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나름대로 표정관리를 했다고는 생각했지만, 지금 자신의 표정을 보면 어쩔지 모르겠다. 태환은 딱 그 심정이였다. 지옥에 굴러 떨어져버린 심정. 꽉 쥐어잡은 주먹은 형편없이 떨렸고 눈가는 벌써 뜨거웠다. 채 옷을 추스리며 입을 겨를도 없이, 태환은 선수 대기실에서 멍하니 앉아있을 뿐이였다.
코치님과 감독님은 항의를 해야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다른 선수들이 눈치만 보고 있는것인지 한쪽 대기실에선 고요한 침묵만이 흘렀다. 잘, 모르겠다. 살필 겨를이 없었다. 그때였을까.
TaeHwan, Aar you OK?
익숙한 듯 낯설은 목소리가 울렸다. 어, 바보같이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었다. 절로 인상이 쓰였다. 목이 아플정도로 키가 큰. 쑨양.
쑨양은 내 얼굴을 보더니 잠시 놀란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태환은 이와중의 상황에서도 그 표정이 귀여워서, 허탈한 웃음이 돌았다. 어,음... 무언가 말을 하고 싶은 듯 입을 어물거리던 쑨양이 곧이어 내 어깨를 잡아챘다.
「우는 모습은, 처음 봤어요.」
그러더니 큼직하기만 한 자신의 손을 들어 내 눈가를 슥슥, 아무리 그래도 저가 선배고 연장자인데 그것마저 잊게 만들정도로 쑨양은 나를 대하는 손길이 지극히 섬세했다. 여자로, 대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자 또 이내 차 말리지 못한 젖은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당신의 모든건..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봐왔다고.」
그러며 앉아 있는 내 눈높이에 맞춰 쪼그리고 앉았다. 어, 저기 쑨양…. 나는 내 허벅지를 위로하듯 쓰다듬는 쑨양의 손을 내려다 보며 난처히 말했다. 이제야 깨달은거지만, 태환은 어느덧 눈물이 쏙 들어가 있었다. 중국인은 이렇게, 눈물을 그치게 하나.. 충격요법. 그렇게 생각하며 쑨양을 쳐다보자 눈이 마주치자마자 씩 웃어보인다.
「당신은 언제까지나, 영원히 내 우상이자 라이벌이니까요. 이런 모습 제 심장에 해로워요.」
"왜 이렇게 애틋한거야."
그 어설픈 영어와 함께 나온 쑨양의 말에 허탈한 웃음이 돌았다. 혹시, 나 좋아해?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쑨양이 수영복 그대로인채 앉아 있던 나에게 옆에 놓인 내 유니폼을 들어 어깨에 걸쳐주었다.
「정말로 좋아해요 태환. 그리고, 꼭 제대로 된 판정이 나올거예요.」
망함류甲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누가 나에게 글쌀 소재를 선물해줭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