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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그러니까 곧 이거란 말이지?"


지훈이 휘익- 휘파람을 불며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해보였다.



"예."


지훈에게 소식을 전한 검은 정장의 남자가 짧게 대답했다.



"그럼 세화그룹 어떻게 되려나?"


"회장님의 큰 아드님을 자리에 앉힌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오, 그래?"



남자는 들고있던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들었고

지훈은 일초라도 더 빨리 보고싶은듯 남자의 손에서 서류를 빼앗다싶이 받아내었다.




이태일, 27세




"27살? 나보다 많네."


지훈이 손가락에 침을 묻혀 종이를 넘겼다.

지훈은 아까와 다른 진지함으로 천천히 모든것을 눈으로 흝었다.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자 지훈이 고개를 들어

자신이 다 읽을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린 남자를 쳐다보았다.



"사진은?"


"언론에 한번도 노출된적 없으신 분이라 확실한 자료가 없어 사진은 구해오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남자가 고개를 숙였고 지훈이 아아괜찮아- 라며 허리를 피라며 손짓해보였다.



"그럼 공식적인 회견은 언제 연다는데?"


"지금 도는 소문으로는 비밀리에 일을 수행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예 아드님을 공개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앉히신뒤에도

정보 공개 하나없이 회사 운영을 시킬것으로 보입니다."



"하긴, 귀한 아들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안되니까."


지훈이 이해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훈이 일하는 회사 타미그룹과 세화그룹은 수십년전부터 라이벌 회사로 알려져있었다.

두 회사 모두 해외에서도 잘 팔리는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고있었고

주식 값어치도 어마어마했다.


이렇게 보이기엔 평범한 회사 둘 모두 뒷받침을 해주는 조직을 거느렸고

타미그룹 조직의 우두머리가 조직에서 나이가 어린축에 해당되는 지훈이었다.


세화의 회장이 아들을 공개 안한다는것은 조직을 두고있는 회사들은 이미 다 이해하는 일이었다.

언제 어디서 이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래도 뭐 어디 그게 숨기기 쉬운가."


지훈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태일아,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


혼자쓰기엔 큰 병실에는 흰머리가 듬성듬성 나있는 남자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둘만이 앉아있었다.


"회사는 네가 잘 지켜내야한다."



"네, 잘 알고있어요."


태일이 힘겹게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며 남자의 손을 더욱 세게 잡았다.



남자는 태일을 안쓰럽게 쳐다보며 태일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이제부터 너는 네가 아니다, 숨겨야하고 지켜야한다.... 태형아."



"...네, 아버지."





태일이 병실문을 열고 나오자 반듯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태일이 문을 닫기도 전에 먼저 닫았다.


"아 지호씨, 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태일이 어색하게 웃으며 지호에게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습니다. 제 일입니다."



지호가 무뚝뚝하게 말하자 태일은 다시한번 어색하게 웃었다.

역시 적응이 안되는 남자였다.



"방금전 기사들이 떴습니다."


둘이 엘레베이터를 타자 지호가 손에 들고있던 신문을 태일에게 건내주었다.


신문에는 세화그룹이 첫째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해주며 자신의 뒤를 이어가게 한다는 기사가 첫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이미 둘째아들이 사고를 여러번 치고 결국 한사람을 반병신으로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고있었고 그걸 의식했다는듯

기사 어디에도 둘째아들의 얘기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소문은 거짓이었다.

세화그룹에서 먼저 퍼트린것이었기에.




태일은 외동아들이었고 형도 동생도 없었다.

회장은 일부러 태일이가 태어나는 날부터 모든것을 계획해왔고

태일이 세살이 되는해에 둘째가 태어났다는 거짓 기사를 내보내었다.


태일이 고등학교를 입학한후에는 둘째아들이 문제아라는 소문을 퍼트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안좋은 소문을 회사의 타격을 입지 않을정도로만 퍼트렸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이 우려했던 죽음이 암이라는 이름으로 조금 빠르게 다가오자

회장은 둘째아들은 재산을 상속해줘봤자 쓸데없는 짓만 할것이라는 뉘앙스로

첫째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하고 자신의 자리를 이어가게 한다는 기사를 내었다.






태일은 기사를 다 읽고선 담담하게, 하지만 속내를 다 숨기지 못한채 한숨을 내뱉었다.


지호는 그런 태일을 묵묵히 지켜보다 엘레베이터가 일층에 도착하자 신문을 태일의 손에서 거두어갔다.



'일층입니다.'


기계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나오며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문 앞에는 지호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몇몇 보였다.




"오, 우지호씨, 오랜만이네요."



지호가 남자의 얼굴을 보고 눈썹을 살짝 움찔거렸다.


"..표지훈씨."



지훈은 씨익 웃으며 양옆에 서있는 남자 둘과 함께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왔다.



"비켜주시죠, 내려야합니다."


"왜그러시나? 같이 타고 올라가면서 얘기도 좀 나누지?"


지훈이 막무가내로 닫힘 버튼을 눌렀고 37층을 향하는 버튼을 눌렀다.




태일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더욱 벽으로 붙었다.




"표지훈씨가 오실곳이 아닌거같은데요."


지호가 평소와는 좀더 싸늘한 목소리로 지훈에게 말하자

지훈이 하하 하고 웃었다.


"아니 우리 회장님 병문안좀 오겠다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비싼양주도사왔는데- 라며 지훈이 능글맞게 웃었다.


"근데... 뒤에는 누구?"




지호가 아차 하며 티 나지 않도록 조금씩 태일의 앞을 자신의 몸으로 가렸다.


"그쪽이 신경쓸일이 아닐텐데요."



"아, 혹시 저게 그 아드님이신가?"


지훈이 태일을 향해 웃었고 얼떨결에 눈이 마주친 태일은 깜짝놀라 바닥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드님은 맞는데 그쪽이 생각하시는 그 아드님은 아닙니다. 됐습니까?"


지호는 그럴일은 없을걸 알면서도 지호가 제발 지훈이 착각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담담하게 아들이 맞다고 얘기했다.




지훈이 휘익- 휘파람을 불더니 지호를 빠르게 밀치고 태일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지호도 빠르게 지훈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지훈의 남자들이 지호에게 먼저 주먹을 날렸고

지호는 손을 뻗다말고 주먹을 피하며 두명 모두에게 똑같이 주먹을 날렸다.


짧은 순간에 엘레베이터에는 쿵쿵쿵- 하고 정확히 세번 소리가 났고

그순간 37층입니다- 라는 기계의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이러다 엘레베이터 떨어지겠네요. 저희는 그럼 이만."


지훈이 태일의 손을 놓고 활짝 웃으며 남자들을 데리고 엘레베이터를 나섰다.



지호는 문이 닫힐때까지 지훈의 뒷모습을 뚫여져라 쳐다보았고

문이 닫히자 그제서야 서둘러 태일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으십니까?"


"..."


"도련님."


"..아..."



태일은 한동한 멍하게 서있다가 지호를 향해 전보다도 더 어색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네..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아까 내렸어야 했는데.."


"아니예요, 정말 괜찮아요."




태일은 사실 괜찮지는 않았다.


지호와 지훈의 남자들이 싸우던 그 짧은순간 지훈은 아까의 능글맞던 표정은 싹 지우고

태일의 손을 빠르게 스캔했고 37층에 다다르자 고개를 들어 태일과 눈을 마주쳤다.


그 짧은 순간 자신을 쳐다보던 지훈의 눈동자는 왜인지 잊기 힘들었다.








"얘들아."


지훈이 멈춰서며 자신을 따라오던 남자들을 부르자

둘은 동시에 예- 하고 짧게 대답했다.


"재밌는거 알려줄까."


지훈이 뒤를 돌아 무표정으로 남자들과 눈을 맞추었다.

잠시 생각하던 지훈은 표정을 피며 개구장이처럼 웃었다.


"아니다, 까먹었다."


지훈은 버릇인 휘파람을 휘익- 하고 불며 회장이 있는 병실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문제아 치고는 참 희고 깨끗한 손이었다.

굳은살과 상처까지는 아니더라도 물 한번 묻혀본적 없는것같은 손은 분명 문제아 아들의 것이 아니었다.

지호와 있던 그남자는 지호가 말한 둘째아들이 아니었다.


만난지 일분도 되지않아 지훈은 어린 남자가 이태일이란것을 알아챈것이었다.












뀽 

조직물 아님 달달물을 읽고싶다는 의견을 반영해

조직물을 쓰게되었습니다 (미아내여.. 달달물은 재밌게 쓰기 어려워요.. ㅠ)


앞으로 많이 사랑해주떼여

사랑안해주면 블락비 워더해갑니당~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워후!!!!!!!!!!!!!!!좋다좋다완전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와오 좋아요 완젼조아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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