회는 사격장 한켠에 앉아 동혁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고있었다.
매일 운동복을 입고있던 평소와는 달리 꽤 신경쓴듯 차려입은 준회는 여전히 운동복차림으로 총을 쏘아대고있는 동혁의 뒤에 의자를 끌고와 제 야상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삐딱하게 앉아있었다.
동혁은 그런 준회의 눈총을 신경도 쓰지 않는듯 제 할일에 집중한 채 총만 쏘아대고 있었다.
동혁이 드디어 총을 내려놓고 손목을 돌리자 준회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진짜 계속 총만 쏠 꺼야?
차려입은 준회와 반대로 평소와 다름없이 운동복을 입고있는 동혁은 뒤를 돌아 준회를 마주보았다.
-내가 오늘은 안된다고 했잖아.
동혁의 말에 표정을 찌푸린 준회는 벌떡 일어나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그렇게 말하냐?
-그럼, 뭐. 내말 안들은 건 너야.
준회는 다시 입을 삐죽이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고 이제는 떼를 쓰듯 제 몸을 늘어트리며 소리쳤다.
-아니, 이 황금같은 휴가에 혼자 훈련하는게 무슨 심보야!
팔짱을 낀 채 준회를 내려다보던 동혁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했다.
-내가 내 휴가를 훈련하면서 보내겠다는데 왜 니가 난리야?
다시 몸을 일으킨 준회는 동혁을 노려보며 씩씩 댔다.
-니가 왜 난리냐니? 니가? 어?
동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제 총에 총알을 채워넣었다.
실력 탓이 아닌 부주의함으로 순위가 번복된 동혁이지만 준회와 달리 편한 마음으로 휴가를 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는 준회에게 저는 태릉촌에 남아있을 거라고 말했더니 준회는 그저 튕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선 내일부터 신나게 놀아야한다며 일찍 쉬라고 동혁을 방으로 밀어넣었다.
그렇게 준회는 내일 제가 10시까지 방 앞으로 데리러 가겠다며 통보를 하고는 잠에 든 듯 했고 동혁은 거기에 다시 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휴가를 보내라며 답장을 하고선 잠에 들었다.
그리곤 평소와 같이 해가 막 떴을 때 눈을 떴고 진환이 깨지않게 준비를 마치곤 제 가방을 챙겨 나갈 채비를 했다.
진환은 부시시 눈을 뜨곤 동혁에게 어디가냐며 물었고 동혁은 사격장에 간다는 말을 끝으로 진환에게 아직 8시라며 이불을 덮어주고는 나갔다.
동혁은 기초체력실에 가 한시간쯤 가볍게 몸을 풀고는 사격장으로 향했다.
그때쯤 준회는 눈을 떠 샤워를 마치고 공들여 오랜만에 한껏 멋을 부렸고 핸드폰을 꺼내 동혁의 카톡을 확인하곤 대수롭지 않게 핸드폰을 주머니에 밀어넣었다.
항상 새초롬하게 튕기곤 하던 동혁이라 이번에도 그런것이라 생각한 준회는 계단을 올라 동혁의 방앞에 섰고 요란스레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외출 준비중이던 역시 한껏 차려입은 진환이 표정을 찡그린 채 문을 열었다.
-뭐야, 문짝 부술 일 있어?
-동혁이 데리러 왔거든요?
진환의 띠거운 물음에 준회는 약올리듯 대답했고 뒤를 돌아 방안을 한번 돌아본 진환은 대답했다.
-뭔 소리야, 동혁이 아까 사격장 갔는데.
-사격장을 왜가요.
-내가 알아?
진환은 저도 바쁘다며 문을 닫았고 준회는 표정을 찡그리곤 곧장 사격장으로 향했다.
사격장 근처에 다다르자 탕탕대는 소리가 들렸고 준회는 쿵쾅거리는 발걸음으로 사격장문을 벌컥열었다.
동혁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는데도 제 총질에 집중하느라 눈길도 주지 않았다.
한바탕 총질이 끝나자 동혁은 뒤를 돌았고 준회는 왜 여기있냐며 빨리 올라가서 옷갈아입고 나가자며 동혁의 팔을 끌어당겼다.
동혁은 제가 분명 어제 말했는데 왜 여기까지 왔냐며 놀고오라고 준회를 떠밀었고 준회는 그렇게 또 한시간동안 의자에 앉아 동혁이 저를 따라 갈때까지 기다렸다.
준회의 고집이 쎄다는 걸 알고있었지만 동혁은 제 고집이 더 쎘으면 쎘지 약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또한 죄책감때문인지 휴가기간동안 이리저리 놀러다니는 대신 제 몸을 혹사시켜야 마음이 편해질 듯 했다.
계속 징징대던 준회는 들은척도 하지않는 동혁을 보곤 더 큰 소리로 징징대기 시작했다.
-휴가 끝나면 전지훈련인데!
동혁은 이번에는 쳐다보지도 않고 제가 쏜 표적지를 걷어 펜을 들고 체크 중이 었고 제게 관심을 주는지 눈치를 보던 준회는 머리를 한번 헝클이곤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졌네! 내가 사격에 졌네! 나는 그럼 라켓이랑 셔틀콕하고 바람 펴야겠다!
펜을 잡고 손을 움직이던 동혁은 뒤를 휙 돌았다.
갑자기 눈이 마주친 동혁에 준회는 움찔했고 다시 징징대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발로 땅을 탁탁 굴렀다.
-휴간데! 반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휴,
-너 자꾸 징징댈래?
아이처럼 징징대던 준회를 보고있던 동혁은 말했고 준회는 뚱한 표정을 지은 채 발로 땅을 구르던 자세 그대로 동혁을 보고만 있었다.
동혁은 손에 쥐고 있던 구멍이 숭숭 뚫린 표적지를 제 가방이 놓인 탁자쪽에 올려다 놓고는 새 종이를 꺼내왔다.
준회는 한번만 더 징징댔다가 동혁이 제게 단단히 화가 날 것 같아 입을 다문채 못마땅한 기색을 잔뜩 내비치고 있었다.
동혁은 표적지를 갈아끼워 놓고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손에 총을 들고선 준회에게 말했다.
-너 계속 그러고 있을 꺼면 가.
-왜 계속 가래, 같이 가.
-난 훈련할꺼니까 너는 가서 놀라니까? 너 영화도 보고싶고 막창도 먹고싶고 노래방도 가고싶다며.
-그러니까 가자고.
동혁은 준회를 달래려했고 준회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표정을 짓고선 툭툭 내뱉고있었다.
살살 달래려던 동혁은 지지않는 준회에 다시 짜증이 났고 표정을 찌푸렸다 피고선 말했다.
-내 휴간데 왜 니가 난리야, 어?
-데이트잖아.
-무슨 억지야.
준회는 계속 가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동혁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억지는 니가 부리잖아.
동혁은 그게 무슨소리냐는 표정으로 준회를 쳐다봤고 준회는 붙이고 앉았던 엉덩이를 떼고 동혁앞에 두발짝 다가서서 말했다.
-무슨 휴가까지 훈련을 해. 니가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건 내맘이야. 너 하고싶은거 많다며, 가서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놀라니까?
제가 억지를 부리면서 준회에게 억지를 부리지 말라고 짜증내던 동혁은 이해가 안된다는 얼굴로 준회에게 말했고 한숨을 푹내쉰 준회는 손을 뻗어 동혁의 손에 쥐어진 총을 빼내어 잡히는 곳 아무곳에 내려놓았다.
동혁은 준회가 내려놓은 총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준회를 쳐다봤고 준회를 따라 저도 한숨을 쉬었다.
-진짜 왜그,
-하고싶은 거 많아.
-그럼 가서 해!
-너랑 하고 싶은게 많다고.
준회는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선 툭 내뱉었고 동혁은 뭐라 말을 하려다 준회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동혁은 당황한 티를 내지않으려 시선을 이리저리 옮겼고 준회는 티가 나는 동혁을 보고 피식 웃고는 동혁의 머리위에 제 손을 얹었다.
-우리 아시안게임때문에 훈련하느라 제대로 얼굴도 못보고, 또 휴가 끝나면 전지훈련때문에 떨어져 있을 꺼고, 근데 휴가 때도 너랑 데이트 못하면 어떡해?
동혁은 가만히 시선을 내리까고 제 발끝과 준회의 발끝만 내려다보고있었다.
저도 준회와 놀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제 자신에게 한 실망이 너무 큰지라 쉽게 놓지 못하는 동혁이었다.
아무런 반응도 없는 동혁에 준회는 얹고 있던 손을 부비적거려 동혁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어? 안돼?
준회는 나긋나긋하게 되물었고 동혁은 제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니가 맨날 보고 싶은데, 넌 아니야?
-그건, 아니고.
또 묻는 준회에 동혁은 조그맣게 대답했다.
동혁의 조그만 대답소리에 입동굴을 보이며 웃은 준회는 얹고 있던 손을 내려 꼼지락대는 동혁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선 제 얼굴을 동혁의 얼굴에 가까이 들이대며 시선을 맞추고선 제딴엔 한껏 애교를 부리는 목소리로 맞잡은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그럼 나랑 데이트해주세요.
동혁은 힐끗 준회와 눈을 마주쳤고 대답을 기다리는 준회에 하루쯤은 휴가를 만끽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준회와 데이트를 할 생각을 하니 굳게 먹었던 마음이 자꾸 헤이해 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아직 저편에 제잘못이라는 자책이 남아있던 동혁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럼 오늘 하루만.
준회는 다 넘어온듯한 동혁에 눈까지 휘어 웃고는 손을 잡아 끌어 제가 동혁의 가방까지 챙기고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얼른 예쁘게 옷 갈아입고 놀러가자. 아니, 이대로도 예쁘긴 한데 춥잖아.
동혁은 준회에게 이끌려 사격장을 벗어나면서 입에 발린 소리도 잘한다며 준회를 타박했고 합숙소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준회에게 으름장을 놓듯 말했다.
-오늘 하루만이라 그랬다? 내일 또 와서 징징대지마, 나 훈련할꺼니까.
어느새 합숙소 안으로 들어온 준회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타고선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준회의 방보다 한층 위에 있는 동혁의 층에 멈췄고 동혁의 방 앞으로 가 가방을 건내주며 말했다.
-오늘 하루만이 오늘까지만이 되고 그냥 전지훈련가서 열심히하자가 될껄?
-아니거든?
동혁은 가방을 받아들고 도어락을 풀어 문을 열고선 준회를 마주보고서 말했다.
준회는 또 어깨를 으쓱하고선 고갤 절레절레 흔들었다.
입을 삐쭉인 동혁은 문을 닫고 들어와 운동복을 갈아입었다.
문앞에 등을 기대고 서서 핸드폰을 꺼내 이미 시간이 지나버린 제가 예매한 영화를 보고 입을 삐죽이고는 그다음 상영시간을 찾아보는 중이었다.
준회와 비슷하게 야상을 걸친 동혁은 거울을 보며 제 머리를 다듬고 있었고 왠지 앞으로 3박 4일 휴가동안 총을 잡기는 커녕 준회의 손만 뻔질나게 잡게 될 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매를 마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준회는 기분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제게는 3박 4일간의 휴가가 아니라 3박 4일간의 데이트라고 단정 지었다.
끄적인 국가대표 준혁을 또 들고 왔습니다!
벌써 개강이 성큼 다가왔네요...
개강하면 저는 이제 바빠서 글 쓸 시간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많이 메모장에 써둬야겠어요!
쌓아놓고 수정해서 올리도록ㅠㅠ
방학동안 한게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수강신청이니 뭐니ㅠㅠㅠ
독자님들은 어떠세요?
저완 다른 삶을 살아주세요 이건 부탁입니다
곧 spiral 다음편도 가져올께요!
새연재글도 가져올까 고민중입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합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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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습니다! http://instiz.net/writing/1139723<- 여기서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