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 타로카드
"니니야, 거기 가면 타로카드 점 엄청 잘 보는 곳 많대!"
"민석아, 너 어제도 타로 봤잖아."
"그랬지마안.. 어제는 안 좋게 나왔으니까, 오늘은 가서 좋은 소리 듣고 오자!"
"나는 아무 것도 안 믿어. 민석아. 그건 그냥 장난일 뿐이야."
"나는 타로카드 나쁘게 나오면 계속 마음에 걸린단 말이야아.."
"그건 나도 알지만, 그저께 본 건 잘 나왔는데, 너 어제 또 간 거였잖아."
"하지만, 더 좋은 이야기 나올 것 같아서 갔었는데. 거기 잘 못 보는 것 같아. 그치이?"
"휴.."
"니니야아..가자아 웅? 웅? 종이나..?"
"....그래, 가. 거기 어딘데."
"히히. 역시 니니! 여기서 버스타고 20분 가면 된대!"
"민석아, 오늘로 마지막하자. 제발"
"생각해볼게! 헤헤"
맨날 올려다보면서 웅웅 거리는데 저 애교에 누가 안 넘어가.
아휴, 쟤 내 애인이야. 모르겠다고?
저기 타로 보러 간다고 신나서 방방거리고 저기 있는 햄스터 같은 애.
햄스터 안 닮았다고?자세히 봐봐. 입 움직이는데 빼박 햄토리야.
우리 민석이 먹을 때 더 닮았는데.......
미안ㅋㅋ귀여워서 말이 그냥 나와.
나중에 또 찾아오면 민석이 빼빼로 먹는 거 보여줄게 진짜 햄스터야.
여튼, 저게 어디선가 타로를 보고 오더니 하루를 거르지 않고 타로를 보러 다닌다?
집착이야 집착.
안 좋은 소리 듣고 오면 기분도 하루 종일 우울해하면서 그거 또 푼다고 다음 날 또 타로를 보러가.
좋은 소리 해줄 땐 이것보다 더 좋은 소리 해주는 타로 집이 있을거야! 이러면서 또 가고.
아휴, 진짜 쟤를 어찌 말려?
***
결국엔 또 따라갔어. 얘가 타로집 가면 자기 운세를 본단 말야.
나는 옆에 앉아서 가만히 들어주고 있었지.
민석이가 항상 타로 보고나면 "종이나, 타로점 니가 듣기엔 어땠어?" 이렇게 물어서 집중할 수 밖에 없거든.
여튼 그래서 오늘도 잘 듣고 있었는데, 어제 이야기를 싹 잊을 만큼 좋게 나온거야.
그래서 민석이 얼굴을 쳐다봤는데 민석이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입이 귀에 걸린거 있지.
그러더니 나랑 눈을 마주치더라고. 나는 눈웃음으로 웃어줬어.
그러자 민석이가 타로 봐주시는 분한테 그러는거야.
"저 타로 하나만 더 볼게요!"
"어떤 운 보시게요?"
"인연운요!"
엥? 얘 원래 자기 운세만 보고 나와. 근데 오늘따라 이야기 나온 거에 업이 되었는지 인연운을 본대.
그거 커플끼리 보는거잖아.
근데 여기서 그걸 본다고 얘기하면 커밍아웃 하는거니까 내가 테이블 아래로 민석이 손을 확 잡았어.
그런데 민석이가 나 쳐다보면서 초롱초롱한 눈빛을 막 보내더라.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단 말야.
근데 지도 도리도리 하더라. 엄청 귀여웠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진짜 다급한 눈빛으로 한 번 더 쳐다봤거든.
근데 의지가 드러나는 눈빛으로 막 쳐다봐.
어쩔 수 있나.
..니들이 생각한 거 그거 답이야..
맞아 또 졌어.
김민석 애교 보면 안 지는게 이상한거지. 어쩔 수 없이 자기합리화 하게 된다 너희도.
타로 봐주시는 분은 카드를 이미 섞고 있었고, 민석이는 아까 내가 잡은 손을 놓지 않고서 왼손으로 카드를 빼더라.
옆에 앉아서 신중하게 빼는 모습 보니까 얘가 진짜 진지하구나 싶었거든.
하나씩 뒤집히는데 솔직히 인연운이니까 나도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어.
우리 사귀는 사이니까.
아무리 안 믿는다 해도 자기 애인이 인연운 보겠다고 하는데 집중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아-
이젠 타로 하도 봐서 그림을 대충 아는데 진짜 좋은 거 3장이 연달아 나온거야.
그 순간 만큼은 타로에 빠진 김민석이 좋더라.
설령 이게 장난이라 해도 진짜 좋게 나온거면 기분이 엄청 좋잖아.
말을 해석해주는 걸 듣는데 천생연분이라느니, 절대 헤어질 일 없다고 하고 그러는데
알콩달콩 잘 사귀는 커플에게 그런 소리는 서로에게 애정을 더 주게 하는 말들이잖아.
그렇게 들떠서 우리는 타로 값을 치르고 밖으로 나왔어.
나오자마자 진짜 좋아서 사람들 신경 안쓰고 나 민석이한테 막 뽀뽀했다?
그러니까 얘도 좋아가지고 나한테 폭 안겨서 얼굴을 막 비벼.
한참을 그러다 집에 가는 버스를 타러 갔어.
가면서 민석이가 그러더라.
"종이나, 나 이제 타로 안 볼거야."
"왜?"
"나 사실 너랑 인연운 보고 싶어서 타로가게 엄청 찾아다닌건데, 계속 생각보다 안 좋게 나와서 핑계대고 그랬던거야아.."
"아, 김민석. 진짜, 너"
"왜에...."
"잘했어. 예쁘다."
"히...."
"이제 타로 말고 예쁜 데이트 하러 여기저기 다니자, 알았지 민석아?"
"웅! 히히"
그 뒤로 타로 보러 가자고 한 번도 안 그랬다.
대신에 막 이것 저것 먹으러 가자고 난리지만...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이야기 들고 올 지는 모르겠어.
민석이가 부른다!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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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 쓰는데 어색한 부분도 많을 것 같네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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