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밤. 우울한 기분. 우울한 노래. 추적추적 흘러내리는 빗소리. 함께 흐르는 음악소리. 떨어져내리는 달빛. 가리워진 구름.
그 사이로 부서져내리는 별빛. 가라앉은 목소리. 느리게 움직이는 몸짓.
멀리서 들려오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 슬피 우는 고양이의 울음소리.
순간 세상을 파랗게 물들인 번개. 같이 내리치는 천둥. 노오란 가로등불. 지나가는 검은 그림자. 두근거리는 심장. 떨어지는 눈물.
입술로 스며드는 눈물. 흘러나가는 기분. 점점 커져가는 우울함. 깨닫게되는 무력감.
꺼지지 않는 불안감. 차오르는 기대감. 지나가는 바람소리. 흔들리는 나뭇잎. 날아가는 새 한마리. 춤을 추는 나비 한마리.
귀를 간질이는 모기 한마리. 불빛을 향해 날아가는 나방 한마리. 떨어지는 불빛. 침대로 돌아가 뉘인 몸. 스르륵 스치는 이불.
몸 위로 내리앉는 우울. 그 안에 스며드는 몸. 토해내지는 울음. 커져가는 소리. 젖어가는 배갯잇.
이불 위를 짖누르는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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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라기보단 단어의 나열.
군대에서 본 어떤 소설이 거의 3장 가까이 이런 짧은 단어, 문장의 나열로 이뤄져 있었죠.
제목이 기억이 안납니다만(우리나라 소설이 아닌건 확실합니다)
꽤나 신선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냥 나열해놓으니 시 같은 느낌도 있구요.
요건 전에 올린 '망상'처럼 같이 끼워서 올릴까하다가
그냥 제 취향에 맞는 글이라 따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