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진지주의
기적이 일어났다.
실격이 취소되고 결선에 나갈 수 있게됬다.
하지만 이전의 스트레스가 컸던 탓인지 많은 분들이 기대했던 결과에 미치지 못했다.
시상대에 올라섰다.
중심에 있는 쑨양은 한 뼘이나 더 커져있었다.
그의 큰 키도 한 몫했지만, 1위와 2위의 높이는 더욱 그를 높게 만들었다.
시상이 끝나고 돌아와 한 숨 돌리려는 찰나,
쑨양이 나에게로 왔다. 진중한 얼굴을 하고서.
먼저 입을 연 건 나였다.
"금메달, 축하해."
"..."
"...그런데 무슨 일로."
한참동안 지속되는 침묵동안 그저 눈만 바라 볼 뿐이었다.
"...내 롤모델이에요. 당신은."
피식. 웃음이 났다. 반갑기도 할 법한 말이지만 한편으론 나 당신 위로차 왔어요.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내가 당신을 위해 얼마나 연습했는지 당신은 모를거에요."
"..."
"장린과 박태환.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라이벌구도였죠,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장린과 당신에게."
"..."
"그리고 이젠 그게 당신과 내가 됬고요."
"...쑨양."
"항상 당신 옆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라도 좋아요. 함께 할 수만 있다면."
"..."
"미쳤다고 생각해도 좋아. 하지만 언젠가 꼭 말하고 싶었어요."
"..."
"내 위에서 나와 눈높이를 맞추는 당신도 좋고, 오늘 같이 한단계 아래서 날 올려봐주는 당신도 좋아. 아니,"
"..."
"모든 게 다 좋아. 당신이라면."
"..놀리는 거라면 이쯤 해 둬. 난...!"
"좋아하고 있어."
"..."
"좋아해요. 당신을."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