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X김성규 planetarium
현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감춰둔 본문 성규형의 49제가 끝나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걸 보면 그때 본 성규형도 환상이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시 이렇게 성규형을 생각하게 된 것도 분명히, 그를. 다시 만났기 때문에…. 무슨 이유 때문일까? 형이 다시 나타난 이유. "우현! 그 반지 뭐야? 이쁘다." "뭐가 이뻐? 진짜 볼품없는데." 멤버들이 놀리거나, 칭찬하거나, 자기들끼리 수근거려도 난 꿋꿋이 그 반지를 하고 다녔다. 성규형의 반지. 성규형이 데뷔 전부터 계속 끼고 다녔던, 성규형의 소중한 반지. 우현은 자신의 왼손 검지에 끼워진 반짝 거리는 반지를 멍하니 보다 몇 번 쓰다듬었다. "…하아…." 꽤나 담배 생각이 나는 밤이다. 우현은 밖에 나와 머리를 쓸어넘겼다. 두 손으로 볼을 쓰다듬다 두 팔을 늘어뜨렸다. 공원으로 잠시 걸었다가 날씨가 조금 쌀쌀한 것 같아 후드티의 모자를 뒤집어 썼다. 어두운 공원 벤치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잠시 멍하게 있었는데…. "…아." 우현은 소름 돋는 느낌에 눈을 반짝 뜨고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 …성규형. 하고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걸 억지로 참았다. 나 뭐야, 귀신 씌였나? 엄청나네. 살아생전의 성규형 모습 그대로 보여. 건강해 보이네. 죽으면 제일 건강한 모습으로 승천한다더니…. 그게 맞는 말인가. 아, 승천은 안했지 형은… 한건가? 아니. 했으면 이렇게 안 나타났겠지. 억울해서 나타난걸까? 폭파범을 찾아달라는…? "…찾아줘." "…" "폭파범…찾아줘." 서서히 성규형의 목소리가 잘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끊기지 않고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의 모습도 이제 흐릿하지 않았다. "………왜 보이는거야?" …성규형을 보고 겨우 꺼낸 첫마디가 겨우 이런거라니. 나도 참 나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폭파범?" 성규형은 멍하니 있다가 나의 물음에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 뭐지? "…왜그래?" "그냥… 니 생각이 들리길래… 폭파범을 찾아달라니. 영화같다." 성규형은 천천히 '걸어와서' 내 옆 자리에 '앉았다' "…." 아직도 상황 파악이 끝나지 않은 나를 보고 성규형은 말했다. "…멤버들이랑 싸웠니?" "왜 나타났어?" "…우현이 너가 내 반지를 가지고 있잖아." "…." 급속히 싸해진 공원의 분위기. 우현은 일어났다. 그리고 물끄럼히 자신의 손에 반듯하게 끼워진 성규의 반지를 쳐다봤다. "그랬구나…." 이 반지가 성규형과 만날 수 있는 일종의 매개체 였어. 뭐 이래. 정말 영화 아냐? 소설? 드라마? 하…. "내가 나타난게 싫어?" 성규는 금세 우현의 앞에 서서 우현을 빤히 쳐다본다. "…." ……아니. …내가 어떻게… 형이 나타난게… 싫을 수가 있겠어….
그리고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