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턴 나는 또라이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당연했다, 나의 엄마와 섹스를 즐긴다는 새끼는 영 꺼림칙한게 아니다.
그러나 나는 어김없이 체육 시간에 자리에 앉아 또라이가 축구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것은 지극히 모순적이었으며 따가운 이변이다. 나는 희붐한 곳에서 그를 찾으려 애썼다. 우리 엄마와 잤다고? 강아지마냥 운동장을 활개하는 것을 보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되려 그와 겪었던 모든 일이 환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의 모습은 너무도 태연했으며 개구졌다. 웃으며 그냥 장난을 쳤을 뿐이라고 그렇게. 내가 주저앉은 몸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보라는 듯 그가 멋지게 한 골을 날렸다.
김태형과 마주치기 싫기에 밥도 거른 날이 일상이었다. 주린 배를 끌어안고 책상에 엎드려 있을 때였다. 나는 외로움을 자처했다. 오늘은 속쓰림과는 다른 아픔이었다. 며칠 간을 굶어서 그런가, 끙끙거리며 그냥 내버려 뒀더니 강도는 심해져 얕은 신음 소리를 내지 않고서는 못 버틸 정도였다. 나는 고르지 못한 숨을 내뱉었다.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통증 때문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정국아."
"... ... ."
"아파?"
주변과 익숙치 않은 향이 폐부를 스몄다. 나는 이질적임에 감사했다. 나를 도울 사람이 왔다는 것이다.
"살려, 살려 주세요-"
그것이 누구든 간에 나는 구원자가 필요했다.
*
맹장이 터졌다. 나는 죽을 듯 아팠던 것과는 달리 꽤 간결한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구나, 맹장이 터졌구나. 나는 간호사가 이상함에 물든 눈으로 힐끔쳐다보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웃었다. 사실은 재미가 하나도 없음에도. 간호사가 가고나서 곧바로 김태형이 왔다. 나는 진작에 나를 들쳐 업고 온 것이 김태형인 걸 눈치챘다. 나를 찾아올 사람은 몇 안됐다.
"고마워요 구해줘서."
나는 웃지 않고 말했다. 고마운 건 사실이었다. 그가 엄마와 몸을 섞은 사람이든, 말든. 그것은 변함이 없다. 김태형이 바보처럼 히죽 웃으며 말했다.
"네가 형이라고 해줬으면 좋겠어."
"왜요?"
"그냥."
귀엽잖아.
나는 고개를 숙였다. 웃음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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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써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써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