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백현썰 下 |
“어? 선배 머리….” “별로야?”
심란했던 주말이 지나고 학교를 가고 있는데 등굣길에 선배를 만났다 선배를 본 순간 어? 금요일에 봤던 머리가 아닌데?라고 머리로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뱉었나 보다 선배는 머리를 만지며 별로냐며 물어온다. 설마 별로 일리가 있겠어요 선배.. 선배가 하면 빡빡이라도 아주 잘 어울리실 거예요. 나는 손사래를 치면서 아니요 완전 잘 어울려요!라고 하자 선배는 진짜 예쁘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다. 내 눈 보면서 웃어주는데 완전 심장어택. 새삼 느끼는 거지만 선배 진짜 잘생겼다.
“등교는 처음이지?” “네? 뭐가요?” “하교는 자주 했는데 등교는 처음이잖아 그치?” “아…그렇네요? 아침에 보는 선배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ㅇㅇㅇ, 이제 나 편해졌나 봐? ” “조금이요 아주 조금….” “그럼 오빠라고 불ㄹ…” “그건 별개죠!”
뭐가 다르냐며 내 머리통을 감싸오는 선배의 또 두근두근. 그동안 선배를 좀 겪어본 결과 선배는 생각보다 스킨십이 많은 사람이었다 설마 나한테만 그러는 건 아닐 테고 다른 여자사람들한테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해주겠지? 괜히 또 질투, 질투. 질투! 선영이 말을 들어보면 선배를 좋아하는 애들은 많지만 정작 옆에 두는 사람은 몇 명 없다고 했다. 그 여자사람들은 거의 다 선배의 몇 년 된 여사친들, 플러스 남자친구 다 있는 친구들이라고 했다.
“좀 있다 봐.” “네, 열공하세요!”
선배한테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반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내 어깨를 잡는 손에 놀라서 뒤를 쳐다보면 선배가 미리 줄게.라며 딸기 사탕을 손에 쥐여준다. 그리고선 진짜 좀 있다 봐!라며� 돌아갔다. 두근두근. 아무래도 나, 선배가 졸업하기 전까진 계속 선배를 좋아할 것 같다.
선배한테 만날 받기만 한 것 같아서 나도 뭔가 사드려야 할 거 같아 선영이에게 선배가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어 물어서 치즈케이크를 하나 샀다. 무리한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선배가 좋아하는 유일한 음식이라길래 그냥 미친척하고 사버렸다. 선배가 부담스러워하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잠시, 벌써부터 치즈케이크를 맛있게 먹을 선배 얼굴이 아른거려서 빨리 가져다주고 싶다.
“오늘 누구 생일이야?” “어, 아 놀랐잖아요..언제 오셨어요?” “방금. 누구 생일이야?” “네? 아,아니요..” “그럼?”
선배 주려고 산 거예요 드세요!라고 말해야 하는데 내 입에 누가 본드를 붙이고 갔나 보다. 저 짧은 말이 안 나와서 우물쭈물 선배는 내 모습에 미간을 구기며 물어온다 누구 생일인데 케이크를 샀어? 남자친구? 선배 저 남자친구 없는 거 아시잖아요..라고 대답을 하면 어? 어떻게 알았지?라며 금세 미간을 풀고선 웃는다. 제가 남자친구 없는 게 그렇게 좋으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면 곧 생길 텐데?라고 능글맞게 웃어넘긴다. 곧 생기다뇨? 전 흔하디 흔한 썸도 없어요 선배..
“선배 케이크 좋아하신다면서요..” “어?” “이거 선배…드리려고 산 건데‥” “헐” “선배가 작게작게 많이 줬으니까 저도….”
케이크를 받더니 그래서 이렇게 크게 한번 주는 거야?라며 웃는다. 뭔가 엄청나게 쪼그라드는 느낌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선배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날 계속 보면서 웃었다. 케이크 준 김에 그냥 좋아한다고 고백이나 해버려?는 무슨 말도 안되는 상상이다. 잘 먹을 게 라며 내 머리통을 감싸더니 묘하게 안는 포즈가 돼버렸다. 이렇게 가까이 붙어본 적은 처음이라 또 엄청나게 두근거렸다. 그리고 선배 교복에선 엄청 좋은 향이 났다.
대망의 졸업 사진 날 혹시 몰라서 전날에 미용실 가서 머리도 하고 기초만 하고 다녔던 화장도 오늘은 풀메이크업으로 하고 학교를 갔다. 학교에 가자마자 친구들이 너 오늘 무슨 날이야?라며 물어온다. 나는 무슨 날이…될 거 같기도.라며 대답했다. 학생회에 친구가 있어서 그런지 졸업사진을 언제 찍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혹시 몰라서 핸드폰을 안 냈는데 선배한테 연락이 없었다. 선배가 그냥 장난으로 한 말에 혼자 휘둘리는 상황이 된 게 아닌가 싶어서 괜히 시무룩해져있는데
“여기 ㅇㅇㅇ 있어?”
3교시 쉬는 시간에 교실 뒷문이 열리더니 어떤 예쁜 선배가 날 불렀다. 예쁜 얼굴에서 풍겨오는 엄청난 포스에 난 순간 쫄았고 제가 ㅇㅇㅇ인데요.. 하며 뒷문으로 나갔다. 예쁜 선배의 등장과 동시에 반 애들은 나한테로 시선을 집중했다. 이런 시선 별로 달갑지 않은데 말이다. 변백현이 너 데려오래라며 웃으면서 대답하는데 웃는 모습이 진짜 장난 아니게 예쁘다 이 선배 천국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나는 혹시나 선배가 잘못 말했나 싶어서 네? 라고 되물었고 너 백현이랑 같이 졸업사진 찍어야 돼라며 내 손목을 잡는다. 빨리 가자.
“변백현 말대로 너 되게 귀엽다” “네?” “변백현 취향이 이런 스타일이었다니 귀여운 새끼” “…?” “변백현보다 더 예쁘게 나오길 바랄게.”
예쁜 선배가 데려온 곳엔 백현 선배 반 선배들이 있었다. 나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일까 하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순간 누가 뒤에서 어깨를 잡더니 왔어? 라며 묻는다 아, 백현 선배다. 이젠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나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선배를 올려다보는데 졸업 사진, 같이 찍기로 했잖아 그치?라며 웃는다. 선배 친구들은 옆에서 오~변백현 박력 개쩔ㅋ굳ㅋ이라며 환호성을 지르는데 내가 선배와 같이 졸업 사진을 찍어도 되는 걸까 싶었다.
“선배 진짜 저랑 졸업사진 찍어도 돼요?” “응” “이거 평생 남는 건데?” “괜찮아” “…….” “테마는…” “네?” “사진 다 찍고 알려줄게.”
선배 저 테마 알아오라고 대답하기엔 타이밍도 놓치고 뭔가 모르는 척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결국 또 말을 하지 못했다. 멍 때리고 있는 새에 사진기사 아저씨가 선배 이름을 불렀다. 졸업사진은 단독 컷을 하나 찍고 테마 컷을 따로 또 찍는다. 단독 컷을 찍는데 선배 뒤에서 누군가가 빛을 비춰주고 있는 듯한 기분에 생각 없이 선배를 보는데 개인컷이 다 끝난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나 멍 때리는 거 되게 추하던데…선배는 자기 옆으로 오라며 웃는다.
“여자친구야?”
카메라 앞에 선 나와 백현 선배의 모습에 사진기사 아저씨가 묻는다. 선배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기사는 날 보며 잘생긴 남자친구 둬서 좋겠네라며 웃는다 준비돼있던 의자에 앉았고 선배는 내 뒤에서 내 양쪽 어깨에 손을 살포시 놓은 그런 자세로 테마 컷을 찍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선배 친구들의 농담에 긴장이 풀려서 생각보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었다.
“ㅇㅇ아, 오늘 예쁘게 하고 왔네?” “네? 아…네.” “졸업 사진 테마.” “…….” “interest” “…관심사?” “응 관심사.”
예쁘게 웃으면서 맞장구를 치는 선배의 모습에 넋을 놓고 보는데 교실에 달달한 노랫소리와 함께 아까 그 예쁜 선배를 포함해서 자주 보이던 선배의 친구들이 종이를 한 장씩 들고선 선배 뒤로 섰다. 한 명씩 웃으면서 내 이름을 부르더니 종이를 뒤집었다. ㅇㅇ아,내가 너 좋아해…? 뒤에 있던 선배들에게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 부끄러운 듯 바닥을 보고 있는 선배에게 시선을 옮겼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뒤에 있는 종이들을 가리키며 저 주인공이 내가 맞느냐며 선배에게 물었다. 생각해보면 그때 정말 대담했다, 나.
“ㅇㅇ아, 내가 너 많이 좋아해.” “…….” “나랑 사귀어줄래?” “…….” “오빠가 치즈케잌 걸고 잘해줄게, 진짜.”
3년째, 브레이크 없이 순탄한 연애를 하고 있다. 주위에선 질리지도 않느냐고 물어오는데 우리는 항상 웃으며 절대 아니.라고 대답한다. 선배…아니, 오빠 졸업사진 테마 컷처럼 역시 내 졸업사진 테마 컷에 도 오빠가 예쁘게 실려있다. 내가 졸업을 했을 땐 서로 테마 컷을 찍어서 카톡 프사를 해놓기도 했었다.
“오빠 그거 알아?” “뭐?” “나 오빠가 첫사랑.” “나도.” “어?” “나도 네가 내 첫사랑이라고.”
우린 서로를 보며 사랑스럽다는 듯 웃으며 입을 맞췄다.
“많이 좋아해” “나도 많이 좋아해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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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썰이네요 (^^) 선배 백현썰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아까 실수로 올렸었는데..보신 분 있으셨나 모르겠네요.
두서 없이 바로바로 쓴 글이라서 엉망이에요. 이해 해주세요..죄송해요.
다음 썰은 경수/세훈/종인 셋 중 하나로 돌아 올 예정입니다.
아주 잘 하면 사육썰로 다시 돌아 올 수도 있구요. 그럼 선배썰과 토요일 마무리하세요.
그리고 초록글 매번 감사합니다 ♡
핑크 님
린현 님
김자베 님
나호 님
차차틴트 님
감사드려요 다음 썰도 잘 부탁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