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까지 올려주시는 댓글들 늦지만 제글 다시 확인할 때 다 읽고 있어요! 제가 사실 글을 올리는게 처음이라 어떻게 대답하는지를 몰라서 답을 못해드렸는데
암호닉이라는걸 신청하신 분들도 다 기억하고 있어요. 오늘은 지금까지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에 여러분들께서 궁금하신것을 댓글에 남겨주시면
제가 그 인물이 되어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하시는 백현이나 준면이의 과거와 현재 심정 같은 것들을 인물의 이름을 부르고 물어봐주세요.
바로 대답해드리겠습니다. ^^
그럼 부족한 글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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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들어서던 크리스는 곧 걸음을 멈추고 로비를 둘러보았다. 아까부터 자신에게 따라붙는 시선이 느껴졌다. 익숙한 느낌이다.
충분히 숨길 수 있는 기척임에도 자신을 일부러 드러내는듯한. 제가 알고 있는 시선이기도 했다. 이꼬마가 아주 귀엽게 군다. 이런식으로 놀아주길 바란다면 장단을 맞춰주는 수 밖에.
안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으니 말이다. 12층에 있는 자신의 방앞에 멈춘 크리스는 곧 멈춰서 잠시 고민했다. 저 귀여운 놈을 어쩔까. 여기서 잡아. 아님 당돌하게 문을 따고 들어오는 모습을
감상할까. 결국 후자를 택한 크리스가 카드키를 대고선 문안으로 들어갔다.
저 아저씨가 분명 알면서 방으로 들어간거다. 알아서 문따고 들어오라는거다 저건. 진짜 예전부터 느꼈지만 손 많이 가는 아저씨다. CCTV를 피해 사각지대로만 움직이려니 등이 잔뜩 땀에
젖었다. 곧 품안을 들춰 총에 소음기가 제대로 장착되었는지 확인한 첸이 눈을 한 번 감았다 뜬 후 문앞에 섰다.
일부러 평소보다 배로 시간을 들여 샤워를 했다. 그 꼬마가 긴장을 할테니 시간을 좀 더 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곧 샤워를 마친 크리스는 거울을 한번 들여다 봤다. 검사하긴 아깝다는 생
각이 드는걸 보니 아직은 내가 농담할 여유도 있나싶어 조금은 안심했다. 조바심을 내는 순간 끝이다. 모든것을 아는 것처럼 꼬마를 대했지만 사실은 불안했다.
하지만 결국,속을 알 수 없는 꼬마를 여기까지 들인건 크리스 자신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보이는 첸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려던 크리스의 얼굴이 굳었다.
자신의 머리에 겨누어진 이 차가운 총구는 예상 밖의 것이었으니까.
차를 타고 사라지는 루한과 민석의 뒷모습을 보던 타오는 곧 뒤를 돌아 걷기 시작했다. 알고 있었다. 품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루한이 아주 오래전부터
공들여온 사람이었다는걸 아는 몇안되는 조직원 중 한명이었으니까. 보이지않게 민석의 곁을 맴돌던 루한의 곁에서 함께 그를 봐왔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못했던 마음이었다. 내게는 허락된 사람이 아니란걸 알기에 준면을 이용해서라도 접어보려고 했지만 숨겨운 마음은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난 다음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루한, 그와 같은 시간동안 민석을 봐오고 그를 지키려 애썼고 그를 곁에 가두려 했던 모든일들에 타오가 있었다. 그래도 난 너를
갖지 못한다.
곧 걸음을 옮기던 타오는 뒤늦게 또다른 기척을 느꼈다. 평소라면 바로 알아챘겠지만 상념에 사로잡혀 방심한 결과였다. 황급히 품안에 손을 넣어 나이프를
꺼내들었지만 한 발 늦었다. 강하게 내려쳐진 뒷목에 정신을 잃으면서도 타오는 남자의 얼굴을 알아내려 애썼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빠르게 지나가는
손목에 새겨진 표식을 보곤 알았다. 월강이다. 하, 결국 자신은 루한의 그림자로써 역할을 다하게 됐다. 아직 아버지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이들에게
자신은 끝까지 소접의 후계자여야 한다. 멀지 않은 시간에 자신은 생을 다하게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아직 김민석에게 마음을 전해보지도 못했으니까.
잠 든 민석을 얼마나 바라봤을까. 바닥에 내려놓은 소반을 챙겨 밖으로 향했다. 울리는 전화에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 루한이 서둘러 민석이 잠들어 있는
방을 한 번 바라본 뒤 자신의 서재로 향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루한이 속삭이듯, 그러나 강하게 말했다.
"지시가 있기 전까지 먼저 접촉은 삼가라고 했을텐데."
"나야."
레이나 종인일것이라 예상했던것과는 달리 전화를 걸어 온 이는 준면이었다.
"뭐지."
"타오가 연락이 되지 않아."
"그래서."
"월강 짓이야 ."
"그렇게 쉽게 당할거라면 차라리 잘됐네."
"루한."
"소접에서 나약한 범새끼는 들이지 않아. 제 몸 하나 간수 못하는줄 알았으면 일을 맡기지 않았을텐데. 의외네."
조금의 동요도 없는 루한의 목소리에 결국 준면이 격양된 목소리를 뱉어냈다.
"지금 당장 월강에 사람들을 보내."
"도대체 소접에서 누가 나한테 그딴 명령을 내릴 위치지."
"너,"
"너는 아버지와 소접을 위해 파견된 개에 불과한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
"지금 당장 가서 모든걸 밝힐 수도 있어."
"아, 뜻대로 하던가. 어차피 계획된거 조금 앞당겨진다고 문제될 건 없지."
"..루한."
"가서 실컷 지껄여."
"제발.."
"소접의 진짜 후계자가 루한이라고."
전화를 끊어 책상에 던져 놓은 루한이 한숨을 쉬었다. 요즘 민석에게 집중을 하느라 소홀했더니 금방 이런 기어오르는 것들이 생겨났다.
이마를 짚은 루한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타오가 월강에 납치됐다. 납치라는 단어가 그에게 어울리긴 하던가. 답지 않은 모습에 경고를 했었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방심한 것이 분명하다. 일을 앞당겨야겠다. 타오를 구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주제를 모르고 활개를 펴는 이들을 더이상
두었다간 곧 민석에게 손을 뻗칠것이다. 어떻게 품에 넣었는데 그를 내어준단 말인가.
이 모든게 오직 김민석, 너를 곁에 두기 위한 일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