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드ㅡ]님과 [한재호]님께 감사합니다*
열일곱의 봄 03 Written by. 여우 |
아-. 추워어…. 성규는 인상을 찌푸리며 콧등을 스치는 차가운 공기에 더욱 똘똘 몸을 말았다. 어제 기상캐스터가 일러주기를 꽃샘추위가 온다고 하더니만 정말 끔찍하게도 정말 날씨는 꽁꽁 얼어버렸다. 얼마나 춥던지 성규는 살갗에 닿는 시린 공기에 몸을 더욱 움츠리며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성규가 한창 다시 잠에 빠질 때 쯤 성규가 베고 있던 베게 밑에서 진한 진동이 울려퍼졌다. 성규는 달팽이관을 자극하는 진득한 진동에 몸서리치며 대체 어떤 미친놈이 자신의 잠을 깨우는지 휴대폰 화면을 꺼내 확인해보았다. 헙…. 순간적으로 성규의 두 눈이 번쩍 뜨여졌다. 휴대폰 화면 위를 가득 채운 어떤 미친놈의 이름은 남우현. 헐…약속. 고개를 돌려 탁상위에 올려 두었던 알람시계를 보니 만나기로 했던 11시가 벌써 30분이나 지나있었다. 아아아악-. 성규는 비명을 지르다 아직 끊어지지 않은 채 울리는 전화를 보고서는 급하게 통화버튼을 눌러받았다. "여…여보세요?" - 응, 성규야. "어…어, 우현아." - 지금 일어났어? "아…그게, 내가 30분 있다가 나갈게, 제발." - 그럼 나 30분 동안 더 서 있기 추운데, 너희 집에서 기다릴 수 없을까. "아…! 미…미안해, 그…그래, 문 열어줄게. 들어와!" 알았어-. 우현의 목소리는 밖에 오래 서 있었음을 증명하듯 딱딱했고, 심지어는 혀도 조금 얼어있는 듯 했다. 성규는 미안한 마음에 당장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그 미안한 마음과는 달리 들춰올린 이불로는 한기가 새어들어왔고 침대에서 내려 붙인 발뒤꿈치로는 뼛속까지 시린 냉기가 올라왔다. 으아아아아! 성규는 다시 침대위로 휙 올라갔다가 깜짝 놀란 발을 주물럭거리고는 천천히 심호흡을 두번 정도 하는 가 싶더니만 폴짝폴짝 발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현관 앞까지 나갔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대문이 철렁대며 열렸다. 그리고 그 문틈사이로는 밖의 날씨를 대변하듯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어왔다. 밖에는 졸업식 날 하고 있던 빨간 목도리를 매고서 배시시 웃는 우현이 서 있었다. 얼마나 오래 서 있던 걸까. 코는 찡하게 빨개져 있었고, 볼은 잘 익은 토마토마냥 발갛게 익어 터질 것 같았다. 성규는 추운데 오래 떨었으면서도 자신을 향해 밝게 웃어주는 우현을 보니 미안한 마음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들어오라고 안 할꺼야? 흐… 나 무지 추운데." "아! 아… 얼른 들어와." 아우- 추워라! 이내 대문이 닫히고, 우현은 주머니에 쑥 꽂아두었던 손을 꺼내 비비며 말을 이었다. 지금 일어난 거 맞구만, 뭐. 헤헤-. 우현은 집에 발을 들여놓고는 현관문에 서서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성규의 머리칼을 헤집었다. 억…, 내 개기름. 성규는 부끄러운 눈빛에 얼굴이 퍽 달아오른 듯 싶었다. 우현은 그런 성규도 귀엽다는 듯 이내 방을 구경해도 되냐며 물어보았고, 당황한 성규는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방이 엄청 깔끔하네?" "아, 응. 명수형이나 나나 둘 다 깔끔떠는 성격이라서…. 나 우선 샤워하고 올게, 여기 있어." "아…,응. 어? 근데 성규야…, 이건 뭐야?" 서랍에서 새 속옷을 찾던 성규가 우현의 질문에 뒤를 돌아보았다. 악! 저런 씨방나무. 성규의 침대에 앉아서 밝게 웃는 우현의 손끝에는 성규가 어제 갈아입은 것으로 보이는 빨간 팬티가 걸려있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그 폼이 자신이 그저께 훔쳐입고서 후딱 벗어놓은 형의 팬티였다. 성규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시야가 흐릿해졌다. 흡… 이건 눈물이 ㅇrㄴi야…☆★ 땀이 찬거야…. 성규는 흐릿해지는 시야를 바로잡고는 빛의 속도로 우현에게로 달려가 팬티를 낚아채었다. 나이스캐치, 우리 성규는 빨간 빤스를 입는구나아~. 우현은 능글맞게 웃으며 성규를 살짝 흘겨보았다. 성규의 볼이 화르륵 달아오르고 부끄러움에 쥐구멍이 있다면 어디라도 숨어버리고 싶었다. "놀리지마! 아 진짜!" "왜에- 빨간빤스 매력적이구만." 성규는 이내 베란다로 달려가 팬티를 세탁기 속에 쏘옥 집어넣고는 손을 탁탁 털고 욕실로 후다닥 들어가버렸다. 욕실 밖에서 '방 구경 좀 할게-.' 하고 우현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성규는 속상한 마음에 괜히 울컥해서 대답도 하지 않고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 우현은 흘러나오는 물소리에 앉아있던 침대에서 일어나 집 이곳 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꼭 제대로 보겠어! 처음에는 몰랐는데 집이란 곳이 대체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하얀벽지, 하얀침대, 하얀책상까지. 심지어는 커튼마저 하얀색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우현은 성규가 살짝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하얀 피부의 성규를 생각해보니 조금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는 마음에 넘어가기로 했다. 우현은 성규의 책상이 머물렀는데, 가족사진으로 보이는 여러개의 액자가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현은 성큼성큼 다가가 허리를 구부리고는 한참이나 액자에 시선을 두었다. 사진 속에는 어린 날 젖살이 통통하게 오른 성규와 그런 성규를 폭 안고서 좋아라하는 명수의 사진도 담겨있었다. 김성규 볼 한 번만 깨물어보고 싶다…. 그런데 저방은 뭐지…? 우현의 시야가 돌아가며 지난 번에 성규가 들어갔다 초죽음이 되어 나온 방문이 보였다. 열어…볼까. 우현은 머물렀던 책상앞에서 그 방문앞으로 슥슥 걸어갔다. 결국 우현이 궁금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손잡이에 손을 올려놓으려는 차에 딱 맞게도 욕실문이 열리나 싶더니 성규가 크게 소리쳤다. "야! 거기 열면 안돼!" 성규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우현이 뒤를 돌아보았는데, 성규는 창피하게도 트레이닝복을 급하게 끌어올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물기가 있는 다리때문에 바지가 잘 올라가지 않는지 낑낑대며 뒤로 돌아서 바지를 올리는데 역시나…, 엉덩이…, 엉덩이. 탱탱한 엉덩이…. 젖은 머리칼과 탱탱하게 붙어있는 엉덩이…가 또 다시 우현을 유혹해왔다. 우현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다시 심호흡을 몇 번하고는 성규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도…도와줄까." "…어? 아, 아니 됐! 악!" 성규가 결국은 일을 치고 말았다. 다리 한쪽을 들고서 혼자입을 수 있다고 낑낑대는 꼴을 볼 때부터 위태위태하다 싶더니만. 결국 자기가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을 밟는 바람에 뒤로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뿐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넘어질 때 왜 그 하고 많은 것들 중에서 우현의 어깨를 잡고 넘어졌느냔 말이다. 쓰흡… 아파아…악! 성규는 눈을 뜨자 자신의 위에 누워있는 우현탓에 소리를 꽥하고 질러버렸다. "아, 씨끄러워. 김성규 뭔 일 났어?" 우현은 타이밍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우현이 궁금해하던 그 방문은 달칵-거리며 열렸고, 그 방안에서는 꼴뚜기마냥 팅팅 부은 명수가 걸어나왔다. 물론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으면서 '야 이 개새끼야!' 하면서 달려든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말이다. 그…그게 아니에요! 우현이 어버버대며 손사래를 쳤지만 이미 오해할대로 오해해버린 명수에게 그 모습이 보일리가 없었다. * 식탁에 마주앉은 채 명수는 계속 말이 없었고 우현은 한 대 벌써 얻어맞은 듯 볼에 파랗게 멍이 들어버렸다. 아씨…, 진짜 어떡해. 형은 대체 뭐하는 거야. 성규는 계속 명수를 향해 중얼거리며 우현의 볼을 쓰다듬어주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결국 죄인이 된 명수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아…, 미안하다니까."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아, 뭐가 괜찮아. 형 미쳤어 진짜?" "아씨, 이 새끼가! 야, 니가 생각을 해봐! 내 동생이 한 번 밖에 못 본 놈한테 깔려서 바지가 막 벗겨지고 있는데 임마. 너같으면 눈이 안 뒤집히겠냐!" "어우, 저것도 병이야 병." "뭐, 임마? 아오. 이게 진짜!" "뭐.뭐.뭐!" "됐어. 어린 놈들이 말이야. 벌써 발랑까져서 말이야. 어? 절대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알겠어?" 명수는 침까지 튀겨가며 열심히 오해했던 상황을 설명함과 동시에 '그런 짓'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해갔다. 물론 계란을 쓱쓱 비비고 있는 우현과 그런 우현을 애처로이 바라보는 저 연애초기커플에게야 들릴리가 없겠지만. 야- 내 말 듣고 있어? 정말 안 들어도 이렇게 안 들을 수가 있으려나. 서로 눈을 마주치면 부끄러워서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쳐다보기는 또 얼마나 열심히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기 우현의 시선이 딱 굳어버렸다. 더 이상한 사실은 이 정신나간 놈이 또 갑자기 배시시 웃으며 명수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이다. 명수형-. 이내 명수는 왜 그러냐는 듯 우현에게 시선을 돌려주었다. "그런 짓이 뭐에요?" "뭐…뭐, 임마?" "아니, 그런 짓이 뭔지 알아야 안하죠." "그…그건…그…." "음… 저런건가?" 우현은 눈이 안보이게 웃어보이고는 턱끝으로 명수의 뒤쪽을 가리켰다. 명수는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이 새끼가 뭔소리야-.' 하고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눈빛은 순식간에 당황. 황당. 아니이런! 을 모두 담고 말았다. 명수의 뒤에는 방문앞에 떡하니 이불만 두른 채 나와서 그대로 굳어버린 성열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성열은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지 두꺼운 이불 틈새로 가련한 쇄골을 드러내고 있었고, 입은 떡하니 벌린 채 그만…, 이불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성열!!!!!!!" 김명수님께서 삑사리스킬을 다시 한 번 소환하셨습니다…, 한 번 사용에 필요한 마나는…. |
* * * * *
+여우입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열봄..흡..
ㅜㅜㅜㅜㅜ죄송합니다 이렇게 늦게가지고 와서
제가 요즘 받은 소재물이 있어서
그것을 지금 처리하느라 조금 바쁩니다..
그리고 다른 연재물도 준비중이구요
ㅎㅎㅎ조각글 하나 소재가 있어서 쓰다가
새로운 소재를 받았더니..오마이갓
일이 너무 커져버렸어요..큽..크흡.. ☆★
ㅎㅎㅎㅎ 사실 4화도 써놓은 건 안 비밀..☞☜
ㅋㅋㅋㅋㅋㅋ아잌ㅋㅋ 그대들 그럼 뿅..♥
전에 쓰던 썸데이 번외는 텍파나눔때 나갈 예정이구요!
↓요 밑에 미리보기 있심더
▼썸데이 번외 |
그 날은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었어요. 이상하리만큼 부드럽게 떠진 눈에 상쾌한 느낌은 두 말할 것도 없었구요. 보송보송한 제 피부에 닿는 이불은 마치 솜뭉치 속에서 한창 엄마가 귀를 파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창문을 열어 느낀 날씨는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시원할 것 같았지요. 청바지에 흰 티, 그리고 호원이가 생일선물이라고 툭 던져놓고 갔던 베이지색 마이. 생각하지 않아도 제 머릿속에는 입을 옷들이 눈에 그려졌어요. 호야가 보면 이쁘다고 하겠지…?. 배시시 나는 웃음은 또 왜 이리도 행복하던지요. 제가 지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살결에 속삭이는 그 기분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
여우의 댓글여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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