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시끄러워...
제발 좀 조용히해...
'당신때ㅁ... 가 다쳤ㅇ...'
뭐라고 하는거지
모르겠다.. 졸려.
눈을 뜨려다가 만 태일은 그 뒤로 다시 삼일을 잤다.
태일이 다시 눈을 떴을때는 옆에 지호만에 엎드려 있었다.
"지호씨.."
목소리가 갈라지고 힘이 없었다.
하지만 그 작은 소리에도 지호는 벌떡 일어났다.
"도련님!"
지호는 허둥지둥 침대 뒤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나 여기 얼마나.."
"딱 4일째입니다."
태일은 오래잤구나- 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깜빡였다.
"어떻게 된거예요..?"
"미행을 당하고 계셨어요."
"내가 왜요?"
태일은 힘이 없는 와중에도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사실 지훈씨가 미행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지훈씨의 차에 도련님이 타고 계신걸 모르고.."
"내가 지훈씬줄 안거군요."
내 말에 지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너무 아파서 아예 무뎌진걸까 생각도 한 태일이었다.
"지호씨, 나 다리가 안움직여요."
"사고 후유증이라고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뼈가 붙고 정상적으로 생활하실수 있으실겁니다."
"...뼈가 부러졌구나."
"..."
그렇게 정적속에 앉아있을때 문이 스르륵 열렸다.
과일주스를 들고있는 지훈이었다.
"태형씨."
태일은 대답없이 지훈을 향해 작게 웃어주었다.
"미안해요. 나때문에 이렇게 돼서.."
"괜찮아요."
지훈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리 잔혹해도 지훈도 인간이었고 자신의 잘못은 부정하지 않았다.
어찌됐든간에 이번일은 자신의 탓이었으니.
태일이 4일동안 일어나지 않자 초조함은 하늘을 찌르다 못해 우주를 뚫고 나갈것만 같았다.
유권은 운전석에 앉아있어 구르며 어깨에 금이간것 빼곤 큰 외상은 없었지만
태일은 차가 들이받은쪽에 앉아있었기때문에 그 충격으로 머리를 부딛혀 기절을 한뒤
구르며 다리뼈마저 부러트렸다.
하지만 다행히도 심각한 내상은 없었다.
"제가 뭐라 드릴말이 없네요."
지훈이 태일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괜찮다니까요, 저도 운나쁘게 다친건데."
태일이 지훈을 향해 웃어주었다.
그뒤 일주일간 지훈은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했다.
태일은 병원에서 그저 빈둥거리며 지훈이 보낸 음식을 먹고 꽃을 정돈할 뿐이었다.
그리고 태일은 몰랐다.
유권에게 눈에 붕대를 감고있는 남자가 쫓아왔단 소리를 듣고 남자의 머리에 구멍을 내었다는걸.
그리고 그 때문에 프로젝트에 구멍이 생겼다.
다른 사업 파트너들에게 항의가 미친듯이 들어오고 프로젝트가 휘청였다.
"지훈아."
"..."
지훈의 대답이 없자 퍽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 쩅그랑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잔이 지훈의 이마를 스치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훈의 이마에서 소량의 피가 흘렀지만 지훈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휴가 내줄까? 머리 식힐래?"
"아닙니다."
"왜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남자가 무식하게 주먹으로 지훈의 얼굴을 내려쳤다.
"너때문에 프로젝트가 망할 지경이다 새끼야."
"..."
"그래. 왜 죽였는지 말이나 들어보자."
"...권이가 많이 다쳤..."
"그애는 원래 네 총알받이잖냐. 너도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고.
속일 생각 말고 똑바로 말해."
지훈도 몰랐다. 자신이 왜 그렇게 섣불리 행동했는지.
하지만 남자는 지훈을 보고 알겠다는듯이 씨익 웃었다.
"지훈아. 너는 내가 제일 아끼는 놈이다.
다신 이런일이 없도록하고 프로젝트 원상태로 돌려놔라."
왠일인지 쉽게 놔주는것 같았지만 지훈은 자리를 피하는게 최선이었다.
지훈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뒤 문을 열고 나왔다.
같은 건물 안이었지만 공기가 더욱 달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