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훈/이태일 에서 블락비/오일 로 제목 수정!)
"...대체 누굴까요."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태일의 손에 알콜이 닿자 태일이 흠칫 떨며 말했다.
"저를 공격했다는건... 제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걸까요?"
"아마 회장님이 감시 당하시는것 같습니다."
지호가 태일의 손에 붕대를 두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도련님께서 병실을 오가는것을 보고 추측을 한것같습니다."
태일은 화끈한 아픔에 한쪽눈을 찡그린 뒤 지호의 말에 다른쪽 눈까지 같이 찡그렸다.
"...이래서 병문안도 한번밖에 가질 않은건데... 어떡하죠, 지호씨?"
"...일단 애들을 시켜 회장님께 말씀 전하겠습니다. 걱정은 천천히 하셔도 좋습니다."
지호는 붕대를 핀으로 고정시켰고 태일은 다시한번 움찔, 미간을 찌푸렸다.
"되도록이면 이쪽 손은 들고 샤워하세요. 물 묻히지 마시고요."
"고마워요. 근데 지호씨도 치료 해야죠.."
태일은 지호가 자신을 치료해줄때 지호의 이마만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다.
지호의 이마는 굳은 피로 얼룩져 있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치료해주는게 내심 걸렸다.
"치료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리와요. 나도.. 이런거 능숙해요."
치료에 능숙하다는 태일의 표정은 슬펐고
태일과 십년이상을 함께해온 지호는 태일의 말을 알아듣고 조용히 앉았다.
태일은 솜에 알콜을 묻혀 지호의 상처주위를 닦아내었고
찢어진 상처가 보이자 손가락에 연고를 짜 살살 발라주었다.
지호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태일의 얼굴을 올려다보았고
태일이 다됐다며 웃자 재빨리 시선을 내리깔았다.
"내일 꼭 병원에 가세요. 아셨죠?"
태일이 미소지었고 지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태일이 다음날 회사로 나갔을때 조용하던 건물이 술렁였다.
저게 그 망나니 둘째아들이야?
아 이태형? 그 사람 반 병신으로 만들었다는..?
와 저얼굴로?
자신을 욕하는건 아니었지만 태형으로 생활하며 저런 소리를 들으니 태일은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지호는 천천히 프론트데스크로 가 무엇을도와드릴까요- 라는 여직원에게로 상체를 숙여 조용히 입을열었다.
직원교육똑바로시켜-
지호가 다시 태일이 서있는 엘레베이터 앞으로 가자 태일은 무슨 일이냐며 질문했고
지호는 아무일도 아니라고 얼버무리며 애꿎은 엘레베이터 버튼만 꾹꾹 눌렀다.
드디어 문이 열렸고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에는 지훈이 내려오고있던 참이었다.
지호는 이를 뿌득 갈고 뒤를 돌아섰지만 지훈이 태일을 다시 끌어당기려고 하자 그를 저지하려다
되려 자신이 끌려들어와 얼떨결에 태일도 같이 타고 말았다.
휘익-
문이 닫히자 지훈은 특유의 휘파람소리로 인사를 한뒤 맨 꼭대기층을 눌렀다.
"오랜만이네요 우지호씨?"
지훈이 씨익 웃었다.
"그리고, 이태형씨."
태일은 그때의 눈빛을 기억하고선 네- 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롤 대답했다.
"아니 둘째아드님은 쫓겨나다시피 한거 아니었나? 왜 계속 회사랑 병원을 들락날락 거리실까?"
지훈이 자신을 곁눈질하는 태일쪽으로 고개를 휙 돌리자 깜짝놀란 태일이 고개를 푹 숙였다.
"무슨 상관이시죠?"
지호가 싸늘하게 말하자 지훈이 푸흐- 하고 싱겁게 웃었다.
"태형도련님이 재산을 물려받지 않는다고 했지 이곳에서 일하지 말라는 통보는 받으신적 없으십니다.
어느 부모가 철저하게 자식을 내치겠습니까?
그리고 도대체 우지호씨는 왜 자꾸 주위를 멤도십니까?"
"보디가드 님께서는 모르시겠지만 저같이 좀 윗쪽에 있는 사람들은 비즈니스 중입니다.
아무리 서로 싫어해도 공사는 구분하죠."
지훈이 피식 웃었다.
"일하러 온거라고요, 일.
지금 큰 프로젝트 준비 중이신것도 모르시나요?"
깐죽거리는 지훈에 욱한 지호가 다른말을 하려하자
엘레베이터에서 기계음이 나오며 문이 열렸다.
"지호씨.."
태일이 어서 가자는 눈빛을 지호에게 보냈고
지호는 인삿말 하나없이 엘레베이터를 내렸다.
"태형씨 잘가요."
지훈이 태일을 향해 웃어주자 태일은 고개를 한번 까딱 하고는 지호와 함께 복도로 사라졌다.
"재밌어."
지훈이 휘파람을 불고선 씨익 웃었다.
30년을 가까이 계획해온 일이었지만
회장의 의도치않은 병에 계획을 빨리 진행하려하다보니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그는 감시당한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고
병실을 찾아온 태일이 노출이 될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한것이 큰 미스였다.
결국 회장은 계획을 바꿔 태일에게 회사에가서 일을 배우게했고
둘째아들에게도 기회정도는 주겠다는 기사를 내보내었다.
그날 밤 태일이 잠이 들자 옆방에서 지호는 회장과 영상통화를 하였다.
왜인지 침대에 기대어 누워있는 회장의 표정이 비장하면서도 탐탁치 않아보였다.
"지호야."
"예."
회장은 잠시 숨을 깊게 들이마쉬고 내쉬었다.
"태일이를 이번에 타미그룹과 공동으로 제작하는 새 프로젝트에 넣을 생각이다."
회장의 말에 지호는 머리를 얻어맞은것만 같았다.
"회장님..!"
"안다. 하지만 태일이가 공격받은것 자체가 어디선가 의심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가능성이 제일 큰 곳이 타미인것도 너도 잘 알테고.
그러니 일부러 그 프로젝트에 태일이를 투입 시켜서 타미그룹이든 다른그룹이든 의심을 줄이게 만드는수밖에."
"하지만 회장님.."
"그래 물론 그만큼 위험성도 높겠지만 그만큼 태일이의 신분이 다시 감춰질수도 있다.
이미 계획이 틀어졌으니 새로운 계획을 쓸수밖에는...
그러니 내가 너에게 먼저 얘기하는거다."
회장이 한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숨을 후- 하고 내뱉었다.
"태일이, 너에게 맡긴다."
"...원래 제 직업인걸요."
"이제부터가 본전이야. 너를 믿는다 지호야."
지호는 입을 살짝 벌렸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고
결국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회장은 그런 지호를 바라보다 작은 미소를 짓고 채팅을 종료했다.
지호는 까만 스크린을 잠시 바라보다 태블릿피씨를 탁자에 올려놓고
앉아있던 의자에서 스르륵 미끄러져 걸터앉은뒤 손등으로 눈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