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잡았는데 할 게 없다는건 정말 슬픈일입니당..
심지어 딱 이런날 독방도 없다는건 더더ㅓ덛더더더더더덛..
현성
우리는 늘 주변사람의 매력을 간과하고 있어, 그치?
-딱히 저번편을 봤다고 내용이 이해가 너무 잘돠ㅣ네염!하는부분은 전혀 없을예정입니다 또르르..
김성규가 게이라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었다. 나는 언제나처럼 김성규와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김성규는 다른 아이들과 물과 기름마냥 어울리지 못할뿐이였다. 그러나 조금 다른게 생겼다면, 나는 이제 방과후에 김성규와 함께한다는 것 이였다. 김성규는 생각보다 까칠하진 않아서, 남들이 엉겨붙든 뭐하든 그저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행동에 애가 타는것은 내 쪽이였다. 김성규가 좋아서가 아니라 나한테 김성규는 점점 스며들고 있었다. 예를들면, 김성규가 없는 하교길은 허전했다. 그 예시로는 이러했다.
그 날은 김우혁이 심히 아팠던 날이였다. 김성규가 아침부터 초조한듯 다리를 떨기에, 무슨일이 있나보다 생각은 했지만 그거에 대해 큰 의식은 하지 못했다. 그저 머릿속으로 방과후에 물어봐야겠다, 생각을 했을 뿐. 그런데 평소처럼 나를 기다릴줄 알았던 김성규는 그런기색도 없이 종례가 끝나자마자 뛰어나갔다. 그리고 내가 제 집에 오지 못하도록, 카톡으로
오늘 우혁이 아픔 집ㄴㄴ
하는 간결한 한마디를 툭 던져놨을 뿐이였다. 예전에도 늘 혼자가던길이, 오늘따라 어색했다. 어색했고, 허전했고 종국에는 김성규에게 미움의 감정마저 들었다. 생각해보면 김성규가 나를 귀찮게 생각하지 않은것만으로도 나는 엄청 감사해야 하는건데. 아무튼 나는 김성규가 없다는게 그렇게 허전하고 이상했다. 그래서 그 날 이후부터, 나름 김성규한테 더 잘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놀라는티를 내더니 이내 그 호의에도 익숙해져서는, 당연하다는듯 생각하는것 같았다. 그래, 그게 매력이라면 매력이였다.
본론으로 돌아와, 나는 오늘도 평소처럼 김성규집이 우리집인마냥 누워있던 참이였다. 김우혁이 아팠던 이유로는, 놀이터에서 뭘 주워먹었다고 했나 그랬는데. 아무튼 그 날 김성규가 정신이 반쯤 나갔었다고 했다. 본래 김우혁한테 제 모든것을 걸고 사는 애라서.
"야 김성규"
"뭐"
"김우혁은 좀 괜찮냐."
응,그럭저럭,그 개새끼가 아파서 사람하나를 병신만들더니 지는 좋다고 톰과제리나 쳐 보고. 김성규는 입을 험하게 다루는편은 아니였다. 물론 돌직구가 좀 쩔긴 하지만.. 무튼 입에서 욕이 술술 나온다거나 하는일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종종 험한말을 쏟아내면, 되려 내가 더 당황하곤 했다. 아 배고프다. 화제를 돌리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김성규가 묵묵히 티비채널만 돌렸다.
"야 배고파."
"어쩔"
"와 너 변했다, 처음엔 조용히 밥 주더니."
이제 너 좀 귀찮아지려고 그래. 그리고 이럴 때는 김우혁을 이용해먹는게 맞았다. 때마침 긴 낮잠을 끝낸 김우혁이 나왔다. 우혁아~하며 살갑게 저를 부르는 나를 흘겨본 김우혁이 김성규의 품으로 안겼다. 형, 나 배고파.. 김우혁의 한마디에 김성규가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거기 앉아서 티비보고 있어. 그리고는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김성규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나를 김우혁이 발로 찼다.
"아 개…. 지 형이랑 똑같이 생긴게. 어디서 발길질이야."
"형 집 없어?"
"있어. 완전 좋음. 여기보다 한 두배는 넓을걸."
은 구라. 몇 층 차이도 안나는데 넓이차이가 날리가. 오히려 우리집은 정신없이 짐들이 쌓여있는탓에 훨씬 좁아보였다. 그럼 형 집으로 가. 김우혁이 그렇게 말하고는 흥 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보던 김성규가 김우혁한테 무어라 잔소리를 하는것 같았다. 그래도 김성규는, 생각해보면 나를 그리 미워한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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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에게는 근래에 따라다니는 남자애 하나가 생겼다. 정확히는, 김성규를 따라다니는 남자애. 처음 몇번은 그냥 가는방향이 같을거다, 생각했는데 그 애가 당돌하게도 김성규에게 난 니가 좋다 그러니 너를 따라다니고 있는데 왜 너는 날 안 알아주냐는둥의 개소리를 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저 패기넘친다 하하 웃어넘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게 되는것은 아니였다. 그래서 내가 김성규보다 화를 더 냈다.
"경찰에 신고를 해! 스토커라고!"
뭘 스토커야, 그 정도로. 김우혁을 내 무릎에 앉혀놓고 지는 바닥에 누워서 느긋하게 말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좀 진지해져 보라고! 씩씩 소리를 내는 나한테 김성규가 샐쭉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는 왜 이렇게 남 일에 관심이 많냐. 어째 나보다 더.
생각해보면 그렇네.
나는 늘 김성규일에 김성규보다 더 화를내고, 더 눈에 불을 키곤 했다. 아니 왜? 그렇게 친한 사이였나? 그렇게 진한 우정이였나? 정이 들었나? 어떤 말도 들어맞지 않을게 분명했다. 아,씨발 몰라!그 스토커 새끼부터 어떻게 해 봐!좀!
"아 왜 화를 내,진짜. 티비나 봐. 괜히 얘기했네."
"내가 도와줄게, 제발 떼어내."
"걔가 너한테도 피해주냐?"
딱히 그래서가 아니라. 김성규는 쓸데없이 똑똑한 구석이 있었다. 편하게 살아. 김성규의 느긋한 말이 맘에 안들었다. 지금이 아홉시 반이니까, 그 스토커는 보통 열시까지 김성규네(혹은 우리집)앞에 서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내려가서 욕을 하던가, 잘 타이른다거나, 말이 안들을거 같다면 패던가. 아무튼 방법은 많았다. 신발을 신는 내 옆으로 김성규가 와서 섰다. 벌써가냐?집에 뭔 일 있음?
"아니. 니 스토커 떼러감"
"아 개나대"
"아 좀. 진지해져봐!"
쯔쯔, 혀를 차는 김성규에 맥이 풀리려다가도 다시 맘을 굳게 먹었다. 진짜 나가려고? 되묻는 김성규에게 고개를 끄덕였더니 김성규가 김우혁을 내려놓고 신발을 신었다. 우혁아 집에 있어. 김우혁을 떼놓고 나를 따라 나서는 김성규에 갑자기 마음이 흔들렸다.
"나가서 넌 조용히 있어."
"아, 왜! 나 말 잘해!"
"엿"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갔을때는 어김없이 그 스토커가 서 있었다. 에휴, 한숨을 쉬고 그 쪽으로 다가가는 김성규를 졸졸 따라가자, 그 스토커가 화색이 되서는 뛰쳐나왔다. 성규야! 마치 친한사람 만난듯한 그 말투가 역겨웠다.
"가"
"나 보러 나온거야? 내가 자꾸 따라다녀서 맘 변한거야?"
"아,좀. 쟤가 너 귀찮데.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나도 너 귀찮은거 같아."
"쟤가 누군데?"
좀 고민하는것 같던 김성규가 썸남. 하고 대답했다. 뭘 썸남이여 썸남은, 하고 생각하면서도 웃음이 몽글몽글 피어났다. 요즘 그런게 어딨어, 그런건 어린애나 하는거지. 하는 스토커의 말에 김성규가 정말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 어린데?"
"아니, 그런말이 아니라. 사귀는 사이가 아니면 나도 가능성이 있는거아니냔거지."
"너 병 있어? 나 곧 쟤랑 사귈건데?"
그리고 그 말에 놀란건 비단 스토커뿐이 아니였다. 그래도 나는 침착하게 놀란티를 내지 않고 가만히 옆에 서 있었다. 그러니까 좀 그만 따라다녀, 미안한데 우리 이모부가 경찰이셔서.
그리고 몇번의 실랑이 끝에 스토커는 돌아갔고, 김성규와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 날 김성규가 커밍아웃을 했던것처럼, 오늘도 어색한것은 나 뿐이였다. 내가 이 어색함을 달래고자, 야 이모부 멋있으시다..하고 말을 텄는데 김성규가 나를 멀뚱히 바라보더니 병신. 하고 웃었다.
"왜? 경찰이면 멋있으신데."
"우리 이모부 농사지으시는데."
아 구라구나..
나는 여기서 한번 더 김성규의 똑똑함에 반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김성규는 엄청 똑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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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는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린가볻ㅏ 많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