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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하다 전체글ll조회 64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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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다원하다 

 

 

 

 

 

이야기 둘. 

 

 

 

오랜만에 수업을 들었더니 몸이 찌푸둥하고 그런 것이,  

역시 수업은 내 체질이 아니었다. 

원래 수업 들으면 집 언제 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정상인 거 맞지. 

 

드디어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나에게 밥을 같이 먹자며  

다가오는 여자아이들이 있었다. 

그때 마침 우리 반 문이 열리며 하다가 들어왔다. 

 

"아기들, 미안. 이 언니는 나랑 먹어야 하거든.” 

“헐, 강하다 선배?” 

“아하하, 나랑 제일 친한 친구야. 미안해, 우리는 다음에 먹자!” 

 

우연히 들은 얘기였는데 워낙 우리 학교 체육과 자체에 

여자애들이 없기도 했고, 예쁜 얼굴과 털털한 성격 덕에  

작년에 신입생들이 그렇게 따라다녔다고 했다. 

이건 비밀은 아니지만, 하다는 같은 과에 중학교 때부터  

만나는 중인 남자친구가 있었다. 

것도 모르고 하다에게 접근하는 남자들 때문에  

하다 남자친구가 엄청 골머리를 앓았다고 했다. 

 

“아름, 애들은 어때? 아까 보니까 너 되게 좋아하던데. 너한테 집적거리는 애들은 없고?” 

“응, 그런 애들 없어. 애들 다 착해. 선생님도 괜찮고. 하다는?” 

“나야 뭐, 3학년인데 맨날 보던 애들 또 보고 그런 거지 뭐. 이번에는 여자애들도 거의 없어. 다 남자야 다 남자.” 

“정한이는?” 

“한이? 아, 이번에는 같은 반 됐어. 들어갔는데 아까 그 남자애 기억하지? 최승철이랑 같이 들어가서 윤정한 겁나 화냈어.” 

“헤에, 이제 나 기다리지 말고 정한이랑 같이 가. 나 진짜 괜찮아.” 

“뭔 소리야. 그건 안돼. 정한이가 설마 너랑 가는 걸로 화냈겠냐. 아침에 너 기다리고 같이 가라고 했던 것도 윤정한이야. 너랑 같이 온 줄 알았는데 최승철이랑 들어가서 걔랑 온 줄 알았대.” 

“아, 아. 그래서 오해는 풀렸어? 아, 너 정한이랑 같이 밥 안 먹어도 돼?” 

“윤정한 자리 잡으러 갔어. 아름 너 데리고 오래.” 

"어이구, 나 아기 아닌데 둘이 같이 오붓하게 밥 먹고 하지.” 

“그건 작년에 이미 많이 했네요. 너 왔으니까 오붓하게 셋이서 먹자.” 

 

정한이는 하다와 함께 나와 가장 오래된 친구였다. 

어릴 때부터 워낙에 왜소했던 나라,  

체육을 전공하는 이 둘이서 맨날 날 지켜주겠다고 난리였다. 

가끔은 너무 과잉보호하길래 내가 진짜 그렇게  

못 미더운 건가... 생각하기도 했었다. 

어쩌면 둘이서 나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강하다! 한아름!” 

 

이미 우리 밥까지 다 받아놓은 건지,  

정한이는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1년여를 보지 못했던 정한이라  

엄청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나를 안으려던 정한이가  

몸을 떠는 내 모습에 자기가 더 놀라서 연신 사과했다. 

“아, 아름아. 진짜 미안. 내가 너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아, 윤정한. 조심해 진짜.” 

“아… 정한아 미안.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너 싫어해서 그런 거 아니야.” 

 

내가 다 미안할 정도로 사과하는 정한이의 모습에  

이런 내 모습이 순간 원망스러울 뻔했다. 

몇 번이나 정한이가 나에게 사과를 하고  

하다가 몇 번이나 뭐라 한 뒤에야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아직은, 정한이를 대하는 것조차도 무리인 가보다. 

 

“애들은 어때? 너 괴롭히는 애들은 없어?” 

“그런 애들 없어. 다 잘해줘. 아까도 같이 밥 먹으러 가자 그랬었어.” 

 

누가 커플 아니랄까 봐 질문하는 것도 똑같다. 

원래 내 걱정이 많던 아이들이었는데  

어째 유난스러울 정도로 더 많아진 것 같다.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조금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아름 오늘 아침에 승철이 마주쳤어?” 

“승철이? 그게 누구… 아.” 

 

아침에 하다한테 인사하던 그 남자애를 말하나 보다. 

 

“응. 아침에 하다랑 학교 오는데 우연히 봤어.” 

“왜, 최승철이 뭐래? 우리 아름이 예쁘다고 그래?” 

“웅. 아름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길래 꺼지라 그랬어.” 

“잘했어, 내 새끼. 그 새끼가 지금 누굴 넘봐.” 

 

나에 대해서 물었다고? 

오늘 처음 봤는데… 

정한이랑 하다가 하는 말을 들었을 땐,  

설마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내 착각인 건가… 

 

“걔 오늘 처음 봤는데. 걔 나한테 관심 있어?” 

“어? 아, 안돼. 넌 함부로 줄 수 없어. 내가 고르고 고를 거야. 너 누구 생기면 우리한테 꼭 검사 맡아.” 

“걔가 그렇게 나쁜 애야?” 

“아니, 그건 아닌데. 솔직히 최승철 정도면 진짜 진국은 맞는데… 아냐, 그래도 너는 내가 진짜 완벽하고도 또 완벽한 그런 사람한테만 허락해줄 거야. 우리 아름 진짜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사람한테만.” 

 

워낙 의심이 많은 하다인지라 웬만한 사람한테도 괜찮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아이인데, 그 아이는 진국이라는 걸 보면  

정말 괜찮은 사람인 것 같긴 했다. 

초면에 반말하는 것 빼고는. 

 

밥을 다 먹고, 식당을 나서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승철이라고 했나… 아까 그 아이였다. 

 

“어… 안녕.” 

 

또 반말이네.  

애들이 좋게 말하는 것 보면 사람은 괜찮은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난 말 놓자고 한 적도 없는데 자꾸 반말을 하는 거지.  

 

“저기…” 

 

이제는 한 번 말해봐야 할 것 같아서  

인사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그 아이를 불렀다.  

내가 자신의 인사에는 답도 해주지 않은 채  

빤히 쳐다보니 조금 놀란 눈치였다. 

 

“미안한데, 너 왜 자꾸 반말이에요? 우리 오늘 처음 봤잖아요.” 

 

내 질문에 그 아이는 크게 당황한 것 같았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그의 친구들은  

웃음을 참고 있는 듯했다. 

그에 반해, 내 친구들은 아차 싶었는지  

‘그래! 최승철 너 왜 자꾸 반말하고 그래.’라며  

그에게 핀잔을 주고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두 가지가 바로  

‘거짓말’과 ‘예의 없는 것’이다. 

그걸 너무나도 잘 아는 두 사람이기에  

그 아이에게 뭐라 하고 있었다. 

 

“아, 미안. 아, 아니 미안해요. 2학년 이길래 나도 모르게 그냥 반말했나 봐요.” 

 

아… 그랬구나. 

우리 학교는 학년마다 달고 있는 명찰의 색이 달랐다. 

오늘 나를 처음 본 그 아이는 내가 2학년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오늘 정한이랑 하다가 나에 대해 묻는 질문은  

다 모르는 척했다고 했으니까.  

그의 눈에는 그냥 두 사람과  

아주 친한 2학년 동생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런 거면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저 19살인데. 사정이 있어서 작년에 1년 쉬었어요. 그래서 지금 2학년인 거고.” 

“아, 아, 죄송해요. 진짜 아무것도 못 들어가지고. 전 당연히 2학년이신 줄 알고.” 

 

내 말을 들은 그가 3초 정도 멍하더니, 뒤늦게 깜짝 놀랐다. 

그러더니 급하게 다시 계속해서 사과를 했다.  

되게 그렇게 안 생겼는데 생각하는 게  

다 드러나는 친구인 것 같았다. 

 

강아지 같은 게 조금 귀엽네. 

 

“그렇게 사과할 필요는 없고. 애들한테 저에 대해 엄청 물어봤다면서요. 어차피 애들은 안 가르쳐줄 거고, 제 소개 다시해줄게요. 저는 음악과 17기 한아름. 나이는 19살. 그쪽이랑 동갑이고 보다시피 하다랑 정한이랑 아주 오래된 친구예요. 그래서 나 저렇게 챙겨주는 거고. 사정이야 어찌 됐든 지금은 내가 2학년이니까 그쪽이 선배네요.” 

“아, 아니에요. 제가 잘 몰라가지고… 저는 체육과 17기 최승철이에요. 실례해서 죄송합니다.” 

“그건 이제 사과 그만하고, 다음에 볼 때는 친구하자 승철아. 하다, 나 다음 기악 시간이라 먼저 가볼게. 안녕!” 

 

무슨 유치원생 바라보듯이 나와 승철이를 바라보고 있던  

하다랑 정한에게 인사를 급히 건네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내가 무슨 말 할 때마다 1초에 한 번씩 표정 변화가 다양한 게  

아무래도 쟤는 거짓말을 절대 못하는 성격이겠구나 싶었다.  

 

다음에 또 만났으면 좋겠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여주 왜 정한이가 안으려는 떠는거지...? 설마 몸이 안좋아서 1년 쉬었던것도 약간 나쁜 일 당해서 그런건 아니죠...?ㅠㅠㅠㅠ만약에 맞는거면 여주 진짜 고생했어ㅠㅠ승철이랑 다 이겨내고 앞으로 꽃길만 걷자!! 작가님 재밌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4년 전
다원하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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