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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린것좀 봐.힘들었어?”
“아 야 떨어져!!더워!!”
이새낀 왜이렇게 능글맞는지.안그래도 더워죽겠는데 자꾸 달라붙으니 짜증나죽겠다.억지로 녀석을 떨어트려놓고 땀에젖은 티셔츠를 펄럭거리는데 씨익 웃더니 갑자기 또 티셔츠 안을 본다고 장난을 쳐댄다. 아 진짜!!!더워죽겠다니까!!! 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축구 선수팀이 태릉촌으로 들어왔을때 왠일인가 했다. 다들 뛰는 리그도 다르고,몸값도 어마어마한 선수들이 선수촌안까지 들어오다니 이번에 축구팀이 아주 작정했구나 싶었다.거기까진 좋았다.거기까진 좋았는데…그런데…
“아 기성용!!!!”
“왜왜 ”
“아씨 진짜…아 쫌!!!”
이새끼때문에 진짜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배드민턴이랑 축구, 부딪힐일이 전혀없을 종목이건만 왜자꾸 부딪히는지…!분명 89년생이면서 빠른년생이라고 야야 거리는것도 꼴보기싫고,무엇보다 능글거리면서 이것저것 장난쳐대는게 너무 싫었다.하지말라고 타일러봐도 안되고,정색해도 안되고…아.조금이라도 더 연습해야할 이시간에 기성용이랑 이지랄을 떠니…도망치려 달려봐도
“야 지금 조깅하냐?”
축구선수는 달리기로 이길수가 없잖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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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짜증나죽겠어요.”
“성용이가 막 친한척하고 그런애는 아닌데….”
“아니긴 뭐가아니에요.완전 짜증나요.애가 못되쳐먹었어요 진짜.”
저녁시간, 우연찮게 만난 코치님게 울분을 토했다.아니 하루이틀이여야지 중요한시긴거 뻔히알면서 왜그러는지 모르겠다니까요?지만 좋으면 단가 당하는사람은 생각도 안하고!그런애는 정말 질색이에요.남생각은 전혀 안하는애. 확 내 후배였어만봐.아주그냥 반쯤 죽여놓는건데.애가 뭘쳐먹었는지 떡대만 좋아서는…아오! 짜증나 죽겠어요 진짜!! 머리까지 쥐어뜯으며 말하는데 그저 웃기만하는 코치님. 웃기세요?저 웃으라고 한말아닌데…고개를 푹 숙였다. 걔때문에 요즘 피가 말라요 진짜….
“진지하게 얘기해보지 그랬어.”
“이미 수십번도 더했죠.”
안되니까 이렇지…짜증나 죽겠어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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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지금 기성용이 선배 무시하고 가는데요?”
“…………….”
뭔가 이상하다.언제부터인가 기성용이 나랑 말하는걸 꺼리더니 이제는 아예 무시까지한다.전처럼 마주치는일도 별로없고,눈이라도 마주쳐서 인사라도 할라치면 급하게 딴곳으로 피하듯 가버린다. 처음엔 쟤가 드디어 정신차린건가 하고 좋아했는데 지금은…지금은 뭔가….라켓을 후배에게 던지듯 건네고 벤치로 가 철퍼덕 주저앉았다.갑자기 왜저래 미친.하루아침에 바뀐 기성용 태도에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겠다.
“연습안하세요?”
“니나 실컷해 임마!!”
내 고함소리를 들은 코치님이 나보고 미쳤냐고,배드민턴을 혼자 어떻게 하냐고 또라이아니냐며 신나게 까대기 시작하는데 아….오랜만에 코치님한테 혼나서 그런가 왠지모르게 마음이 심란하고 가슴이 콕콕 쑤시는듯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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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성용과의 냉전상태를(?) 풀지못하고 올림픽에 출전했다.풀려고 몇번씩이나 시도해봤지만 기성용은 벌레보듯 날 바라봤고,심지어 태릉선수촌을 몇일 더 일찍 떠나 런던으로 가버린 기성용때문에 더욱더 풀시간은 줄어든듯했다.왜 화났는지 이유를 모르니…이유라도 알면 속이라도 편할텐데.이러다 평생 못풀고 이상태로 있으면 어쩌지.다리를 달달 떨었다.불안해.한참 경기나,체력을 따져야할 이시점에 기성용때문에 너무 불안하기만하다.
“형 밥드시러가야죠.”
“아 어…응.”
내일이 경긴데 이러고 있을수만은 없는데…밥먹으러 내려가자는 후배의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아 진짜…왜이러냐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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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역시나 북적거렸다.여기가 태릉선수촌이야 런던이야 싶을정도로 우리나라와 다를게없어서 당황스럽기까지했다.이호텔 전체를 우리나라 선수팀이 빌린것도 아니고,어쩌면 이렇게 우리선수팀이 많을수있는거지?밥을 푸고 대충 아무자리에나 가서 앉는데 저멀리 익숙한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같이온 동료들과 신나게 웃으며 꽤 즐거워보인다.내 시선이 고정된걸 느낀건지 후배가 뒤를 한번 슬쩍 쳐다보더니,
“아아 이번에 축구 팀도 이호텔 묵는다고하더라고요.”
기성용….고개를 숙이고 밥을 한가득 퍼 입속에 넣었다.왠지모르게 눈물이 나올듯하다.
“ 자리가 여기밖에 없네…어?이용대다.”
꾸역꾸역 밥을 먹는데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진다.고개를 슬쩍 들어 바라보니 못마땅한표정인 기성용이 내앞에 서있다.이호텔에 선수팀이 많이 묵다보니 식당자리도 부족한 모양이였다.같이 앉아도 되냐며 기성용의 일행들이 묻는데 그전에 이미 의자를 빼고있다.앉을꺼면서 뭘 물어 묻긴. 다시 고개를 숙이고 꾸역꾸역 밥을 먹기시작하는데 들뜬듯한 목소리로,
“저 이용대선수 팬이에요!”
“배드민턴 경기 언제해요?”
하고 내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씹고있던 음식들을 억지로 꿀꺽 넘기고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내일요…저도 팬이에요. 사실 이름도 잘 모르는 선수들이였지만 축구대표팀이겠거니 생각하고 말을했다.나와 맨끝에 떨어진 자리에 기성용이 앉은걸 보고 또 괜히 가슴이 쓰라렸다.평소같으면 먼저 친한척하며 옆자리에앉아 소개시켜주겠다고 난리를 피웠을 녀석이 처음보는사람인척 행동하니 괜히 서럽기까지하다.치사한새끼.치졸한새끼.
“…그러고보니 성용이형 형 저분이랑 친하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내가 언제 그런말을 했다고 그래. 안친해.”
기성용의 발언에 나랑 같이 왔던 후배도 당황할 정도였다.하기야 매일 내옆에 들러붙어 장난을 쳐왔던걸 봐왔던 녀석이니까.슬슬 내눈치를보는 후배의 모습에 억지로 먹던 밥까지 못먹겠어서 의자를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먼저간다.마저 먹고와.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갑자기 진짜 왜그래.내가 뭘잘못했다고. 식판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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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기성용이랑 싸웠어요?”
“기성용이 너보다 나이많아 새꺄.”
내일 쓸 배드민턴 채를 다시한번 정리하며 말했다.저번부터 자꾸 기성용,기성용 거리는데 아무리 그새끼가 나한테 반말쓰고 버릇없게 군다고해도 어쨌든 너보단 국대 선배고,어른이잖아.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향했다.
“선배 어디가요?”
“아까 저녁을 너무 부실하게 먹었더니 배고파서.”
“룸서비스 시키면 되잖….”
“눈치없는새끼야 바람쐬고올거다.”
하여튼 저 눈치없는새끼.딱보면 모르나.궁시렁대며 숙소를 빠져나왔다. 복도에도 여기는 마치 태릉선수촌인마냥 우리나라 선수들이 쫙 깔려있었는데 아무래도 정말 이 호텔 전체를 우리 선수촌에서 빌린모양이였다.가끔 날보며 인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오늘 한 경기에 진듯 저기압으로 건들지말라는 오오라를 풍기며 지나가는 선수들도 몇몇있었다.아 진짜 내일 시합 준비해야하는데 이게 뭐냐고….
“…으엌 죄송합…!”
고개를 땅에 박은채 걷다가 앞서오는 사람과 부딛혀버렸다.죄송스러움에 90도 인사를 하는데 고개를 드니…양손 한가득 먹거리를 든 기성용이다.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금세 뭐씹은표정으로 돌아와 날 지나치려는 녀석.참다못해 녀석을 돌려세워버렸다.
“…뭐야.”
“나좀봐 너.”
“너랑 할얘기없어.”
“난있어.”
난 너무 많아서탈이야 이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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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끝내.피곤하니까.”
“너 요즘 왜 나피해.”
인적이 드문 비상구 계단, 나의 질문에 한참동안이나 날 바라보는 기성용. 말을 꺼내려다 말고,꺼내려다 말고를 한참 반복하는데 내가 다 답답할 지경이였다.한참을 그렇게 하더니 결국 한다는게 한숨을 몰아내쉬기. 괜히 울컥 더 화가 치솟는다. 갑자기 왜그러냐고 이새끼야!내가 뭐잘못한거있으면 말해줘야될거아니야 니가 기집애냐?! 기집애냐고 소리친건 난데 왜 막상 기집애처럼 눈물은 내가 나는지 두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아 쪽팔려 진짜…소매로 눈을 비벼닦았다.짜증나 진짜.
“얼마나 속타는줄 알기나해 니가?”
“………….”
“…갑자기 그러면 내가 얼마나….”
얼마나…. 아 진짜 미치겠다. 메달따고 울어도 시원치않을판에 이깟일로 울다니.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아 씨발 괜히 얘기하자고했나봐.내감정도 컨트롤못하겠는데 무슨얘기를 한다고….
“…이런거 바란거 아니였어?”
“……뭐?”
“ 나 짜증나죽겠다며.나때문에 머리에 피가 다 마를지경이라며.”
“……무슨…아.”
“그래서 니가원하는대로 해줬잖아.”
“…그때…들었어 너?”
“난 너랑 밥한번 먹겠다고 선수촌을 얼마나 뛰어다녔는지…병신이지 내가 진짜.”
니가 나 그렇게 싫어하는줄알았으면 처음부터 친한척 안하는건데. 미안하게 됐다. 오랜만에 듣는 기성용 목소리가 결국 날 주저앉히고 말았다.그게 아닌데…그게 아닌데. 목이 턱턱 막혀와 뭐라고 해줄말이 없다.그냥…그냥 나는…난….
“기집애같은건 너니까 빨리 일어나.여기서 주저앉고 뭐하는거야.”
“성용아 나는….”
“변명 필요없으니까 빨리 일어나.”
무심하게 손을 내미는 기성용.내가 반응이없자 억지로 날 자리에서 일으키는데 미안하기도 하고,억울하기도 하고, 참 여러감정이 섞여 복잡했다.그땐 솔직히 정말 녀석이 미웠던건 사실이니까 진심이 아니다라고 얘기해주기도, 이제와 네 장난이 그리웠다고 말하기도 뭣한 이 상황이 답답할 뿐이였다.
“…미안한표정짓지마. 더 대박인거 얘기해줄까?”
“………….”
“나 너 좋아해서 그랬어.”
“………….”
“나 게이거든 사실.”
경기 잘해. 별로 해줄말이없네. 미안하다. 그말을 끝으로 먼저 비상계단에서 자취를 감춘 기성용.아까보다 더큰 충격이 머리를 강타하는데 머리가 어질거렸다.나 어쩌면 좋니 진짜…다시 자리에 주저앉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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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혼합복식에서 보기좋게 패하고 말았다.내가 하루종일 멍하니 있으니 당연히 파트너도 내기분에 휘둘릴수밖에없었고 결국 큰 점수차로 상대팀에게 져버리고말았다.잘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녀석의 말이 떠나지가 않아서 미칠것같다.이러다가 다른경기에서도 차례대로 지면 어쩌나.숙소로 돌아와 씻을생각도 못하고 침대로 엎어졌다.내가 이러면안되는데…어쩌면 마지막 올림픽인데.
지이이잉-지이이잉-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친 휴대폰에 진동이 울린다.저걸 받아말아 고민하는데 뚝 끊긴 전화.에이 됐다 싶어 다시 눈을감는데 또다시 지잉 하고 휴대폰이 울린다.아 누구야 진짜…제대로 일어날생각도 안하고 거의 기어가다싶이해 휴대폰을 들었다.누군지 확인도 안하고 통화버튼부터 눌러 귀에 가져다대는데,
[…야]
“…………”
[…후. 장난이야.내가 한말 장난이야.신경안써도돼. 왜그래 너 갑자기.]
아마 내가 오늘 한 경기를 본듯했다.어제 자기가 한말때문에 이런다고 생각한건지 장난이라며 말하는 꼴이 웃겼다.어제 그렇게 진지한상황에 그렇게 진지하게 말해놓고 이제와 장난이라니.그걸 대체 누가믿어.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나 솔직히 생각해봤거든.
“나 진짜 어제 잠도 못자고 생각한건데….”
[………….]
“당장 그러니까….”
[………….]
“내가 할수있는건 다해봐야겠거든.나 이번 올림픽 너무 소중하니까.”
[………….]
내가 이렇게 너때문에 몇날몇일을 고민하고 아파한건 아무래도.네가 게이라는 말에 놀란것도 잠시 가슴이 뛰었던건 아무래도…아무래도 말이야.
“…우리 미친척하고 사겨볼까.”
올림픽끝날때까지만이라도 미친척하고 우리 평소처럼 행동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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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은 없네요.익인아 보고있니?
니가 쓰라는데로 썼어.사실 이건 장편이제맛인데
단편으로 쓰려니 생략 대박이구나.
미안해.
왕혹직 그대들 내일 왕혹직 겁내연재할테니까 오늘만 봐주세용!!!
올림픽이니 달리쟈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