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고, 씨X." "누구면 너가 어쩔건데." 굉장히 이해가 안가는 시츄에이션이다. 자기가 내 뭐라도 되는 양, 욕까지 하면서 물어오니깐 내 입장에서도 조금씩 열이 받는거다. 내가 이민혁 애인 최지현이지, 우지호의 최지현이 아니잖아?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아직도 너가 그래. "나 지금 너 이러는거 웃겨. 너랑 내가 무슨 사이라도 돼? 그리고 내가 말 했지, 헤어지는 순간 우린 그냥 남이라고." "그래- 남이여서 그래." 아, 저게 또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하루종일 이러고 있어봤자 말 안통하는 개랑 멍멍 왈왈 짖어대는거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 곳을 빠져나가려 몸을 틀자, 내 팔을 확 잡아온다. "네 말대로 우린 남이니깐, 처음부터 한 번 해볼려고." "난 그럴 생각 없어. 놔, 이거." "이제부터 난 너 말대로 할 생각 없어." 언젠 내 말 들은 척 하시네. 진짜 끝까지 넌 날 짜증나게 만들지? . 「………하하, 지코씨는요?」 「네? 저요? 아, 저는……」 오전에 있던 우지호와의 대화로 인해 기분이 너무 많이 다운된게 느껴져 알바 아니, 지훈이를 시켜 기분전환하게 라디오 좀 틀어보라 하니 하필 우지호가 게스트다. 오늘 무슨 날이니? 아주 지코데이야. 「전 뭐… 특별히 이상형은 없구요……」 「에이- 그럴리가요! 너무 바른척-」 「좋아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라디오 끄자. 지훈아." 「오오- 지코씨가 좋아하는 분이라면, 짝사랑이예요? 이야- 지코씨가 짝사랑이라니!」 「하하- 뭐, 그렇게 됐습니다.」 「지금 여기저기서 팬들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요? 하하-」 "라디오 끄자고!" 내 말을 못들은건지 청소를 하던 지훈이가 '뭐라구요?' 하고 재차 물어온다. 아, 지현아. 왜 애꿎은 지훈이한테 성질이니. 컴 다운. "누나가 라디오가 듣기 싫단다. 꺼주렴." "뭐예요, 언젠 틀어달라고 난리더니." 「조만간 고백할 예정이예요-」 그 말을 끝으로 라디오는 끊겼다. 조만간 고백한다고? 지X 하고있네. 누가 받아주기나 한대? 하지만 난 이날 라디오를 꼭 끝까지 듣고서 우지호를 찾아가 미리 숨통을 끊어놨어야만 했다는걸 몰랐다.
02 "……무슨 생각 해?" "어…네? 아아, 아니아니……" 다른 생각 하고있던걸 들켜버려 당황스런 마음에 쥐고있던 포크로 애꿎은 샐러드만 뒤적이니 누가 들어도 걱정이 듬뿍 담긴 한숨을 내쉰 민혁오빠가 내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쳐온다. 지현아. "오늘 카페 일 많이 힘들었어?" "아뇨, 그런건 아니구…" "그럼 왜그럴까… 기운도 없이." 자신의 손에 쥐어져있는 내 손을 한참이나 만지작거리던 민혁오빠는 내 눈을 보며 씨익 웃더니 이내 내 손등에 짧게 입을 맞춘다. "뭐야…!" "매일 보고싶은데, 이틀에 한 번 꼴이라니. 너무해. 확 그냥 그만둬버릴까?" "어휴, 말도 안되는 소리!" "진짜 회사 그만두고 너랑 결혼이나 할까봐. 그럴까?" 어우, 저 입...! 포크를 들고 입을 찍을 태세로 얼굴을 씰룩거리니 민혁오빠가 하하 소리내어 웃으며 나를 말린다. 장난이야, 장난. "장난도 무슨 그런 장난을 쳐요! 하여간 못됐어." "지금은 너가 너무 어려서 안되고, 내년 겨울은 어때? 오빤 겨울이 좋더라." "오늘따라 이오빠가 왜이러실까-" 표정을 보아하니 어느새 장난기는 싹 빠지고 진지함이 서려있다.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던 민혁오빠는 작게 한숨을 내쉬곤 마른 세수를 한다. 지현아. "잠시 못볼거야." "어…?" "출장을 가는데, 그게 좀 길어질 것 같아. 한 3개월 정도……" "아 뭐야! 난 또 몇 년 하는 줄 알았네-" 너무 걱정한다! 하며 축 쳐진 분위기를 띄우고자 오빠 손을 잡고 웃으니 살짝 따라웃은 오빠가 되려 내 손을 꼭 잡는다. "한 눈 팔기만 해봐, 날라와서 데려갈거니깐-" . "……얼마나 더 욕을 먹어야 꺼질래?" "너가 내 몸값만큼 돈을 주면?" 오빠가 아빠한테 지금까지의 나의 농땡이를 다 일러바쳐서 강제로 나는 오전-오후타임, 오빠는 오후-야간타임을 나눠 맡게되었다. 뭐, 민혁오빠도 출장 가고 없어서 딱히 할 일도 없어 그냥 군소리 않고 꼬박꼬박 잘 나온다. 평소와 같이 출근타임이 지나간 느즈막한 오전에, 알바 지훈이랑 같이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희희낙낙 놀고있는데 또다시 들어왔다. 누가? 선글라스 민폐새X가. 내가 아니꼬운 얼굴로 우지호를 쳐다보는걸 감지했는지 자신이 마시던 커피를 잠시 테이블에 내려놓은 지훈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 대신 계산대로 걸어가니, 반대로 우지호는 내쪽으로 걸어왔다. "이젠 고정인가봐?" "커피 사러 온거면 사고 꺼지십시오, 손님." "난 남자한테 주문 하는 취미는 없는데-" "전 댁한테 주문 받는 취미 없습니다." 보란듯이 씨익 웃어주고서 일어나 STAFF ONLY 룸으로 향하니 우지호가 따라들어오려 하자, 지훈이가 잽싸게 우지호 앞을 막아선다. "손님, 죄송하지만 이곳은 스태프 외엔 들어오실 수 없어요." "전 저 분이랑 할 얘기 있는데요." 난 없다, 이 사람아. 빼꼼 연 문 뒤에 숨어 슬쩍 흘겨보니 나와 눈이 마주친 우지호가 내쪽으로 손을 뻗었다. 물론 막아선 지훈이 때문에 닿진 않았고. 쌤통이다, 새X야. "우리누나한테 무슨 용건 있어요?" "누가 너네 누나야? 미쳤나." "우리 지훈이한테 왜그래, 미친건 너지." 든든한 지훈이가 앞에 버티고있겠다, 무서울게 없어진-원래 없었지만- 내가 지훈이를 감싸고돌자 우지호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넌 씨X, 주위에 남자가 몇이야? 어제 그 새X에 이어 오늘은 얘냐?" "진짜 너 진상이다. 너의 진 면목을 보여줘서 아주 고맙네요." 얄미워 뒤지라고 문틈에 손을 빼내어 박수를 짝짝 쳐주니 기가찬지 허- 하고 바람빠진 웃음을 뱉는다. 나 깝치는게 하루 이틀이야? "아, 얘기 좀 하자고!" "난 너랑 할 얘기 없다고 몇 번을 말해? 한국말 몰라? 그럼 영어로 해줘? I don't wanna talk to you, FUCK YOU!" "이게 진짜…!" "솔직히 이번 시험 자살각… 어? 야, 저 사람 지코 아냐?" "어… 맞는 것 같은데?" "야, 대박 대박!" 손을 뻗어 문 틈 사이로 빠져나온 내 팔을 낚아채려던 순간, 카페 문이 열리며 들어온 여학생들 두명으로 인해 이 전쟁은 잠시 휴전상태가 되었다. 얘들아 고마워! 언니가 꿀브레드 쏠게! 뻗었던 팔을 다시 원위치 시킨 우지호는 급히 자켓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카운터 근처 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는다. 얼씨구, 꼴에 연예인이라고- "저기… 지코오빠 맞죠?" "…아, 예예-" 언제 다가온건지 그 두명의 여학생들은 어느새 우지호 앞에 서서 내가 생각하는 지코가 너가 맞느냐 물었고, 원하는 답을 듣자 일제히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른다. "야, 맞대 맞대! 대-박!" "오빠! 진짜 팬이예요!" "아, 하하- 네, 고마워요…" 멋쩍게 웃어보이던 우지호는 당황한건지 아님 내 앞에서 이러는게 창피한건지 귀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어색한 웃음만 하하 흘려댔다. 그렇게 싸인에, 셀카에, 심지어 포옹까지 해주고 난 후에야 그 소녀들에게 풀려난 우지호는 더 이상 나에게 시비 걸 기력도 없는지 의자에 널브러져 있었고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린 후에야 우리쪽으로 다시 걸어왔다. "징한 새X야, 지쳤으면 좀 가라." "너도 같이 가는거면 생각 해볼게." "아 진짜…! 휴, 그래. 하고싶은 말이 뭔데." 내 말에 우지호는 살짝 부끄러운 듯 손으로 자신의 뒷목을 매만지더니 '여기서 얘기해도 되?' 하고 묻는다. 아니 뭔데, 여기서 못할건 또 뭐고! "내가 너 두시간만 사도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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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겠습니다 호랑이코예요! 네.. 저의 사심으로 시작된 쟈코빙의글이구요 저는 막장을 조화해서! 아니 그렇다고 쟈코랑 이복남매 이런건 아니구요.. 그냥 혹여나 막장 혐오하시는분들이 계실까봐 미리 양해를 구하는...8ㅅ8... 여하튼! 아직 1편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님들의 많은 사랑 덕에 초록글에 오르는 영광을ㅠ... 사랑해요♡♡♡ 많이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좋은 글을 위해 더더욱 노력하는 호랑이코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