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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빙의글]Heart Attack


w.논리원리연구소





0.


2015년


좀비들의 세계.









1.


하품을 하며 느릿하게 일어난 찬열은 긴팔을 쭈욱-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일어나보니 모두가 없고 자신만 숙소에 덩그러니 나뒹굴고있었다.
잠깐 나갔겠지하며 물을 마시려 냉장고를 열려는 그순간 포스트잇을 발견한 찬열은 이내 포스트잇을 
꾸깃하고 구겨버렸다.


'우리먼저나가요!12시까지 자다니 형 그게 말이되요?
암튼 지각하면 혼남데스네.세훈노 거짓말와 장난데스네~
제대로 속은 박찬열씨 매니저 개인면담 대기부탁드립니닼ㅋㅋㅋㅋㅋㅋ

                                   -엑소..아니형의막내 데후니하트하트'




............우웩.
어제 먹은 치킨이 다시 세상 빛을 보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낸 찬열이 포기한채 물을 한컵 들이켰다.
이왕 늦은거 그냥 늦어보자며 여유를 부린 찬열은 오랜만의 느린 아침이 깨나 마음에 들었다.
스니커즈를 신은 찬열은 늘상 마지막으로 보던 거울(이라쓰고 얼마전 좀비들에게 습격당해 깨져버린)을 외면한채 숙소를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에도 사방에서 그의 얼굴을 비춰내는 거울을 안 볼 수 없었다.
꽤 하얀편에 속하는 그의 얼굴을 신기하듯 매만지던 찬열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좀비에게 물리고 물려 이젠 좀비가 아닌 이들이 더 희귀해진 세상에서
아직도 하얗게 남은 자신이 신기한 찬열이었다.
초록빛의 피부, 분홍색의 피가 흔해진 현세(현재의세상)에서 하얀빛의 피부,붉은색의 피를 가진
찬열은 좀비 여자들에게 신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워낙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잘생긴 얼굴 탓이기도 했지만, 그가 좀비에게 물리지않은 순수한 '인간'이라는 점이 
그들에게는 가장 큰 매력포인트로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그럼 뭐하겠는가.
정작 중요한 여자가 자신의 곁에 없는데.



찬열이 사랑하는, 아니 아직도 사랑하고있는 그녀는 찬열의 팬이었다.
팬중에서도 자주 공연을 보러오는 사람,한번 보고 오지않는 사람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조금 달랐다.
그녀는 매달 20일에 찬열을 찾아왔다. 이유는 아직도 알 수 가 없었다.
처음엔 자신을 동경하듯 바라보는 아담한 여자팬-이라는 생각이 딱 들고 말았으나
어느순간 매달 20일을 기다리는 자신을 깨달은 찬열은 그녀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을 했었다.
여자 역시 곧 팬심이 아닌 진심으로 찬열을 사랑하게되었고 그들은 유지하기 힘든 비밀,장거리라는 모든 조건을 뛰어넘어 1년을 넘기고있었다.

그러나 불행의 시작은 작년,그러니까 2014년 부터였다.
지금은 좀비가 굉장히 많고, 또 재빠른 대처로 이미 타협까지 마친 인간과 좀비들이었지만,
2014년에는 제대로 혼란기였다. 많은 인간들이 좀비로 바뀌었다.
연예인들은 경호원들,매니저들의(물론 그들중에서도 좀비가 된 이들이 있었는데,그들 중 전생을 기억하던 이들이 있어 자신의 본분을 잊지않고 좀비를
방어하는 데 오히려 도움을 주었다)보호를 유난히 받는 존재였기때문에 연예인들 중에서는 좀비가 없다고 봐도 무관했다.
그러나 찬열의 여자친구는 아니었다.
그녀는 평범한 인간이었고, 보호를 받는 존재도 아니었다.


2013년 7월 20일 엑소의 행사를 보러 왔던 그녀는
좀비들의 습격을 받아 좀비가 되어 실종된지 오래였다.
여전히 처음 본날 그대로의 설레는 표정으로 찬열을 올려다보던 그녀는 한순간에 좀비가 되었다.
그녀가 찬열을 기억할지 못할지 미지수인데다가 존재조차도 찾을 수 없어 못본지 몇개월이 다되어 가는데도
찬열은 그녀를 잊지못했다. 바쁘게 스케줄도 강행해보고,평소 부족한 말을 많이 들었던 안무 연습마저 엑소의 댄스담당인 종인과 함께
하드트레이닝을 해보았지만,모두 실패였다.
그녀를 잊는다는것은 불가능한일이었다.
찬열에게는.





2.


어제 제대로 여유 부렸다가 매니저에게 된통 깨진 찬열은 연습을 늦은 만큼 더 할 수 밖에 없었다.
찬열은 목베개를 벤 채 밴에 앉아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던 중이었다.

"박찬,잠깐 자는게 어때?"

리더인 준면이 다정스레 물어왔으나,

"곧도착하잖아."

라는 단호한 종인의 말에 막히고 말았다.
그러나 밴에 있는 멤버들은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섯대씩 때리면 잠깰텐데 그건어떨까?"-백현
"왜 다섯대야 여섯대지 바보야"-경수
"도경수 바보냐?박찬열 빼야지"-백현
"자기도 자기 한대 때려야지"-경수
"그게뭐야"-백현
"아 경수 천재다"-종인
"경수형 짱짱맨"-세훈

이내 낄낄 대는 소리가 차에 가득차고, 매니저가 조용히 하라고 외치지않았으면 차밖까지 웃음소리가 새어나갈 지경이었다.
찬열도 맞춰 웃고는 행사장에 도착해 주차장에 내렸다.


3.


ㅇㅇ,그러니까 찬열의 '그녀'가 떠난뒤 찬열에게 유일한 두근거림과 긴장,설렘을 주는 장소는 공연장뿐이었다.
오늘도 많이 찾아온, 그리고 많이 달라진(인간이었던 팬들이 좀비로 변화) 팬들을 대강 훑어본 찬열은 마이크를 잡고 우렁차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엑소의 목소리를 담당하고 있는 찬열입니다!"

우와아아-행사장의 관람석이 환호로 가득차자,씨익 웃는 찬열이었다.
다음 차례의 경수에게 마이크를 넘긴 찬열은 무심코 시선이 멈춘 곳에서 심장이 멈출뻔했다.






4.


ㅇㅇ이,그자리에 있었다.
쫙 늘어진 좌석중 혹여나 들킬까 먼 곳에서 가만히 앉아 찬열을 누구보다도 응원해주던 ㅇㅇ이었다.
서른한번째 열 두번째자리에, 그녀가 처음만났던 날처럼 눈을 빛내며 찬열을 보고있었다.
푸르게 변한 피부와 검은빛에서 갈색빛으로 바뀌어버린듯한 머리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분위기와 이목구비,그 무엇보다도 자신을 보는 눈빛이 찬열을 물들인 인간때의 ㅇㅇ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홀린듯이 ㅇㅇ을 보던 찬열은 무대에 집중하질 못했다.
비도 안오는데 발이 꼬여 넘어질뻔한 것을 옆에있던 준면이 간신히 잡아주었고,
마이크를 떨어뜨릴뻔 하는등 실수가 번복되었다. 한 곡을 마치고 나서 당황스런 기색을 감추며 태연히 말하는 준면과 백현을 보던
종인이 나른하지만 날카로운 눈으로 찬열을 보았다. 순간 종인과 눈이 마주친 찬열은 자신의 마음이 관통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종인이 손으로 숫자를 표현했다.
기다란 손으로 V(브이)자를 표현하더니,이내 주먹을 쥐었다.
손가락 두개...주먹...2..0...
그렇다.오늘은 20일이었다.
게다가 7월.
그녀와 처음만난지 딱 2년이 되는 날이었다.
찬열에게서의 시선을 거둔 종인은 이내 ㅇㅇ이 있는 곳을 흘낏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찬열에게 머문 시선.
마치 '안찾아갈거야?'라고 묻는듯했다. 찬열은 입술을 깨물었다.



5.


무엇이던지 처음은 기억에 마지막까지 남는 법이다.
첫사랑,첫돌,첫입학,첫졸업 등등..
ㅇㅇ이 자신을 기억할지 못할지 의문을 갖던 찬열은 정확히 20일에 찾아온 ㅇㅇ을 보고 확신을 얻기 시작했다.
분명 기억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확신.
외모가 변한건 상관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찬열은 무대가 끝나고 처음의 날처럼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찬열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눈물을 터트리며 찬열의 품에 안겼다.
찬열 역시 오랜만에 만난 자신의 연인에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고는 그녀를 살짝 떼어냈다.
그리고 조그마한 얼굴에 손을 대 눈물을 닦아주려는 순간,





그녀가 찬열의 심장을 가격했다.


"으으.."


둔탁한 아픔에 정신까지 혼미해진 찬열이 신음을 내뱉자,
거침없이 찬열의 목을 물어뜯는 그녀였다.
꿈이라면,이렇게아프지는않을텐데하고 생각한 찬열은 초르스름한 잔상으로 보이는 그녀를 마지막으로
다시 그녀를,그리고 누구도 아무것도 볼수 없었다.




End.

제가 쓴게 아니라 제 친구가 쓴건데 제가 읽어보고 너무 좋아서 인티에 올려보라고 했는데 친구가 아이디가 없어서 제가 대신 올려요
많은 댓글 부탁드릴게요 ;-) 


이건 친구가 쓴 해석이에요 ㅋㅋ 

해석
하트어택-하트어택은 말그대로 엑소노래 'Heart Attack'에서 힌트를 얻어쓴글입니다.
저는 하트어택의 가사 내용이 왠지 좀비와 관련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가사를 보면 초르스름한 잔상으로 남아 등등..좀비가 초록색이잖아여?그리고 이렇게 아프지않을텐데..
이부분이 물리는 부분으로 느껴졌어요.그래서 전의 여자친구가 좀비가 된얘기!
참고로 왜 매달 20일에 만나냐면..찬열의 생일은 11월이고,ㅇㅇ의 생일이 9월이기때문입니다.
11더하기 9는 20~

여기서 ㅇㅇ의 생일은 친구가 쓸 때 제 생일 물어보고 쓴거에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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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제 핥어택 들으면 좀비생각날거같아욬ㅋㅋㅋㅋ재밌게 보고가요
11년 전
독자2
재밋어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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